‘달동네 천사아줌마’ 전영숙 사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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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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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동 일대서 자원봉사 하다 피로누적으로 발병
고인은 그간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성북구 월곡동 일대에서 생활이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에게 자기 몸도 사리지 않은 채 봉사의 손길을 펼쳐왔다.
하지만, 지난해 크리스마스 갑자기 혈뇨가 나와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급성신장암으로 밝혀졌고, 올 1월에는 대정맥까지 전이된 악성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소생이 어려운 상태까지 이른 뒤였다.
이후 병원과 요양원을 오가며 꾸준히 치료하고, 가족과 이웃들의 간절한 기도 속에 기적적으로 회복되는 듯 했으나, 최근 병세가 폐로 전이되면서 이날 오전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눈을 감았다.
고인이 자원봉사자로 월곡동 주민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3년 전. 삼육의명대 사회봉사단장으로 일하며 달동네와 주거환경불량지구의 집수리 봉사 활동을 펼치는 남편 홍순명 교수를 따라나서면서부터 였다.
이후 소외된 우리 주변 이웃들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구슬땀을 흘리던 그녀는 2003년부터 아예 이곳에 월곡봉사센터를 설립하여 주민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이면 노인들의 건강과 입맛에 맞는 식단을 직접 짜 남편과 함께 인근 농수산물시장에서 물건을 구입, 적십자 회원들과 100여명의 이웃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
또 한 달에 한번씩 의사와 약사를 초청해 노약자들의 무료진료를 도왔으며, 40-50명이나 되는 어르신들의 이발을 손수 해주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진료봉사와 미용봉사가 있는 날이면 오후 늦게까지 한쪽에 앉아 노인들의 혈압을 체크해주는 일도 그녀의 몫이었다.
삼육대학교회장으로 19일 치러진 발인예배에는 삼육대 교직원과 고인이 봉사했던 사릉중앙교회 등 지역교회 성도, 그녀와 함께 봉사의 손길을 펼치던 자원봉사자들과 월곡동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김상래 목사는 이 자리에서 “고인이 우리에게 남긴 믿음과 헌신, 섬김의 삶을 가슴에 새기고 이제 부활을 기다리는 안식에 들어간 ‘여호와의 여종’을 죽음을 이기신 주님의 품에 위탁하자”고 추모했다.
김 목사는 아내와 어머니의 자리를 비우게 된 유가족들에게 “재림의 그날, 다시 만나리라는 부활의 약속을 믿고, 주 안에서 살아가자”고 위로했다.
딸 예림 양은 조사에서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그리움보다 재림을 고대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예림 양은 “엄마가 주신 믿음과 신앙의 선물을 더욱 소중하게 간직하고, 엄마가 보여주신 삶처럼 이웃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해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남편 홍순명 교수 “투병 기간 동안 보내 주신 여러분의 깊은 사랑에 우리 부부는 오히려 행복했다”며 “우리 가족은 앞으로도 고인의 유지처럼 이웃을 더욱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라며 부활의 그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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