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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목회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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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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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친 정용수 목사 ... 발걸음은 다시 황토밭으로
3년간의 합회장 직임을 마치고 다시 일선 목회현장인 ‘고향’으로 향하게 된 정용수 목사가 후임 서광수 목사의 손을 잡고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기자 김범태
고별인사를 마치고 단을 내려오는 그의 눈가에 목회시작 당시 그렸던 자신과의 약속이 추억처럼 스쳐 지났다. 벌써 30여년이나 흘렀지만 그동안 한번도 잊지 않았던 ‘목사다운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다. 문득 ‘일선교회와 더불어 호흡하는 종신목사가 되겠다’던 각오도 떠올랐다. 그리고 잠시 떠나있던 마음의 고향 ‘목회현장’이 뇌리에 그려졌다.

지난 12일(월) 합회장의 직임을 서광수 목사에게 넘기고 일선으로 복귀하게 된 정용수 목사. 그는 3년간의 합회장 직임을 마치고 다시 ‘고향’으로 향하게 되었다.

재임 기간동안 행정자 냄새가 나지 않는 목사가 되기 위해 새벽마다 기도의 제단을 쌓았던 그였다. 합회 청소년부장과 총무부장, 합회장 직분을 맡아오면서 한시도 그는 이 다짐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왠일인지 허물없이 지내던 지인들마저도 가끔 자신과 거리를 두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저한테 가시가 있습니까?”하며 농담을 건네긴 했지만, 솔직히 서운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성도들 곁으로 허물없이 다가서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직분이 아닌 가슴으로 대화를 나누고,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마음을 다듬었다. 성도들의 지적과 질책을 스스럼없이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며,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서 보다 성숙되는 계기로 삼았다.

정 목사는 특히 자신의 합회장 재임 기간 중 많은 시간을 목회자 부재교회 교우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역시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모태신자로 태어나 목회자 부재교회에서 자라며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자신이었기에 임기동안 목회자가 없는 환경 속에서도 복음전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성도들을 직접 찾아 격려하고,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약 10만 킬로미터에 이르는 결코 짧지 않은 이동거리는 대부분 그들을 찾아 보낸 흔적이었다. 그때마다 귓가에는 목회자를 보내달라던 어머니의 기도소리가 여전히 들리는 듯 했다. 그들의 기도제목도 어머니의 그것과 같을 것이었다.

그는 지난 회기동안 각 부서장들이 소신껏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도 한껏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합회 사업이 고루 성장과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새벽기도 활성화운동을 전개, 교회들이 영적으로 기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새벽기도를 이어가는 성도들의 수도 늘어났다.

지난 3년간 가까이에서, 혹은 멀리에서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성원해 준 성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 정용수 목사는 “이제 다시 여러분 곁에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다”며 환히 웃어보였다.

자신의 뒤를 이어 무거운 직임을 이어받게 된 서광수 목사에게 “더 자랑스러운 합회로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한 정 목사는 자리를 떠나며 “시골의 조용한 교회, 사람 냄새나는 교회에서 따뜻한 목회를 하고 싶다”고 인사를 전했다.

함께 봉사했던 동역자들과 손을 맞잡으며 자리를 떠나는 그의 눈가에 순간, 말로는 채 다하지 못한 고마움이 이슬처럼 스치웠다. 그의 발걸음은 다시 ‘고향길’ 황토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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