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속 등불’ 울진교회 성도들의 선한 감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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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2.04.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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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먼저 돌아보는 기회” ... 신앙적 성숙 계기로 삼아
박정복 장로는 “불기둥을 연상시키는 무시무시한 산불을 지켜보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을 새삼 느꼈다”면서 ‘남은 무리’로서 우리가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은숙 집사는 “그동안 나 자신만 챙기기에 급급한 삶을 살았는데,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흐뭇하다”고 미소지었다. 읍내에서 미술학원을 하는 그는 집 앞까지 불길이 닥치자 이웃에 사는 할머니를 모시고 급히 자신의 학원으로 몸을 피했다.
그날 밤 “30년 만에 처음으로” 학원에 매트를 깔고 잠자리 누웠다는 그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걱정이 돼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그래도 다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의 대피를 도울 수 있어 보람찼다. 하지만 큰일은 목사님과 소방대원들이 다 해주셨지, 내가 한 건 아무 것도 없다”며 겸손해했다.
최호영 장로는 “뜻하지 않은 시련과 고난에 처한 이웃을 돕고 배려하려는 성도들의 따뜻한 마음을 발견했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의 신앙이 좀 더 자라나고, 울진교회가 지역사회와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체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잘 전달하고 나타낼 수 있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정 집사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소방대원과 이재민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성도들이 느끼는 끈끈한 ‘무언가’가 있었다”면서 “서로 마음을 모으고 행동하면서 재난 중에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행복이 있었다. ‘이 작은 게 과연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혹은 필요할까’라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찾는 모습을 보면서 훈훈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경험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지역사회봉사 활동에 더욱 힘을 내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사랑나눔과 봉사의 실천이 없는 전도는 결국 ‘울리는 꽹과리’처럼 공허할 거란 판단에서다. 궁극적 전도란 이론적 말씀이나 기별을 전하는 행위 자체에 그치지 않고, 이웃의 무거운 짐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영혼구원으로 연결되리라 믿는다.
불은 꺼졌지만, 이재민들은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상황. 울진교회는 이들을 위해 새로운 사역을 모색하고 있다. 최호영 장로는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이제부터는 말 그대로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일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갑작스런 재난으로 상처받은 이웃의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는 일을 지속적으로 펼쳐가려 한다”고 선교회의 향후 계획을 제시했다.
전국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수정 집사는 “아드라코리아를 비롯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넉넉한 관심과 후원을 보내주셔서 깜짝 놀랐다. 군청과 소방서 등 관계 기관에서도 감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구호헌금을 보내준 친구들도 있어 감동이었다.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박정복 장로는 “지역을 떠나 우리 재림성도들이 연합하고, 합력하여 그리스도의 선을 이루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앞으로 다른 곳에서 어려움에 직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번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동해안산불 #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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