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김치를 타고’ 아드라 김장 나누기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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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8.11.1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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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Kg 분량 만들어 소외계층에 ... 외국인도 이웃사랑 동참
아드라코리아(사무총장 임종민)가 마련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다.
2011년 시작해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노숙인, 저소득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및 장애인 가구 등 우리 주변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좀 더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로 매년 열고 있다.
올해는 동·서중한합회 지역사회봉사회 소속 회원을 비롯해 120여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다. 이번에도 삼육식품과 삼육식품 총판선교협회가 두유를 후원해 더욱 풍성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도 협력의 손길을 나눴다.
봉사자들은 고무장갑을 껴도 손이 시릴 만큼 쌀쌀한 날씨 속에도 500박스 분량의 김치(5000kg)를 만들었다. 이 중 1000kg(김치 10kg 100박스), 두유 100박스는 회기동과 청량리동 등 인근 지역 주민센터를 통해 소외계층에 전달했다. 400박스는 수도권 내 노숙인과 장애인, 독거노인,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급식소 18곳에 기탁했다.
사랑나눔의 현장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봉사자들은 “정성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 일은 참 기쁜 일이다. 이 김치를 드시고 올 겨울도 건강하게 잘 나셨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10명의 봉사자와 함께 조를 이뤄 김치를 버무렸다는 조용현 전도사(서울본향교회)는 “대개 일요일 이 시간에는 식사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데, 오늘은 이렇게 뜻 깊은 활동에 참여하니 훨씬 보람 있다. 봉사자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다 보니 힘들기보다는 재밌고, 즐거웠다”고 활짝 웃었다.
강민경 사모는 “홀로 외롭게 지내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만든 이 김치가 그들에게 전달되면 우리의 마음도 함께 전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모쪼록 예수님의 사랑도 함께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청소년들도 힘을 보냈다.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부모님 따라 참여했다는 한국삼육중 2학년 권영은 양과 조하영 양은 “만약 집에 있었으면 숙제를 하거나 도서관에 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일을 하니 마음이 뿌듯하다.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교육이 된 것 같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김치를 나르고 양념을 채우는 일을 했다는 조하영 양은 “익숙하지는 않지만, 무척 재밌었다. 누군가 이 김치를 먹고 힘내서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더 많이, 더 맛있게 만들어 보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권영은 양은 “김치가 옷과 운동화에 묻어 빨갛게 물들었다. 하지만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 비록 많은 것을 해줄 수는 없지만, 누군가 오늘 우리가 열심히 만든 김치를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 하나님도 잘 믿어서 하늘나라에 같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도 정성을 쏟았다. 사릉중앙교회에 다니는 장일성 할머니는 “이 김치를 드시는 분이 올 겨울도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김장했다. 그래서 그런지 전혀 힘들지 않았다. 이런 행사에는 이번에 처음 참여했는데, 앞으로 또 함께 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봉사의 대열에는 외국인들도 빠지지 않았다. 파키스탄에서 한국에 온 지 2년 됐다는 아마나 나지르 씨는 “평소에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친구들을 만나는데, 오늘은 이렇게 뜻 깊은 일에 동참하니 기쁘다. 사람들과 함께해서 그런지 힘든지 모르겠다. 오히려 무척 행복하다. 아직 한국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봉사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같이 웃고 즐겼다. 김치가 너무 매워서 잘 먹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드는 일은 매우 재밌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포장작업을 도왔다는 아다찌미찌오 씨는 “안산다문화가족교회 성도들과 함께 왔다. 아드라 봉사는 처음인데, 휴일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원해 봉사를 나온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랑을 나누는 활동이어서 더욱 보람 있다. 내가 만든 김치가 작으나마 도움이 된다는 게 기쁘다. 다음에 또 오겠다”고 약속했다.
사무총장 임종민 목사는 “매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의 대열에 동참해주시는 봉사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인간존중의 정신과 이타적인 마음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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