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척 담장 안에 핀 두 송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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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3.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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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교회, 소년교도소 재소자에 침례
충청합회 성환교회(담임목사 이진선)가 주관한 소년 재소자들에 대한 침례식이 열리기로 한 시간이다. 충남 천안시 외곽의 소년교도소 주차장에는 이미 성환교회와 인근 판정리교회, 합회 선교부장 손선근 목사 등 15명 안팎의 교단 관계자와 성도들이 자리를 같이해 있었다.
접견을 위한 몇 가지 수속절차를 마치고 들어선 면회실에는 이날의 ‘주인공’ 서오현(가명, 21세) 군과 진순오(가명, 21세) 군이 이미 도착해 있다. 재작년 침례를 받은 양승기(가명, 21세) 군도 함께 했다. 같이 침례를 받기로 했던 강성옥(가명, 21세) 군은 갑작스런 감기몸살로 부득이 참석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들은 600여명의 재소자 가운데 교도소측의 추천으로 성환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은 모범 복역수들. 이미 1년여 전부터 성경공부를 통해 침례를 결심했다. 성환교회 교우들의 아낌없는 사랑과 정신적, 물질적, 신앙적 도움이 이들에게 그간 많은 감동을 주었다.
곧 ‘침례탕’으로 쓰일 대형 고무통에 물이 담겨졌다. 비록 여느 침례식처럼 가족과 친지, 많은 교우들과 친구들의 뜨거운 축하는 없었지만, 아름드리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맘껏 기뻐하며 기념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수정같이 맑은 강물은 아닐지언정, 이들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순백의 씻음을 입을 것이었다.
저마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이 6척 담장 안에 들어와 어린 나리에 영어의 몸이 됐지만, 이들은 오늘의 예식을 통해 이전의 죗된 생애를 모두 주 예수의 피로 씻어낼 것이었다.
곧 문틈 사이로 귀에 익은 찬미가락이 흘러나왔다. 집례목사의 손이 하늘로 향했다. 새로운 영혼이 거룩한 침례를 통해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는 순간이었다.
하나님이 주시는 용서의 경험뿐 아니라, 그의 구원받은 자녀가 되어 이들이 ‘성령’의 손에 이끌려 물 밖으로 나오자 이를 바라보며 축하하는 성도들의 표정은 상기되었다. 모두가 남다른 감격과 감회에 젖은 듯 숙연했다.
예식을 집례한 고윤호 목사는 마태복음 3장 말씀을 인용하며, 하늘 공동체의 새로운 가족으로 거듭난 영혼들을 환영했다. 고 목사는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삶의 우선순위를 하나님께 두고, 그분의 사랑을 나누어주는 생애를 살아가게 되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합회 선교부장 손선근 목사는 “오늘은 하늘의 자녀로 새 생명이 탄생하는 행복한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영생의 축복이 이들의 삶에 영원토록 함께 하길 기도했다.
함께한 성도들도 “말씀과 사랑을 증거할 수 있는 형제들이 되자”고 격려하며 “믿음으로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과 동행하는 삶이되기를 바란다”면서 손을 맞잡았다.
새로남을 입은 서 군과 진 군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며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또 “앞으로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변화되는 생애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에게 곧 침례증서와 성경.찬미가 선물로 두 손에 가지런히 쥐어졌다. 창 살 사이로 혹한의 날씨답지 않은 따스한 오후 햇살이 눈부시게 내비쳤다.
성환교회의 교도소내 침례식은 이날이 재작년에 이어 두 번째. 당시에는 무려 48명의 영혼이 침례로 거듭남을 입기도 했었다.
성환교회가 이처럼 천안 소년교도소측과 유대관계를 쌓게 된 것은 6년 전부터다. 당시 도르가회장으로 봉사하던 이재금 집사가 교도소장과 인맥을 맺으면서 다양한 도움을 제공했다. 이후 충청합회 공중전도단 등 많은 교우들이 교도소 임직원들과 관계를 나누면서 지금은 그 후임자들에게 까지 연결되고 있다.
특히, 필리핀 선교사들을 통해 올해부터는 교도소내 영어교육을 지도하고 있으며, 인근 판정리교회의 김기태 목사가 매달 재소자들에게 금연교육을 돕고 있다. 또 천안외국어학원에서도 매주 바이블 스쿨을 운영하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충청합회 선교부는 성환교회를 비롯, 대전 도마동교회와 청주서부교회 도르가회 등과 함께 재소자들의 갱생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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