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전 한국연합회장 김대성 목사 이임사 겸 은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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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12.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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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연합회장을 적극 지지하고, 기도하고, 협력하여 힘이 돼달라”
내년 2월이면 제가 목회를 시작한지 만 36년입니다. 나머지 2년 더하고 군대 2년 더해서 40년을 채우면 숫자는 좋아보일 것 같은데, 그동안 여러 가지 직책을 맡아서 일하는 동안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마지막 2년은 가정에 돌려주려고 합니다.
일선 교회, 합회, 연합회, 지회 등 그동안 하나님께서 부족한 사람에게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서 일을 했더라면, 더 충실하게 더 많은 일을 이루었을 텐데, 괜히 제가 그 자리에 앉아서 하나님 사업에 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우선 제 신앙의 내력을 잠깐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6.25 동란 중에 재림교인이 되셨고, 그 후에 결혼을 하셔서 저를 낳으셨습니다. 그런 경우 흔히 ‘모태교인’이라고 하지만,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장12절에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을 혈통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기 때문에, 엄격히 말하면 모태교인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 가족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재림신앙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오랜 후에 재림교인이 되셨고, 1남4녀 우리 형제들도 모두 재림신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1.2학년을 제외하면,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삼육교육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서, 오늘날 이 세상에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축복은 재림성도가 되는 것이라는 확신합니다.
초등학교 때 시작된 저의 장래 꿈은 목사가 아니라, 공과대학 건축설계학과에 진학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그 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2학년 겨울, 천성교육 사경회에 참석해 이근택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감동이 시작되었고, 그 기간 중에 어떤 모양으로든지 하나님의 사업에 헌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고등학교 성경시간에 신계훈 목사님으로부터 ‘다니엘서’를 배우면서 저의 개인적 신앙을 정리하고,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영향 때문에, 저에게 올바른 신앙의 방향을 잡아주었던 그 성경예언을 가르치는 일을 많이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말이 어둔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 목사보다는 교사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신학과 교육전공을 선택하여 교사 자격증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목회에 부름 받아 복음을 전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목회를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제 기억으로는 목회를 선택한 것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하지 않고 여기까지 열심히 이 길을 걸어 왔습니다. 모두가 다 하나님의 섭리고 은혜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6년 전에 부족한 이 사람에게 한국연합회장이라는 십자가를 지워주셨습니다. 6년 전. 그 당시 저는 지회 선교부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고, 지회 행정위원 자격으로 연합회 총회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연합회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는데, 총회 첫 날, 연합회장에 선출됐습니다. 예수님 십자가 행렬에 끼어 있다가 그의 십자가를 짊어지게 된 구레네 시몬의 심정으로 직임을 지게 된 것입니다.
그 총회에서 한국 재림교회의 개혁을 위해 교회의 현 조직을 ‘교회연합회’로 재조직한다는 결의가, 저의 십자가의 무게를 훨씬 더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결의는 했지만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일을 추진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10개월 후, 대총회의 규정 변경과 함께 한국연합회는 ‘교회연합회 조직이 불가하다’는 지도를 받게 되었고, 교회는 다시 한 번 혼돈의 늪에 깊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개혁의 틀을 만들어서 실현하기까지 뼈를 깎는 아픔과 고통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수많은 성도들의 기도와 협력으로 잘 마무리가 되었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우리는 모두 신실한 재림성도들이었습니다.
제가 연합회장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늘 하나님께서 길을 인도해 주셨고, 저도 무슨 일이든지 긍정적으로 즐겁게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일 자체는 그렇게 힘들고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가 힘들었던 것 중 첫째는 어떤 기관장이나 지도자를 선출하고 나면, 꼭 저에게 대하여 섭섭한 마음을 갖는 사람이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복이 없어서 그런지’ 합회장 및 임부장 선출하는 선거위원회 10번, 기관장을 선출하는 운영위원회를 18번이나 했습니다. 또 회기 중간에 보선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30회 이상 지도자 선출을 한 것입니다.
모두가 다 연합회장이 개인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회의체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하지만, 선출이 끝나고 나면 기관장으로 선출된 한 사람만 수혜자처럼 보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저에게 좋지 않은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저에게 큰 부담이었고, 아픔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빌어서, 저의 연합회장 재직 시에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합니다. 저는 아무 감정이 없고, 여러분 다 사랑합니다.
둘째, 황당한 소문들입니다. 한 사람의 추측과 개인적 판단에 의해 만들어진 연합회장에 대한 소문이 돌아다니면서 꼬리가 달리고, 발이 달리고, 날개가 달리면서 일파만파로 전해지면서 돌아다니다가 저에게까지 그 소문이 들어옵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아 거의 100% 사실과 다르거나 거짓말입니다.
이번 총회를 앞두고도 저는, 연합회장을 더하려고 노력한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추측해서 만든 말이지요. 주변에 그렇게 말하는 분들은 있었지만, 저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미 은퇴를 결심하고, 살 집을 마련하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중에도 그런 소문은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이런 일들이 연합회장이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를 가중시키는 것입니다. 참 슬픈 일입니다. 지난 12월 8일 아침, 신임 연합회장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저의 마음속에는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왔습니다. 미소가 저절로 만들어졌습니다.
큰 화면으로 저의 모습을 본 어떤 동료 목회자가 어떻게 계속 미소를 짓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원래 잘 웃는 사람이 아닌데, 참 신기한 일입니다. 한 목회자로부터 이런 문자도 왔습니다. “마음을 비우시고 편안한 얼굴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마음에 채워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비울 것도 없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비교적 소상하게 드리는 것은, 다음 연합회장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황당한 소문을 만들어서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연합회장 개인은 인간으로서 결함도 있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총회가 선출한 한국 재림교회를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모두가 함께 존중하고 잘 협력해서 교회를 든든하게 세우는 것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한국의 모든 재림성도 여러분, 교회를 위해서라도, 지도자를 이해하고 감싸주고 격려하면서, 지도자가 오직 영적인 일과 교회 성장을 위하여 전념하여 일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지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제가 걸어온 목회와 신앙의 길을 잠깐 말씀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저의 인생과 신앙과 목회를 이끌어 온 한 단어는 ‘인간회복’이라는 네 글자입니다. 성경 전체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시는 구속의 역사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죄와 사망으로부터 구원받은 인간이, 원래 사람에게 부여되었던 ‘하나님의 형상’, 죄 때문에 훼손되고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이, 그 이후에 나머지 인생을 걸고 목숨을 다하여 추구해야 할 일은, 이 세상에 내려오셔서 ‘하나님의 형상’의 실체를 보여준 예수 그리스도의 품성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을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하나님의 소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오직 성령의 역사로만 이루어지는 것인데, 전도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선교봉사> 7쪽과 8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도움 없이도 죄인을 구원하시는 당신의 목적을 이루실 수 있으셨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품성과 같은 품성을 계발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그의 사업을 분담해야 한다”
평상시 생활 속에서 선교적 활동이 멈춰 있다면, 그리스도인의 영적 생명도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해야 할 일, 하나님이 가장 원하시는 일은 생활 속에서, 우리의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교를 하지 않으면 자신의 신앙이 죽고, 교회가 죽고, 전도를 받지 못한 영혼들이 죽게 됩니다. 3중의 죽음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선교를 통해서 일어하는 현상, 일어나야 하는 결과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는 ‘품성의 변화’이고, 그것을 줄여서 말하면 ‘인간회복’입니다. 저도 연약하고 죄 많은 인간이고, 부족함이 많은 사람입니다만, 목회를 시작하면서 제 나름대로 추구해 온 신앙과 삶의 목표는 ‘인간회복’이었고, 그 일을 구체적으로 이뤄가는 목표는 ‘품성의 변화’와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저는 이 일에 있어서 나름대로 많이 이루었고, 성공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모든 인간이 속절없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저는 너무나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죄인처럼 보이는 죄인, 경건하게 보이는 죄인, 타락해 본 경험이 있는 죄인, 타락해 본 경험이 없는 죄인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분리되는 순간, 아무 것도 아닌, 속절없는 죄인임을 깨닫고 삶의 모든 순간마다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여 그리스도를 증거하면서 그리스도를 닮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그분의 뜻을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과거에 무슨 직책을 맡아서 어떤 일을 했든지, 내가 가진 재산이 얼마이든지, 과거에 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든지 모든 일과 사건과 시간이 다 지나고 나면, 최후로 남는 것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그리스도의 품성을 얼마나 닮아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연합회장으로서 권한은 오늘로 유효기간이 끝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저에게 남아 잇는 것은 ‘하나님 앞에 어떤 사람으로 서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어떤 마음을 품고 살고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실물교훈> 332쪽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형성된 품성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내세로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보물”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이제 이 무거웠던 십자가를 내려놓으면서, 한국의 모든 재림성도 여러분에게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소원을 따라 품성을 가꾸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온 교회가 헌신하자는 것입니다.
저를 이어서 십자가를 짊어지신 신임 연합회장 황춘광 목사님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시고, 그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협력해 주셔서, 임기 동안 십자가를 잘 짊어지고 가실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황 목사님은 실력과 능력과 경력을 균형지게 잘 갖춘 지도자입니다. 여러분이 함께 잘 협력해 주신다면, 하나님과 교회가 추구하고 원하는 많은 일들을 이루실 것입니다. 누가 지도자가 되든지 사람에게는 약점과 허물이 있습니다. 이 교회의 실패와 성공은 지도자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지지와 협력에 달려 있습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이 모세의 팔을 들어주었던, 아론과 훌처럼 연합회장의 팔을 끝까지 잘 붙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난 목요일 인수인계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이제 마라톤 골인 지점에 들어왔고, 황 목사님은 이제 출발을 하시는 겁니다”
이 일이 어떤 일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한국 재림교회의 사정이 어떠한지를 어느 정도 분명히 이해하고 있는 저로서는, 연합회장이 된 황 목사님께 축하한다고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황 목사님이 이 십자가를 끝까지 잘 지고 가실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록 은퇴를 하지만, 인간회복을 위한 복음전도 사역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세 천사의 기별 사명 완수를 위하여, 한국 재림교회의 선교발전과 영적부흥을 위하여 목숨이 끝나는 날까지 열심히 지원하며 일하겠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하신 창세기 28장15절의 말씀을 믿습니다. 다음 한 회기에 하실 일들을 다 마치기까지 하나님이 함께 하실 것을 믿으시고, 굳건한 걸음으로 전진하시기 바랍니다.
저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 장위동교회와 창동교회 성도들, 제가 합회에서 일하던 시기에 서중한합회 합회장이셨던 김종혁 목사님, 김군준 목사님, 주영봉 목사님, 그리고 그 시대에 함께 일하신 임부장님과 서기들, 전 한국연합회장 고 심태섭 목사님, 한상우 목사님, 그리고 함께 일했던 임부장과 서기들, 특별히 고인이 되신 김광두 목사님, 서울중앙교회 교우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헌신, 저를 잘 지도해 주시고 이끌어 주셨던 북아태지회장 이재룡 목사님과 함께 일했던 임부장들, 그리고 마지막 6년을 함께 일했던 임원들, 최영태 목사님, 손기원 목사님, 문치양 총무님, 이신연 재무님, 각 부 부장들과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수많은 출장과 격무를 잘 이해하고 참아주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죄를 너그럽게 용서해 주고, 격려해 준 아내와 딸 시은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36년의 목회사역을 마치고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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