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수기 ‘출구없는 고속도로’ 서점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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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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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재림교인 배영화 집사 자전적 장편소설
한 중년부인의 실화수기가 연말 서점가에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글렌데일 한인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배영화 집사. 그녀는 최근 ‘출구없는 고속도로(뿌리출판사)’라는 자전적 장편소설을 출간, 베스트셀러 대열에 진입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배 씨는 이 책에서 일제하, 세계2차대전, 6.25사변 등 자신이 직접 겪으면서 당한 고통과 민족의 수난, 그리고 헤어짐의 아픔을 주인공 영희를 대신해 절절히 피력했다. 또 그간 평양 방문을 세 차례나 하면서 보고 느끼고 만난 가족들의 실상을 담담하고 낱낱이 펼쳐냈다.
주인공 영희는 아홉 살 난 어린 나이로 두 돌 된 남동생과 같이 지척에 부모를 두고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아버지의 본부인인 큰엄마 손에 자라게 된다. 갖은 구박과 매질 속에 서러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나이 들어 처녀시절엔 이웃에 사는 동성동본인 먼 친척 남성과 죽도록 사랑하나 봉건사상의 벽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애인인 남자가 상사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 아픈 가슴을 일생 앓아야 하는 쓰라린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곧 예수님을 영접하는 교인으로 거듭나고,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그녀의 암담한 고속도로에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한 많고 괴로운 영희의 쓰라린 일생을 통해 독자들은 역사와 사랑과 종교가 자연스럽게 새 차원에서 융화를 이룬 승리의 증언을 보게 되며, 함께 신음하고 좌절의 고비들을 이겨나간다.
배 씨의 글에는 한민족이 겪은 쓰라린 역사가 그대로 숨결처럼 새겨져 있다는 것이 문단의 평. 일제의 강압통치, 해방 후 조선(북한)과 한국(남한)으로의 분단, 그리고 격동의 정치 상황, 그리고 거기에서 빚어지는 온갖 사회적인 풍파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그런 배경과 환경 속에서 부당하게 슬픈 세월을 보내야 하는 한 여성, 한 인간의 고통과 갈등, 그리고 처절한 싸움이 격동한다고 소개했다.
시인이자 비교문학 박사인 고원 교수는 배 씨의 작품을 두고 “특별한 기법을 적용하지 않고도 흥미와 감동을 불러 일으켜 끌고 가는 전개가 시종 신선하다”며 “보통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산 증언”이라고 격찬했다.
1926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배영화 작가는 삼육대학 신학과와 삼육학교 교사를 역임하고, 지난 1974년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길에 올라 현재 LA에 거주하고 있다. 그간 미주 중앙일보사 주최 이민수기공모전 우수상을 비롯, 각종 대회에서 수상했다. 현재 미주 글마루 문학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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