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D-3] 감정적 발언이 연합과 일치를 저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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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12.0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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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장만 옳고, 자기 의견만 관철시키겠다는 위험한 고집 버려야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 해에 맞는 총회여서 그 의미가 더욱 깊은 행사였지만, 간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
정관 개정 등 일부 과정에서 몇몇 대표가 지나친 감정적 발언을 쏟아내 듣는 이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다. 급기야 여기저기서 짜증 섞인 반응이 나왔고, 한두차례 고성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총회를 통해 모든 교회와 대표가 유익을 얻어야 한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 함께 격려하며 한마음으로 연합된 모습을 만들어야한다”는 개회예배의 권면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총회는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축복하시고, 우리 신앙공동체의 장래를 최상의 길로 인도하시도록 마음을 모으는 자리여야 한다. 이 땅에 신 사도행전의 역사가 펼쳐지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서리는 집회여야 한다. 부흥과 개혁이 지속되고, 이 시대 안으로 선교사명을 완수하겠다는 각오가 살아나는 모임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연합이 우선이다. 이런 성숙은 자기주장만 옳고, 자기 의견만 관철시키겠다는 고집을 버려야 가능하다. 내 말대로만 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의 의견도 포용하는 넓은 가슴이 그리스도인 정신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안에서 한 권속이요, 그리스도의 피를 나눈 가족이라는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
이번 총회에서도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의견이 대두될 것이다. 답보상태에 놓인 일선 교회의 선교 상황을 놓고 뜨거운 현안이 제기될 것이다. 한국 교회의 현실과 과제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정관을 개정하거나, 안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지 모른다. 개인은 물론, 지역과 합회, 기관마다 서로 다른 입장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각양의 의견을 모아 하나의 의제를 완성시키는 게 총회다. 힘들고 어려운 토의를 거쳐 결의를 봐야 한다. 쏟아지는 제안들을 하나의 분모로 통합해야 한다.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서로 다른 이해와 배경, 강조점을 갖고 토론할 때, 그 견해의 차이는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500명이 넘는 대표가 참석한 회의에서 하나의 의견만 개진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다만, 그 과정에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살아있어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의견이라도 서로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부족한 점을 보충해가려는 지혜와 노력이 중요하다. 다소간 시각차가 있더라도 나의 발언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움을 갖고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 대표들의 발언에 가시가 돋아 있어선 안 된다. 상대방의 진의나 동기를 의심하고 오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혹여 헐뜯고 비난하는 저속하고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선 곤란하다.
결의 과정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태도는 대의적 양보와 합의다. 설혹 나와 다른 의견이 채택되었다 하더라도, 일단 다수에 의해 가결되었다면 넓은 아량으로 이를 수용하고 포용하고 협력하겠다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그것이 연합이다.
그렇다고 연합이 획일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회는 다양성 속에서 연합을 추구해야 한다. 연합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모든 구성원이 마치 하나의 유니폼을 입듯 획일화될 수는 없다. 이는 민주주의에도 어긋나는 일이며,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화잇 부인은 편지에서 “다양성 속에서 연합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라며 “모든 사람을 위해 표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한다. 선지자는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뤄진 하나님의 교회도 질서정연하게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목표와 목적을 갖고 연합하여 움직일 때 큰 영광이 되고 지속적인 교회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했다.
총회 때문에 실망하는 영혼이 생겨선 안 된다. 총회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선 안 된다. 토론이 날선 의견의 대립으로 번지고, 진중하지 못한 발언이 성회의 발목을 잡는 반목이 되어선 안 된다. 사단은 상충되는 이견 사이에서 감정의 혼란을 부추길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총회 때문에 영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시험에 들어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 대표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비워야 한다. 자신의 뜻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계획이 이 총회를 주관하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사람의 판단이 아닌, 성령 보혜사가 이 총회를 경영하시도록 간구해야 한다. 인간의 욕심이 아닌, 십자가의 보혈을 볼 수 있는 총회가 될 수 있도록 무릎 꿇어야 한다.
총회장을 바라보는 성도들은 모든 대표의 마음에 나를 앞세우기보다 교회의 일치를 먼저 생각하는 겸허한 마음과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겸손한 입술과 연약한 이를 배려하며, 짐을 나눠지는 겸비한 품성을 주시도록 함께 기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총회에 오순절의 능력과 솔로몬의 지혜와 모세의 지도력이 풍성히 임재하도록 간절한 심령으로 기도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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