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DA어학원 필리핀연수원장 백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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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2.09.1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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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육 강화 청사진 ... 수익구조 다변화 모색”
사연은 이랬다. ‘주니어 여름방학 연수’를 앞두고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창고에 올라갔다가 갑자기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무릎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는 것. 7바늘을 꿰맸는데, 더운 날씨 탓인지 쉽게 아물지 않는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뼈나 연골이 다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난 3월 SDA삼육어학원 직영 필리핀연수원의 제9대 원장으로 부름받은 백준 목사. 그는 부임하자마자 시설물을 보수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본격적인 재가동을 앞두고 수천만 원의 자금을 들여 환경개선 작업을 했다. 건물 안팎을 깨끗하게 도색하고, 망가진 곳을 수리했다. 주방의 조리기구 등 설비도 새롭게 바꿨다.
연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 연초 발생한 따알화산 폭발과 세계적 감염병 유행이 겹치며 큰 위기에 놓였다. 운영을 멈춘 지난 2년여 동안 묵은 때를 벗겨내며 정비하는 일이 시급했다. 그리고 맞은 첫 연수를 성공리에 진행했다. 부임 이후 최초의 기수여서 개인적으로도 각별했다. 게다가 올해는 연수원 설립 20주년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중.고등학생 40명과 성인을 포함해 50여 명이 참가했다. 수익은 최소화하더라도 강의는 물론 음식과 잠자리, 생활지도까지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려 애썼다. 교육은 거의 맨투맨 방식으로 진행했고, 숙소에도 학생 2명에 교사 1명을 배치할 만큼 세심하게 돌봤다. 어린 자녀를 보내고 궁금하거나 걱정할 부모들을 위해 SNS에 수시로 사진과 글을 올리며 소통했다. 수고는 많고 번거로웠지만, 만족도는 그만큼 높았다. “역시 삼육이다” “실시간 중계를 보는 것 같다”는 긍정반응이 이어졌다.
팬데믹은 연수원 경영에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온라인 시장 개척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마침 근래 들어 온라인 수강생이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그간에는 방학 기간 중 연수가 있으면 온라인 프로그램을 잠시 중단했지만, 이번에는 교사진을 이원화해 연수는 연수대로,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동시에 수업했다.
백준 원장은 앞으로 온라인 분야를 좀 더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임기 동안 제일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디지털 교육시장이 확장되고, 수요도 크게 늘었다. 당분간 관련 시장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효율성을 조금만 더 높이면 오프라인 연수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연계되고, 이후에 다시 해외연수를 신청하는 연속성이 구조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력과 인성, 신앙심을 두루 갖춘 양질의 교사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국어교육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필리핀에서도 좋은 교사를 채용하기가 어려워졌다. 백 원장은 “아무리 시설과 교재가 좋아도 교사들의 실력이 우선이다. 처우를 대폭 개선해서라도 수준 높은 교사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하고, 교육의 능률도 오른다”고 강조했다.
리모델링 등 하드웨어의 변화와 온라인 교육 강화, 양질의 교사 확보 외에도 수익 다변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우선 팬데믹 촉발 이후 끊긴 장기유학생을 유치해야 한다. 성인 프로그램은 토익이나 토플뿐 아니라 목회자와 교역자, 교사, 의료인 등 직업군의 필요에 맞는 특화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캠프처럼 전국 삼육학교와의 유대를 강화해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
어마어마한 중국시장 개척은 현실적 대안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중국인 부원장까지 배치했다. 정부의 배척과 탄압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재림교인 학생들에게 온라인 교육을 1차적으로 제공하고, 여건이 되면 장기유학생으로 초청한다는 밑그림이다. 요즘 들어 꾸준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만 15세 이상이면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고도 올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백 목사는 “얼마 전에는 일본의 유학전문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양한 수강생들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갖추고, 몇 해 전 우리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싱가포르국제학교나 AIIAS 학교와 프로세스를 구축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여러 방안을 모색하며 현실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전히 어려운 현실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조금씩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혹시 전국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성도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드리기보다, 나 자신이 원장으로서 먼저 솔선수범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그래야 교사와 직원들도 리더십에 따른다. 연수원이 단순히 영어만 배우는 곳이 아닌, 예수님의 사랑을 만나고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기도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이쪽’으로 여행을 오실 일이 있으면 연수원을 이용해 달라. 최대한 정직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편안하게 쉬실 수 있도록 모시겠다”며 미소지었다. 마침 이달 말 열리는 북아태지회 ASI(Adventist-Laymen’s Services & Industries / 평신도실업인협회) 총회 개최 장소로 선정되며,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한 터다. 본관의 침실과 화장실, 식당 등을 말끔하게 새단장했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안전한 캠퍼스와 쾌적한 환경을 갖췄습니다. 교회의 단기해외전도나 봉사활동, 선교지 방문, 가족여행, 단체의 회의나 워크숍 등에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려 합니다. 물론, 영어교육도 가능합니다. SDA삼육어학원의 필리핀연수원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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