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디지털 선교에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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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삼육대 신학과 명예교수)
■ 디지털 선교에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 유명 기업인들이 앞다퉈 “미래는 디지털”(Future is Digital)이라고 강조하던 디지털 미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재택근무, 원격수업, 스트리밍 문화, 온라인 쇼핑, 가상 회의는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우리에게 선택이나 재고의 여지도 없이 뉴노멀(new normal) 사회질서를 강제하며 인본주의와 개인주의의 꽃인 자유와 선택권을 아랑곳하지 않고 개개인의 삶의 문을 침범해 들어왔다. 동시에 인간의 통상적인 생활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아날로그형 직접 접촉 문화는 철저한 개인주의와 고립주의로 그 방향이 바뀌었다.
한동안 모두는 정신없이 새로운 정상 문화에 적응하느라 교회의 성도와 지도자, 전문가 심지어 디지털 전도사라는 IT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이들조차 당황하게 만들어 디지털 유토피아, 곧 디스토피아(distopia)에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은 이에 따른 부정적이고 위험한 하나의 부산물이라는 점이다.
재림교회는 디지털 사회에서 디지털 선교의 활성화와 교육에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아날로그형 선교와 목회 문화를 진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디지털 세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학자들이 많다. 그 한 예가 “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 곧 미래는 아날로그다(The Future Is Analog)라는 책을 쓴 데이비드 색스의(David Sax) 통찰력이다.
그가 만나 직접 인터뷰하고 대화한 200여 명의 세계적인 학자와 지도자들의 우려와 그들의 제의를 모아 보면 “미래는 디지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소 불편한 듯 보이는 아날로그형 질서와 현실이 반드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색스의 다음의 연구와 제안을 재림교회 지도자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 무어의 법칙(law of Moore)에 근거하여 발전한 디지털 미래의 자기충족적 운명은 세계의 냉혹하고 딱딱한 현실 앞에서 좌절될 수 있다.
2. 인간의 삶 전체가 디지털 미래에 도달했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자유를 증대시키는 유토피아 대신, 사업과 학업, 인간관계, 대화, 정치적 안정, 건강, 심장, 정신에 악영향의 불 소통인 폐소공포에 시달리는 디스토피아의 감옥에 갇혀 있는 현실이다. 이런 세계는 1909년 포스터(E. M. Forster)가 쓴 <기계가 멈추다>(The Machine Stops) 단편소설에서 이미 예견됐다. 인간은 마이크로 칩이 아니므로 이진법의 1과 0만 다루는 디지털 세계와는 달리 색채와 질감의 전체 스펙트럼을 전달하므로 조화와 충돌의 정보 파동을 일으킨다. 즉 “실제 경험, 본능적 정서, 의미 있는 관계, 지구별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삶, 곧 이런 삶이 아날로그 미래의 약속”이라고 했다.
3. 색스가 확신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강조하는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며, 무어의 법칙과 시장의 법칙과 또 시장이 빛나는 아이디어들이 컴퓨터를 활용한 새로운 발명과 혁신을 낳을 것이고, 이런 발전은 분명 인류의 삶의 여러 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는 아날로그 세계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세계로 건재할 것이며, 미래의 주변부가 아닌 중심부에 자리잡을 것이다. 즉 정서, 인간관계, 현실의 공동체, 인간의 우정과 사랑의 영역에 남을 것이다.
■ 재림교회 조직질서의 불변성과 가변성 이해
지금까지 다룬 개략적인 재림교회 조직의 틀과 발전 역사 그리고 디지털 세계를 고려한다면 몇 가지 중요한 신학적, 실천적 불변성과 실천적 가변성을 볼 수 있다. 예컨대 재림교회 조직의 틀 중 불변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1)교회의 보편적인 정의와 종말론적 남은 교회의 정의 2)교회의 조직 형태 중 지방교회가 세계교회 일원인 것과 각급 조직의 유기적 상관관계 설정 3)재림교회의 고유한 성경적 선교사명 4)재림교회 운영 원칙인 대의제, 영토주의, 총회주의 중심 조직의 기본적인 틀 5)재림교회의 성경적 정체성과 각종 공식 진술에 나타난 신앙과 질서 등이다.
1. 교회의 보편적인 정의와 종말론적 남은 교회의 정의: 재림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신자들과 구성된 신앙공동체(the community of believers)라는 보편적인 교회의 정의를 가짐과 동시에 “마지막 시대 즉 배도가 만연한 시대에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의 믿음을 지키는 남은무리”라는 사실은 환경의 변화와 시대의 변천에도 불변하는 정의로 남을 것이다.
2. 지방교회(local church)가 세계교회의 일원임과 동시에 세계교회(world church)라는 사실과 교회, 합회(대회,필드,색션 등), 연합회(자양, 미자양/ 교회연합회), 대총회(분원인 지회 포함)라는 표준조직의 큰 틀은 세계교회의 선교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 기간 불변적인 요소로 남아 있을 것이다.
물론 재림교회는 지역교회와 대총회 사이의 조직 구조의 유연성(flexibility), 즉 변경이나 수정이 필요할 경우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지역환경과 교회 상황에 맞는 조직 구조를 설계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즉 지역교회와 대총회 사이에 있는 조직 단위(units)를 교회 형편에 맞게 선택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
예컨대, 자양합회나 연합회를 미자양 합회 또는 연합회로, 더나아가 기존의 연합회나 합회 대신 교회연합회(union of churches)로, 합회를 대회, 필드, 색션으로 형편에 맞게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기존의 일선교회, 합회, 연합회, 대총회(지회 포함)라는 표준 모델의 기존의 큰 틀은 변경 불가능하다.
3. 재림교회의 고유한 선교사명: 교단적 선교 진술서에 불변의 선교 요소로 천명되어 온 것은 “세천사의 기별에 담긴 영원한 복음과 하나님의 계명”이다. 가변적 요소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문장과 용어의 선택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예컨대, “선포하다”(to proclaim)를 “전하다”(to communicate)로, “사랑의 증인으로”(loving witness)라는 구를 부가한 것 등이다. 그 외에도 현대인들이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과 단어를 필요할 경우 대총회 회기 때 수정, 보완한다. 아울러 선교사명을 성취하는 방법(method)을 기존의 복음선포(preaching), 교육(teaching), 치유(healing)의 3중 목표(threefold purpose)에다 제자도(discipling)를 추가해 4중 목표(fourfold purpose)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4중 선교전략을 좀 더 친숙하고 실제적으로 접근해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그리스도를 닮은 삶(Christ-like living), 소통(communicating)과 봉사(serving)를 더 첨가했다. 이는 선교 사명(Mission), 선교 전략(Method), 그리고 선교 이상(Vision)에서 불변성 내용과 가변성 문장의 수정 및 보완이 유기적인 균형으로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4. 재림교회의 운영 원칙인 대의제, 영토주의, 총회 중심의 기본적인 조직의 틀: 재림교회의 조직질서는 대의제(representative), 곧 대표제와 총회에 기반을 둔 시스템(constituency-based system)이며, 이를 회의체 시스템(committee system)이라고 한다. 즉 재림교회의 불가변적인 운영질서는 철저히 민주적이자 지역교회 중심이며 모두가 대표자들을 통해 교회의 조직과 행정질서에 참여하며, 재림신자들은 이런 조직의 권위는 하나님께로 오고 또 하나님의 모든 백성에게 나누어져 있다고 믿는다.
또 하나의 재림교회의 선교 질서는 할당된 영토(territory) 내에서 이뤄지며, 이를 헌법, 곧 헌장에 명시하고 있다. 연합회의 설립 목적을 헌법은 “해당 영토 내에 있는 모든 백성”(all people within its territory)으로 볼드체로 명시하므로 세계교회로서의 불변의 선교조직과 행정질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영토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한번 결정된 영토의 조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선교영토의 재조정은 필요에 따라 이뤄질 수 있으며, 그 책임은 지회, 곧 대총회의 권한다. 그 한 예가 한국연합회가 속해 있는 북아태지회의 선교영토가 재조직된 것이다. 한국, 중국, 북한, 일본, 대만, 몽골, 홍콩으로 북아태지회의 영토가 형성돼 있었지만, 중국연합회에 소속된 중국과 홍콩이 2019년에 대총회 직할 중국연합회(CUM)가 되자 축소된 북아태지회의 선교영역을 2023년 10월에 열린 대총회 연례회의(10월 5~11일)에서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즉 2023년 6월 30일 열린 북아태지회 행정위원회가 대총회영토조정연구위의 제안을 2023년 10월 대총회연례회의가 이를 공식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의했다. 즉 남아태지회에 속해 있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4개국을 북아태지회 영토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재림교회의 선교조직이 할당된 지역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변적 헌법이지만 필요에 따라 영토의 조정은 가능하므로 가변적으로 볼 수 있다.
5. 재림교회의 성경적 정체성과 각종 공식 진술에 나타난 신앙과 질서: 재림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성경과 예언의 말씀에 기초한 기본교리(FD), 유형 교회 공동체의 선교와 신앙의 질서의 법적 틀인 대총회 사업규정(WP)과 교회요람(CM), 그리고 교회의 전반적인 운영을 위한 총회(Constituency)와 행정위원회(ExCom, AdCom)의 결의는 지금의 재림교회와 성도들의 재림신앙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온 원동력이다.
이 중 어느 하나만 빠져도 재림교회는 지금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재림교회의 대 사회와 범 지구를 위한 정체성과 선교 동역은 이 삼중 시스템(Threefold System) 외에도 선교적 신원을 천명하기 위해 교단의 공식 진술서와 지침 및 현안 관련 연구문서들을 결의 기구를 통해 투표로 결정해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한다. 2005년까지 천명된 공식 진술서(Statements)는 52개이며, 지침(Guidelines)은 9개, 그리고 교단의 입장에 대한 연구문서(Documents)는 12개가 있다.
교단의 공식적인 입장은 사실상 변경이 불가한 불변의 입장이다. 그중 몇 개를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공식적인 진술서이다. 세계 제2차 대전 후 1948년 유엔의 인권선언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이 채택되었다. 재림교회는 인권선언문 50주년을 맞아 1998년 대총회 행정위원회에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존엄한 존재로 종교적 자유, 가족생활, 교육, 건강, 상호 지원, 그리고 인간 필요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인간의 권리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둘째는 비무장과 평화(Disarmament and Peace)에 대한 입장이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은 재림의 징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마 24:7; GC 589). 모든 나라와 민족이 “칼을 보습으로 창을 낫으로”(사 2:4) 바꿔 전쟁을 멈추고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고양시키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창 2:7) 때문이다.
재림교회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1985년 재천명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평화는 성경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 두 요소는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다. 재림교회는 이 문제를 기본교리에 넣어 교회와 교단의 성경적 소명이자 신앙의 기본 가치 중 하나로 제시했다.
셋째는 성경연구에 대한 교단의 다음과 같은 분명한 입장이다. 재림교회는 성경을 교리와 신앙의 유일한 표준(sola Scripture)으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성경을 연구하는 방법에 대해 교단의 공식적인 입장을 1986년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로에서 열린 대총회 행정위원회 결의로 발표했다. 성경 연구 방법에 대한 교단 입장을 결의한 것은 현대 성경 연구 방법이 소위 역사적 비평적 방법(historical-critical method)을 통해 성경에 있는 기적들과 초자연적인 사건을 부정하고, 십계명에 대한 순종을 축소 시키므로 성경 자체의 권위를 축소하거나 무너뜨리는 경향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재림교회는 1) 성경의 기원과 2) 성경의 권위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성령의 영감받은 기자들의 작품이며(벧후 1:21; 딤후 3:16; 히 1:1, 2; 1SM 19, 20; GC v, vi), 구약과 신약 66권은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구원을 위한 무오의 계시(infallible revelation)로 인간의 모든 가르침과 경험이 이 성경에 의해 판단되어야 하며(딤후 3:15, 17; 시 119:105; 잠 30:5, 6; 사 8:20; 요 17:17; 살후 3:14; 히 4:12), 인간의 이성조차 성경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전 2:1-6).
따라서 성경 연구 방법은 1) 기별을 담고 있는 책과 책 연구, 구절과 구절 연구, 주제별 연구, 인물 연구 방법을 동원하되, 성경의 큰 두 주제, 곧 그리스도란 인격과 사역,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 인간의 타락,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하나님의 율법을 대쟁투적 관점에서 연구하기를 추천한다.
2) 예언 연구에는 하나님의 예언 능력 인정(사 46:10), 도덕적 목적 및 신앙 강화와 재림 준비(요 14:29; 마 24:44; 계 22:7, 10, 11), 예언의 초점인 그리스도, 교회, 그리고 마지막 때, 성경 자체의 해석, 구약의 신약 적용 시 이스라엘은 교회, 바벨론은 배도한 종교, 그리고 끝으로 두 종류의 예언, 즉 이사야, 예레미야에서 발견되는 비묵시적 예언(nonapocalyptic prophecy)과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에 있는 묵시적 예언(apocalyptic prophecy) 등을 구별해 고려하기를 권장한다.
재림교회의 성경 연구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 주신 진리를 사람의 말로 표현한 성경은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의 연합을 나타낸다. 그와 같은 연합은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사람의 아들이신 그리스도의 본성 가운데서 존재하였다. 그러므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요 1:14)신다는 진리는 그리스도에게 해당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경에도 해당된다”
요약하자면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받은 말씀이며, 신구약은 66권으로, 그 권위는 인간의 신앙과 생활의 표준이며, 성경의 예언은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하고, 성경 연구는 역사적 비평의 도구 대신 역사적 신학적 방법(historical-theological method)의 사용은 불변의 재림교회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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