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탈종교화’ 심화 ... 2030세대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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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1.06.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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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한국인의 종교’ 조사결과 ...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약화”
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7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종교’를 조사했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50%였던 종교인 비율은 2021년 40%로 7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우리 국민 중 종교가 있는 사람이 절반도 안 된다는 뜻이다. 반면, 종교를 믿지 않는 비종교인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약 20년 사이 14%p가 증가했다.
‘종교가 없다’는 답변은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청년층은 2000년대 이후 종교인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2004년 당시 20대 중에서는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2014년에는 31%, 2021년에는 22%에 불과했다. 30대 종교인 비율 역시 2004년 49%에서 2014년 38%, 지난해에는 30%로 내리 하향곡선을 그렸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른바 탈종교화는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의 입지가 해를 거듭할수록 약화하는 것”이라면서 “2030세대의 탈종교 현상이 종교 인구의 고령화와 전체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종교인의 54%는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19%는 ‘종교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했으며, 17%는 ‘정신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전했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거나 매력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 신의 존재를 믿는 비율 자체도 낮아졌다. 1984년 조사 당시에는 51%가 신의 존재를 믿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39%만이 신의 존재를 인정했다. 개인생활에 종교가 중요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1984년 68%에서 2004년 50%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38%로 급감했다. 다만 개신교인의 경우, 1984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줄곧 90% 정도가 ‘개인생활에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해 다른 종교인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종교에 대한 사회적 불신도 과거에 비해 훨씬 커졌다. 종교가 우리 사회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38%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2014년에는 응답자의 63%가 종교의 순기능을 인정했다.
종교가 사회에 기여하는가에 대해서도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시각차가 뚜렷했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인은 ‘대체로 종교가 사회에 도움을 준다’고 보는 반면, 비종교인의 82%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비종교인들이 호감을 보이는 종교로는 불교가 20%로 가장 높았고, 천주교 13% 순이었다. 개신교는 6%에 그쳤다. 기독교인의 57%는 ‘매주 교회에 간다’고 답했지만, 천주교인은 42%만 ‘그렇다’고 답해 매주 성당에 가는 신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가 있는 사람 중 하루 한 번 이상 기도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종교전문가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종교관과 코로나19 사태가 바꿔놓은 우리 사회의 종교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의미한 조사결과”라며 “특히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비종교인의 비율 증가와 젊은 층의 탈종교화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종교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사회와 이웃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의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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