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족의 친구’ 아침고요둥지복지회 한상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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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07.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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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입양 활성화 및 입양아 인식개선 위해 꾸준히 지원활동
하지만 그가 더 애착을 느끼는 직함은 따로 있다. 바로 아침고요둥지복지회 회장이다. 어린이 입양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인간애 실천을 목표로 지난 2004년 시작한 이 단체는 국내 입양을 권장하고, 입양가정을 위한 지원 및 교육을 통해 건전한 입양문화를 이뤄나가고 있다.
한상경 회장은 한 해 수억 원의 사재를 털어 국내 입양 활성화와 입양아에 대한 인식개선 등 아동복지 증진 및 반 편견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입양가정에 입양 수수료와 입양 축하금을 지원하며, 양부모 자조모임을 조직해 입양 사후관리에 노력하는 등 입양문화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의 이런 묵묵한 헌신 덕에 올 3월말 현재 아침고요둥지복지회를 통해 전국 156가정에서 229명의 아이를 입양하거나 위탁 양육했다. 가정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정의 따뜻한 보살핌을 제공하고, 정상적 양육을 포기 당한 어린이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한상경 회장은 ‘입양은 사랑과 기쁨의 이중주’라고 정의한다.
“이 땅에 태어나는 모든 어린이는 따뜻한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하게 자라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품어줄 가정이 없어 가정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 사랑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픈 간절한 소망이 있는 분들이 모여 복지회를 만들었습니다”
입양가족을 만나기 전까지 그는 성공한 대학교수이자 기업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짓누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풀리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어떻게 사는 게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일까’라는 고민이었다.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감동이 그리운 시대’라는 생각 말이죠. 누군가 나를 한없이 감동시켜서 내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철철 났으면 좋겠다. 무엇인가 내 무딘 가슴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이렇게 무감각하게 살기보다, 감동을 주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까 찾기 시작했죠”
감동을 받고 싶다는 그의 생각은 곧 외로움이라는 감정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자신 역시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주변의 사람들이 온통 외로워보였다. 정신없이 바쁘게 무언가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데, 무척 쓸쓸해 보였다.
“그전에는 외롭다는 게 혼자 있기 때문인지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슴에 사랑이 없기 때문이더군요. 그러면서 ‘이 세상에 가장 처절하고 외로운 존재가 누굴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엄마를 불러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아이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아이를 자신의 가슴을 열고, 가정을 열어 친자식처럼 보듬는 이들을 알게 됐다. 그들의 무아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직접 목격한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대개는 남겨둔 부분을 갖고 그 사랑을 나누려 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버려진 누군가의 아이를 우리 가정에 품기에 우리집은 너무나 오붓했고, 흙투성이 쓰러져 있는 아이를 품어 안기에 내가 입은 옷은 너무 비쌌던 거죠. 자신이 무언가 여유 있을 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이 시대에, 서로의 가정을 열어 어린 영혼을 품는 분들을 보면서 저는 제가 찾던 큰 감동을 발견했습니다”
이후로 그는 ‘입양가족의 친구’가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을 살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삶이 어디 있겠는가? 라는 생각에서다. 죽도록 사랑하면서 사는 삶이야말로 그가 그토록 찾았던 질문에 대한 정답이자, 삶의 숭고한 가치였다. 한 회장은 입양가족을 곧잘 정원에 나무를 심은 사람으로 비유하곤 한다. 그 사랑스런 나무는 바로 입양가족이 가슴으로 잉태한 소중한 생명을 의미한다.
하지만, 입양이란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 그러나 이에 대해 한 회장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들꽃들을 허리 굽혀 살펴보았던 감동을 품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슴 따뜻한 입양가족이 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친다. 진정한 사랑은 물질을 주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주는 것이란 생각에서다.
“사랑은 베푸는 사람이 더 행복한 것처럼, 입양도 아이를 키우면서 얻는 기쁨과 보람이 더 큽니다. 적막감이 감돌던 가정에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과 삶이 경험될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 사랑이 실천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분이 이 아이들에게 사랑의 손을 내밀어주신다면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 희망을 붙잡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습니다”
근래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입양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이에 대한 관심과 인식의 변화도 많이 일어나는 가운데 따뜻한 마음을 모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
“가끔 입양가족을 보면서 그분들이 이 어린 생명을 거두지 않았다면, 이 여린 아이가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들의 만남은 운명적이죠. 앞으로도 이런 운명적 만남이 더욱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꾸준히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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