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올 가을 KBS홀 공연 앞둔 시온의소리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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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8.07.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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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토리오 최고봉 ‘메시아’ 무대에 ... 지상에서의 화음 천국까지
녹음이 짙어가는 어느 안식일 오후, 삼육대학교 음악관 문 밖으로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중후하고 청아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웅장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빚어냈다. 찬양의 파도는 때론 높게, 때론 낮게 청각에 밀려왔다 빠져나갔다. 가만히 듣기만 해도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는 노래는 마치 천연계의 합창처럼 들려왔다.
오는 11월 KBS홀에서 헨델의 <메시아>를 무대에 올리는 시온의소리합창단(단장 오창준)의 연습장면이다. 단원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2월부터 담금질을 시작했다.
지휘를 맡은 임봉순 교수의 셔츠는 금세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지도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단원들의 열의도 그에 못잖았다. 임 교수의 코멘트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듯 악보에 깐깐하게 체크하며 몰입했다. 지휘봉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박자를 맞추는가 하면, 잘 맞지 않는 부분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잠시 짬이 날 때마다 부채질을 하고, 마른 목을 축이느라 바빴지만 표정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이들에게 연습은 실전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이 노래를 시온의 바닷가에서 부른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영광스럽겠어요? 시편의 마지막 장인 150편이 ‘그의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말씀이에요. 우리는 그 축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감정으로 노래해야 할지 알겠죠?”
임 교수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박혔다. 금방 화음이 조화를 이뤄가는 게 느껴졌다. 무거우면서도 가볍게 하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한 곡조가 끝나자 임 교수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죠! 이제 볼륨감이 살아나네요”
단원들의 얼굴에도 그제야 잔잔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 그들이 <메시아>를 공연하는 까닭
시온의소리합창단은 <메시아>와 <유리바다>를 격년제로 진행하며 관객과 만났다. <메시아>는 벌써 13번이나 공연했다. 이유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고난과 부활까지 일대기를 담아낸 곡이기 때문이다. 오라토리오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대곡을 완성도 높여 찬양할 수 있다는 건 크리스천으로서 축복이라는 생각에서다.
시간이 흐르며 합창단의 음악적 성숙과 깊이는 더해졌다. 그들 스스로 “과거와 차이가 난다”고 할 정도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임했다면, 이제는 경력이 쌓이며 소리가 확실히 달라졌다. 한마디로 수준이 높아졌다. 해마다 반복하는 찬양이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높은 경지에 이르는 음악을 연주하겠다는 단합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최고의 공연장에서 하나님께 경배와 찬양의 제단을 쌓고, 재림교회 문화사역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올해는 장소를 KBS홀로 정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콘서트홀에서 멜리스마의 진수를 선물하고 싶은 욕심이다.
이를 위해 단원들은 폭염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30—40대 젊은이뿐 아니라 60-70대 이상 연령대의 단원도 눈에 띈다. 게 중에는 30년이 훌쩍 넘은 창단 멤버도 있다. 은퇴목사, 원로장로 등 모두 찬양의 은혜가 좋아 기꺼이 모인 이들이다. 성실하고 신앙적인 단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 자체가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로의 존재 자체가 힘이 되는 분위기다.
시온의소리합창단이 앞으로 밟아나갈 계획은 뚜렷하고 분명하다. 찬양과 봉사를 병행하는 사역이다.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음악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창단 정신이다. 그래서 화음에 복음을 담아 전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최선을 다해 찾아 나서겠다는 게 진심어린 각오다.
최근 들어서는 합창단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원을 조금 더 늘려야 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품었다. 특히 찬양사역에 뜻을 같이하는 남성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동참을 원하거나 관심이 있는 성도들은 총무 손정환 집사(☎ 010-6391-4240)에게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현장을 나오면서 ‘시온의소리합창단이 궁극적으로 그리는 비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누군가 지상에서의 경험과 배움을 천국에서 실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언젠가, 그러나 머잖은 그 어느 날 하늘 유리바닷가에서 열릴 구원받은 백성들의 콘서트에서 한국대표 합창단으로 무대에 오를 이들의 레퍼토리는 그때도 ‘메시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창밖으로 다시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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