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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미국...예언의 길목으로 한발짝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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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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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 선출에 즈음한 향방 예측
바티칸과 미국의 움직임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교황에 선출된 라칭어 추기경. 사진기자 자료사진
독일의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많은 재림교인들은 앞으로 그의 행보가 세계정세에 어떠한 변화의 발걸음을 몰고 올 것인지에 각별한 관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그가 가톨릭 내에서도 강경보수주의자로 알려지면서 이후 교황을 중심으로 한 바티칸과 미국 정치권의 움직임이 어떠한 향방으로 흘러갈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이 오히려 바티칸의 힘 필요로 할 것”
한국 재림교회내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미국과 바티칸이 과거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권과 맺은 이후 계속 신장시켜 왔던 우호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안금영 삼육대 명예교수는 “미국과 교황권이 상호 주권적 체제를 인정하는 입장에서 협력관계를 더욱 증진시켜 나갈 것”이라며 “종교적 ‘가운’을 입고 있지만 바티칸이 가지고 있는 전 세계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힘은 더욱 상승기류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교수는 “라칭어 교황이 요한 바오로 2세의 ‘오른팔’이었다는 점에서 가톨릭세력의 확장이라는 연장선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만규 삼육대 교수도 “전임자의 측근으로서 요한 바오로 2세의 정책을 흡수해 교황청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오 교수는 특히 “미국과의 정치적 유대관계가 현저히 발전해 갈 것”이라며 “베네딕트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도 세계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교황권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깔린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참석해 그의 시신 앞에 무릎을 꿇었던 부시 대통령도 라칭어 신임 교황의 선출을 환영하고 있어 이러한 전망을 더욱 뒷받침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라크 침공 등으로 인해 국제정치무대에서 유럽의 도전 등에 직면해 있는 부시 정권이 오히려 교황권 세력의 힘을 등에 업기 위해 바티칸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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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정체성 옹립에 힘쓸 듯 ... 타 종교와 대화 개선여부에 촉각
신학자들은 또 가톨릭 내에서도 강경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새 교황이 가톨릭의 정체성을 옹립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요구되어 왔던 여성의 성직자 진출과 이혼 문제 등 현안들에 대해서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서울중앙교회 김대성 목사는 “교리나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에 대해서도 전임자와 같은 노선의 행보를 걸어갈 것”이라며 “가톨릭의 보수주의화를 넘어 종교적, 정치적으로 천주교를 유일한 종교로 인식시키는 움직임을 펼쳐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금영 교수는 “그가 가톨릭 교리에 대한 기반을 다지는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20년간 일한 전력으로 볼 때 가톨릭의 신학적, 전통적 교리와 보수적 정체성을 지키려 할 것”이라며 “교리 문제에 있어서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그는 사제 희망자가 줄어들면서 제기된 성직자 독신주의 완화 및 여성의 사제 서품 논의와 관련,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왔으며, 인위적 피임과 낙태, 혼전 성관계, 동성애, 이혼은 물론 인간복제와 줄기세포 연구, 안락사 등 생명윤리 등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종교적 상대주의와 해방신학을 부정하고, 인간은 신을 인식할 수 없다고 보는 불가지론과 상대주의 등을 경계해 온 그의 특성상 가톨릭주의의 옹호에 더욱 힘쓸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오만규 교수는 이와 관련 “가톨릭 전통교리를 포함한 타 종교와의 신학적 대화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 교수는 “그가 다른 종교와 대화의 창을 열어두겠다고 밝힌 점에서 개신교와의 대화에 어떤 모습과 영향력을 보일 것인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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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선출 ... 과민반응은 자제해야
하지만, 새 교황 선출을 두고 재림교인들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들렸다.

안금영 교수는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마치 요한계시록 13장의 역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처럼 지나치게 의식하는 극단적 반응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며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새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와 혼연일체를 이루어 왔던 사람이지만 오히려 학문적으로는 전임자보다 더 우세한 사람”이라며 “그의 행동방식 속에서 침착하게 향방을 관측하는 시각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성 목사는 “재림교회와 교인들은 예언에 대한 확신을 갖고 사는 무리들”이라고 전제하며 “성경의 예언대로 이들이 앞으로 더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오만규 교수도 “미국과 바티칸의 관계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예의주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자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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