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찬 전문] 한국 재림교회의 장례문화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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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8.09.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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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방식보다 장례예식 관련 문제에 신학적 관심 기울여야”
■ 본 포럼의 시의성과 의의에 대하여
이미 한국 기독교 안에서는 바람직한 기독교 장례문화에 대한 논의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재림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이러한 포럼을 개최하며 한국 재림교회의 장례문화를 다시 생각하는 것은 이미 한국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매장지의 포화상태가 재림교회에도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성 있는 논의라고 생각된다.
어떤 특정 사회의 장례문화는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요인으로 형성되고 혹은 변화한다. 사실 우리가 장례문화를 말할 때 그것은 장례의 방식과 무덤의 형태, 장례의 예식 모두를 포함하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오늘의 포럼을 통해 장례 예식과 같은 장례문화와 관련된 제반 문제를 다 다루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특별히 죽음과 장례 방식과 관련해서 성경적 이해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연구발표와 함께 현재의 재림교회 장례문화에 대한 현황과 신자들의 인식 등을 제시해 준 발표는 매우 의미 있는 발표라고 생각한다.
■ 장례문화의 쟁점들
장례문화와 관련해 본 포럼이 다룬 핵심 이슈는 장례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장례 방식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쟁점은 매장과 화장의 장례 방식일 것이다. 수목장이나 납골당 같은 방식은 여전히 화장 이후의 처리 방식이므로 결국 화장 방식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결국 매장과 화장이라는 두 가지 방식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라는 문제만이 남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림교회 신자들은 매장을 선호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성경 신학적 이유 때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재림교회는 매장에 대한 성경 신학적 입장을 한 번도 발전시켜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이 매장이란 특정 장례 방식을 지시하거나 지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림교회 신자들이 매장을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몸의 부활을 강조하는 재림신앙의 영향이라고 여겨진다.
여기에는 잠들어 있는 시신이 부활의 순간까지 잘 보존되어 있어야 부활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소박한 정서가 스며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재림교회 신자들의 매장 선호 방식에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 재림교회의 장례문화에 대한 조사보고서는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재림신자 역시 매장에 비해 화장을 월등히 선호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매장지 선택의 어려움, 장례비용의 증가, 묘지관리 문제 등으로 화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사료된다. 재림신자 역시 장례방식을 선택하는 일에 있어 종교적 의미보다는 실용적 인식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간을 통해 오늘날 교회 안에서의 장례문화, 특별히 장례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단순히 과연 어떠한 장례 방식이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는가를 확인해 보고자 함이 아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다수의 사람이 화장 방식을 선호하고 지지하기 때문에, 또한 보다 편리함이 요구되는 바쁘고 분주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화장의 방식을 선택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매장이냐 화장이냐는 장례 방식의 문제를 성서적 차원에서 다루어 신학적 입장을 정리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왜냐하면 성경은 특정한 장례방식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종교적 이슈도,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다. 개인의 상황이나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따라서 교회는 개인적 결정에 따른 어떠한 장례 방식에도 그가 내린 개인적 결정을 존중할 뿐이다.
■ 나가며
오늘의 포럼을 통해서 혹시라도 화장을 하고 싶지만 마음에 부담이 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한다. 화장을 하는 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부활 신앙과 전혀 상충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장례문화와 관련해서 더 신학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장례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장례 예식과 관련한 사항들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재림교회 장례문화와 관련해서 염려되는 것은 재림신앙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검소함이 사라지는 것이다. 지나치게 과시적인 장례식은 우리가 지양해야 할 장례 문화 중 하나이다. 훌륭한 발표를 해 주신 분들과 방송 진행을 위해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논찬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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