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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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명철 변호사(법무법인 법승 /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 자문변호사)
- 지난 호 이어 - 2019년 6월. 연 2회 실시하는 간호조무사 시험이 모두 안식일에 배정됐다. 수년간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고 있던 김태석 집사는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간접적인 차별에 해당하며,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인권위는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요일 다양화”를 권고했다. 그러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불수용했고, 이 사건은 현재 헌법소원이 진행되고 있다.
2020년 2월에는 어린이집 교사가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누리과정 연수가 일정이 모두 토요일에만 시행되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일요일 연수를 개설했다.
2020년 4월에는 126명의 재림교인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연 5회 실시됨에도 모두 토요일에만 시행되는 것에 시정을 요구하며 진정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시험시행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에 시험 요일 다양화를 권고했고, 국사편찬위원회는 시험 요일을 다양화했다.
2022년 8월에는 대학원 박사과정 면접시험이 토요일에만 시행되어 응시하지 못한 재림교인이 학교 측에 대체 시험 등을 요구했으나 거부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 측에 면접시행일을 지정하는데 있어 종교적 특성에 따른 편의 제공 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다.
같은 달, 법학전문대학원의 2단계 면접시험일이 일요일에 시행되어 1단계 합격자인 임이진 집사가 격리 후 일몰시험 시행을 요청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또다시 이를 거부해 불합격 처분했다. 결국 고등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학교가 상고하면서 대법원에서 소송 중에 있다.
2022년 11월에는 서울 소재 K 대학 대학원에서 재림교인 응시자의 격리 후 일몰시험을 수용하는 일이 있었다. 올 2월에는 외국인 유학생 푸니마 씨의 졸업시험 대체시험이 민원으로 해결되기도 했다.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를 비롯한 유관 부서 임직원, 평신도 모임인 ‘종교자유와 기회 평등을 위한 모임’과 개인적으로 뜻을 같이해 헌신하는 성도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전반에 종교적 신념의 보호에 대한 몰지각과 몰이해가 만연해 많은 노력과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연합회 등에서 토요시험 시행기관에 위 같은 판례와 유관 기관의 결정을 제시하며 대체시험 또는 격리 후 일몰 시험 등을 요청하더라도, 많은 기관은 과거 개신교에서 패소했던 헌법재판소 결정이나 기관 종사자들의 휴식권, 다수 응시자의 편의 등을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법원에서의 소송도 항상 승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임이진 씨 사건의 경우 한지만 씨 사건의 승소확정 판결이 있었음에도 1심에서는 패소 판결이 선고됐고, 현재 진행 중인 대법원에서의 소송에서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우며, 김태석 집사의 헌법소원 역시 소송이 제기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국제사회에서는 재림교인을 비롯해 유대인, 기독교인, 침례교인 등의 종교적 안식일을 배려하는 입법, 판례, 제도가 이미 확립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의 자유의 배려제도가 미비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의 마련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연구와 해외 사례 예시 등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서 종교적 신념을 지키면서 학업과 직업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 및 지원을 간절히 요청한다. 각 교회에서 이러한 문제를 기도제목으로 삼아 관심을 갖고, 마음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종교자유와 기회 평등의 모임’에 참여해 이에 대한 연구에 참여할 수도 있다. 혹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를 후원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여러 방법과 분야에서 마음을 모아주시길 간절히 당부드린다.
아울러, 혹시 안식일 성수 신념으로 학업과 진로에 피해를 입은 성도가 있다면, 교회와 교인들이 마음을 모으고 있으므로 낙담하지 말고 출석교회 목회자를 통해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로 연락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같은 가치와 신념을 가진 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네 오른손을 붙들고 네게 이르기를 두려워말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할 것임이니라”(사 41:13)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길 강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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