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홍병길 목사 ‘선교중심 조직 패러다임’
페이지 정보
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4.12.07 21:43
글씨크기
본문
“선교동력 창출 위한 현장강화형 조직 운영 필요”
“재림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교회는 조직적 또는 재정적 위기 직전에 이르기 전까지는 필요되는 대대적인 조직의 개혁을 감행하지 못했음을 본다. 교회의 선교, 교육, 의료 및 출판 조직들의 현 상태를 살펴볼 때 재난의 때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지난 2000년 한국에 소개된 조지 나잇의 <뚱보아줌마와 천국>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 그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대대적인 조직 개혁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위기가 발생할 것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한국 재림교회는 현재 그런 위기에 직면했다. 교회의 규모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들은 대부분 정체 및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침례자수의 감소와 교인수와 십일조의 정체는 물론이고 심각한 노령화로 인하여 교회 본연의 사명을 수행하는 원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재림교회에서 선교 사명을 직접 수행하는 충성도 높은 진짜 교인을 확인하는 지표는 안식일학교 교과와 교회지남을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5년 동안 교단 주요 출판물을 구입하는 교인수의 변화는 미미하다. 다만 주목할 것은 노년용 교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가 매우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교인수의 변화추이로 봤을 때 교회는 그 본연의 사명인 선교확장을 추구하는데 철저하게 실패하고 있다. 게다가 노령화 추이를 봤을 때 교회는 사명 수행은 둘째 치고 당장 수년내에 존재 자체의 위기를 경험하게 될 공산이 크다.
지난 수년간 한국 재림교회는 가시적인 선교확장을 위하여 부흥과 개혁을 외쳐왔다. 그러나 이제는 생존을 위하여 그것들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교단이 당하는 어려움이 개인의 어려움으로 실제화되는 때가 멀지 않았다.
종교개혁 이후 시대에 살았던 영국인 신학자이며 추기경 John Henry Newman은 "교회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남아 있으려면 교회는 변해야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여전히 교회로 존재하면서 그 사명을 수행하는 비결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제 한국 재림교회는 구체적인 변화를 위하여 이전보다 더 많은 연구와 시도를 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움직여야 한다. 사실 지난 수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 재림교회는 변화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계속하며 경주해왔다.
지난 2004년에는 선교100주년기념위원회에서 다방면에 심도깊은 연구를 통하여 ‘Hope 21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라는 제목으로 미래전략기획서가 준비되기도 했으며 2009년에는 교회연합회로 개편을 위한 진통을 경험하기도 했고, 2011년에는 전에 없던 개혁총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제는 이런 몸부림의 과정에서 얻은 교훈들을 활용하여 더 강도 높고 구체적인 개혁을 이루어내야만 한다.
재림교회는 체계적이고 강한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이 강점이 잘못 작용되었을 때는 기관주의라는 해결하기 어려운 심각한 약점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재림교회의 부흥과 개혁을 위해서는 반드시 교단 조직에 대하여 연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 조직에 대한 연구라는 것이 항상 조직의 외형에 변화를 주는 조직개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실 조직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책임을 맡은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조직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죽은 조직에서 살아있는 열매를 얻기도 하고 살아있는 조직에서 죽은 열매를 얻기도 하는 것은 그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자세로 조직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 마음 자세를 ‘패러다임’이라고 한다. 조직 개편보다 먼저 조직 운영의 패러다임에 대하여 생각해야 한다. 먼저 조직 패러다임을 확인하고 바로 세워야 조직 개편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재림교회 조직운영 패러다임에 대하여 연구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재림교회 조직에 대한 기본연구는 2009년 삼육대학교 선교와사회문제연구소에서 한국연합회 연구용역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제시한 ‘한국 재림교회 행정조직 개편 연구’를 참고하고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였음을 밝히는 바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내용들의 출처를 확인하고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해당 연구 보고서를 참고하기 바란다. 모쪼록 본 포럼을 통하여 한국 재림교회의 구성원들이 교회의 사명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바르게 인지하고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하여 교단 조직을 운영하는 패러다임을 새롭게 가다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제2장 재림교회 조직의 역사
조직 운영 패러다임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림교회가 가지고 있는 행정조직에 대한 일반적이고 역사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대다수의 재림교인들은 이 행정조직의 역사 및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조지 나잇(George R. Knight)이 의미심장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재림교회가 조직에 있어서 “한 극단으로부터 다른 극단으로 이동하”는 등의 역사적인 변화를 거처 왔기 때문이다. 이 역사적 과정에 대한 신학적이고 실제적인 이해 없이는 행정조직에 대한 바른 분석을 시도할 수 없고, 행정조직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합리적인 행정조직 패러다임을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본 장에서는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에 대한 이해를 먼저 다루고자 한다.
재림교회 조직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몇몇 학자들에 의해서 진행되어져 왔다. 재림교회사를 다루면서 조직의 역사를 언급한 자료들이 있지만 행정조직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1988년 머스타드(Andrew G. Mustard)의 James White and SDA Organization: Historical Development, 1844-1881에서 시작되었다.
이듬해 올리버(Barry David Oliver)의 SDA Organizational Structure: Past, Present, and Future가 출판되었다. 이 두 연구 자료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된 것으로 재림교회의 초기 역사에서 조직과 재조직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그 목적과 특성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귀중한 연구 자료들이다. 이후 교회의 행정조직에 대한 대중적인 글쓰기와 더불어 미래지향적인 조직 이해를 추구하는 연구 자료들이 조지 나잇에 의해 출판되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연구 자료는 2001년에 출간된 Organizing to Beat the Devil: The Development of Adventist Church Structure이다. 이 자료들은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제공해 준다. 본 장에서는 이 자료들과 더불어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을 역사적인 변화와 발전에 따라서 분석한 후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재림교회의 행정조직 단계는 교회의 발전과 더불어 체계화된 역사적 결과물이다. 재림교회 지도자들은 역사 초기에는 조직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자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서 조직을 만든 후 매우 강력한 행정력을 구축하여 교단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처럼 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에서부터 고도로 조직화된 교회로 발전하기까지 재림교회는 몇 차례 중요한 조직상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특별히 교회 역사에서 나타난 단계별 조직의 발전 및 변천 과정은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특성을 이해하도록 해 준다.아래에서 재림교회 조직의 역사를 주요시대로 구분하여 표로 정리하고자 한다.
1. 조직의 여명기(1850-1863년)
대총회를 조직할 당시 재림교인들은 북미 지역에만 약 3,500명 정도 있었으며, 목회자는 30명이 채 안되었다. 이처럼 작은 단체였지만 대총회를 조직한 것은 연합과 선교를 위한 것이었다. 대총회가 조직된 직후 행정위원회에서 해외 선교사 파송을 고려한 것을 보면 이 조직이 선교를 중심 목적으로 하고 있었음을 알게 해 준다.
대총회를 조직하는 역사적 과정은 오늘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특별히 당시 조직에 이르는 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직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강력한 저항도 있었지만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다. 특별히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는 제임스 화잇이 있었다.
엘렌 화잇은 복음질서를 세우기 위한 남편의 노력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계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의 형태를 제안하지는 않았다. 재림교회가 선택한 조직은 그 당시 미국 사회의 각 교단들이 가지고 있던 조직의 형태를 재림교회의 현실에 맞게 응용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합회는 감독교회의 관구(diocese) 혹은 감리교회의 대회(conference)와 유사한 조직이다.Knight, "Organizing for Mission," 15.
이처럼 현실적인 필요를 다양한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조직을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이 모든 조직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성경의 가르침과 조화되는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초기 지도자들은 성경의 원칙에 입각한 교회론에 기초해 선교를 중심으로 교단을 조직하였다. 이로 보건대 재림교회의 조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효율적인 선교사업 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구성된 재림교회의 조직은 급격한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조직이 필요로 될 때까지 40여 년 간 재림교회 초기 사업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다.
2. 조직의 발전기(1863-1900년)
재림교회 조직이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조직은 시대적 상황과 선교지역의 필요에 따라서 발전되었다는 것이다. 1863년에 대총회가 조직된 이래 점차 발전되는 과정에서 대총회의 지도자들은 기존의 조직에 만족하여 발전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직의 변화와 발전의 필요는 항상 선교 지역의 필요와 맞물려 있었다. 재림교회의 조직은 선교를 최우선의 목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필요에 부응하는 유연성을 가지고 발전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에는 엘렌 화잇을 비롯한 지역 선교 일선에 있던 지도자들의 강력한 의지가 큰 역할을 하였다. 이런 변화의 과정 속에서 19세기가 지나가고 새로운 세기가 도래하면서 재림교회는 재조직의 단계로 나아가게 되었다.
3. 재조직(1900-1903년)
20세기가 시작되기 전, 재림교회는 조직에 있어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첫째는 의사결정 과정이 지나치게 대총회로 집중되어 있어 대총회장과 행정위원회에 주어진 권한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였다. 이러한 행정적 권위의 집중화를 지적하면서 엘렌 화잇은 지역화 된 의사결정권을 옹호하였다. 당시 조직 내에 있던 지도자들은 권위적이 되었다. 의료사업 분야에서 캘로그가 보여준 권위주의적 태도는 권위가 집중된 재림교회 조직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둘째 문제는 첫째 문제와는 정반대로 각각의 협회들이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서로 간의 협력 체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1890년대에 들어서 각각의 독립된 협회들과 대총회 간의 협력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음으로 인해서 재림교회는 조직적으로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엘렌 화잇은 사업의 여러 분야에 있어서 연합과 협력을 강조하였다. 이 두 가지 문제로 인해서 엘렌 화잇은 사업은 협력하고 권위는 분산해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이런 문제들이 심화되면서 재림교회는 20세기 들어서 재조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조직상의 문제는 교단의 발전과 더불어 나타난 필연적인 결과였다. 1863년 조직 당시 재림교회는 3,500명의 신자, 8개의 합회, 125개의 교회, 30여 명의 목회자, 한 개의 기관(출판소)이 있었다.
지역도 미국 내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20세기가 시작될 즈음 재림교회의 상황은 급변했다. 선교는 전 세계로 확대되었고 신자들의 수(78,000명)와 합회 및 대회의 수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기관도 수십 개의 건강기관과 출판소, 200여 개의 학교를 거느리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40년 전의 조직은 교단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비효율적인 재정사용으로 인한 적자 문제까지 발생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교회는 그 본질적인 목적인 세계 선교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보다 더 효율적인 행정조직으로의 개편이 요구되었다.
이처럼 대총회는 1901년과 1903년 두번의 총회를 통하여 연합회를 신설하고 각부 사업을 정비했으며 대총회장 제도 및 부회장 제도를 신설하고 그에 맞는 헌장 및 정관을 확정함으로써 재조직을 마무리하였다. 이 재조직 과정에서 교단의 본거지였던 배틀크릭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으나 그런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재조직이라는 변화의 과정을 수행했고 결과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재림기별을 확장시키는 기반을 조성하게 되었다.
4. 재조직 후의 변화(1903-1913년)
지회를 조직하는 일은 유럽에서 독립적인 지도체계를 구성하는 시도가 발전하면서 시작되었다.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지회 조직이 완성된 이후로 재림교회는 지역교회-합회/대회-자양/미자양 연합회-지회(총회 없음)-대총회의 조직형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5.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도(2005년-)
재림교회 행정조직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가 등장하게 된 것은 2007년 들어서였다. 그 이전까지 재림교회는 4개의 총회 단위로 구성된 조직 체계를 변함없이 유지해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사회 정세로 인한 선교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행정조직개편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대총회는 2005년 10월 행정위원회에서 교단의 조직패턴을 검토하고 대안 조직을 제안할 위원회[Commission on Ministries, Services and Structures]를 구성하였다. 이 위원회는 공식적인 활동을 통해 행정 단계를 한 단계 축소하는 안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안을 연구하였다.
특별히 이 위원회가 주목한 조직은 교회연합회(Union of Churches)였다. 지역교회와 대총회 사이에 존재하는 두 개의 총회 단위인 합회와 연합회를 한 단계 축소할 수 있도록 교회연합회 조직을 대안 조직으로 제안하였다. 이 제안에 따라 대총회는 2007년에 교회연합회를 정식 조직으로 결의하고 대총회 규정집에 추가함으로써 조직을 새롭게 개편하는 법적 계기를 창출하였다.
제3장 재림교회 조직 이해
위에서 역사적으로 살펴본 것처럼 재림교회는 영원한 복음인 세천사의 기별을 온 세상 백성들에게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설교와 가르침과 치료 봉사를 수행하고 있는데, 특별히 이 본질적 사명을 효율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행정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온 세상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일은 어느 한 지역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교회들이 연합하여 단일한 목표를 향해 조직적으로 활동한다면 그 사업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재림교회는 이러한 선교적인 인식 아래 세계 교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교회의 목적과 선교와 신념에 있어서 하나의 연합을 이루기 위해서 독특한 행정조직을 구축하게 되었다.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일반적인 내용은 다음의 규정집 내용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1. 교단 행정조직의 원칙(B 05)
재림교회 조직의 실재 및 운영 절차는 다음의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
1) 재림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主)요 구주로 고백하고 선교와 목적과 신념에 있어서 하나로 연합한 세계적 신앙 공동체이다. 교회는 내적 통치를 대의제로 규정하여, 헌장, 법인 조항, 정관, 운영 규정집, 지침서에 따라서 다양한 법인과 기관과 특정 총회, 위원회에서 임명된 행정적 책임과 권한을 가진 조직 및 행정자들에 의해 운영된다.
2) 교단 조직의 각 단계는 총회로 알려진 정해진 회원을 가진다. 총회를 기반으로 한 조직 단계는 지역교회, 지방합회, 자양 교회연합회, 연합회, 대총회이다(지방 대회, 미자양 교회연합회, 미자양 연합회는 지방합회와 자양연합회와 유사한 조직이지만 그 운영규정은 자체 헌장 및 정관이 아닌 대총회나 지회의 규정에 의해 규정된다. 지회는 대총회의 지역 사무소로 설립되며 총회를 기반으로 한 조직으로 고려된 것이 아니다. 기관은 총회를 기반으로 한 조직체로 규정되지만 교단조직과 분리된 조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 회원은 정해진 시기에 오직 한 총회권 만을 가지며, 정해진 총회에서 논의와 결정과정에 참여할 특권을 가진다.
3) 조직의 지위는 총회의 신임으로 승인된다. 지방교회, 지방합회/대회, 자양/미자양 연합회로서 조직의 지위는 스스로 창출되는 것도 아니고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것도 아니며 영속적인 것도 아니다. 그 지위는 교단 조직상의 상위 레벨에서 행정위원회나 총회에서 공식적인 결의의 결과로 주어진다. 조직상의 회원권이나 지위는 재림교회의 교리에 대한 신실성, 교단의 관례와 정책에 대한 순종, 적합한 지도력과 재정적 능력의 확증, 선교적 도전과 기회에 대한 책임성 등과 같은 분명한 조건과 일치하는 단체에 주어진다.
4) 결정은 회원 참여가 허락된 단체의 절차에 따라서 이루어진다. 지역교회의 각 회원은 지역교회에 대한 사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징계 상태에 있지 않다면)발언권 및 결의권을 가진다. 다른 총회 단계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은 대표자로 선택된 경우에 얻게 된다.
예를 들어 각각의 지역교회에서 대표자로 선택된 경우에 지방합회 총회 모임에 권한을 가진 참여자로서 총회 대표가 된다. 공식적인 사업을 처리하기 위해 모인 회원들의 모임은 총회 모임으로 불리며, 그 총회 모임은 해당 조직 단계의 정관에 규정된 적절한 기간 동안 진행된다.
총회나 행정위원회 모임에서 필요로 되는 정족수가 차면 표결처리가 이루어지며 단순한 과반수 이상의 승인을 요구하는 정관이나 규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고는 투표자 과반수 이상의 견해가 결의된 것으로 처리된다.
5) 각 단계의 교단 조직이 가지는 최고의 권위는 총회 모임에 있다. 다양한 행정자들이 선출되고 일정한 정도의 권한을 부여받게 되며 궁극적으로 각 행정자는 행정위원회와 같은 그룹에서 책임을 지게 된다. 행정위원회는 규정이나 헌장 및 정관을 통하여 총회와 총회 사이에 행정을 담당할 권한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행정위원회는 궁극적으로 관련 조직의 총회에서 책임을 부여받는다.
6) 교단 내 여러 단계의 조직들은 다른 요소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다. 예를 들어 지역교회의 교인 자격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지역교회의 교인들에게 주어진다. 지역교회 목회자의 고용에 대한 결정은 지방 합회/대회에 주어진다. 교단의 신조를 결정하는 권한은 대총회 총회에 주어진다.
이처럼 조직의 각 단계는 조직의 다른 단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최종적 권한과 책임의 범주를 다룬다. 어느 교회 조직이나 단체도 단순히 연합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교회 조직의 채무, 빚, 소송, 부작위의 책임을 떠맡지 않는다.
7) 교회의 총회 단계는 교육기관, 건강기관, 출판기관, 식품회사, 미디어센터,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 등과 같은 계열 기관들을 설립할 수 있다. 그 기관들은 교회의 증인사명에 있어서 빠트릴 수 없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그 각 기관은 교회의 사업 규정과 조화를 이루는 자체의 조직 규정, 지도위원회, 행정 기관장 아래 조직 그 자체의 권한과 책임으로 운영된다.
8) 재림교회는 지역적이며 세계적인 정체성을 가진다. 지역교회는 사실 재림교회를 드러내는 실체이지만, 다른 지방 교회들 및 다른 단계의 교단 조직과 독립된 관계 속에서는 그 정체성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다. 재림교회의 지역적이며 세계적인 정체성은 자체 관리 및 상호 관계의 모든 국면을 반영해주는 교회요람과 대총회 사업규정집과 같은 문서에 표현되어진다. 교회요람과 대총회 사업규정집은 신조와 교단 조직, 관계, 운영절차 등에 관한 재림교회의 일관된 목소리를 드러낸다.
2. 교단 행정조직의 개요(B 10)
일반적으로 알려진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의 개요는 지역교회(Local Church)-지방합회(Local Conference)-연합회(Union Conference)-지회(Division)-대총회(General Conference) 이렇게 5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 조직에 있어서 지회는 독립적 총회의 기능을 가지지 않는 대총회의 부속 조직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총회를 기초로 하는 행정조직은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대총회 연례회의의 결의에 의해 교회연합회(Union of Churches)가 총회를 가진 정식 교단이 행정조직의 일부로 도입되면서 행정조직 단계는 좀 더 다양화되었다. 교회연합회는 지역교회와 대총회 사이의 단일 총회 조직형태이기 때문에 교회연합회 조직을 구성할 경우에 총회를 기초로 하는 행정조직은 3단계가 된다. 대총회 사업규정집에 나타난 교단 행정조직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1) 지역교회(Local Church): 지역교회는 지방합회/대회의 총회에서 교회로서 공식적 지위를 인준 받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들의 모임을 말한다. 지역교회는 교인들로 구성된 총회 단위이며, 재림교회 조직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며 가장 중요한 단위이다(B 10 05).
2) 지방합회/대회/선교지(Local Conference/Mission/Field): 지방합회/대회/선교지(local conference/mission/field)는 자양/미자양 연합회 또는 지회 행정위원회에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지방합회 혹은 대회로서 공식적인 지위를 인준받은 한 특정한 지역 내에 있는 지역교회들의 단체를 말한다. 다만 지방대회(Local Mission)는 자양합회와 동일한 수준의 자양 행정력을 가지지 않는다. 지방합회는 지역교회들을 회원으로 하여 구성된 총회 단위이다(B 10 10).
3) 자양/미자양 연합회(Union Conference/Mission): 연합회는 대총회에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자양/미자양 연합회(Union Conference/Mission)로 공식적인 지위를 인정받은 일정한 지역 내의 지방합회/대회들의 특정 단체를 말한다. 지방대회와 마찬가지로 미자양 연합회 역시 자양 연합회와 동등한 수준의 자양 행정력을 가지지 않는다. 연합회는 지역합회들을 회원으로 하여 구성된 총회 단위이다(B 10 15).
4) 교회연합회(Union of Churches): 교회연합회는 대총회 총회의 결의에 의해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교회연합회로서 공식적인 지위를 가진 한정된 지역 안에 있는 지역교회들의 단체를 말한다(B 10 17).
5) 대총회(General Conference): 대총회는 전 세계의 모든 교회 조직을 망라하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연합조직이다. 대총회는 자양/미자양 연합회들을 회원으로 하여 구성된 총회 단위로서, 전 세계 사업의 통일성을 위해 최고의 권한이 부여된 행정조직이다.
대총회는 전세계적 선교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 대총회의 지회(Divisions of the General Conference)로 알려진 지역 사무소를 설립해왔다. 지회는 지정된 연합회 그룹과 특별한 지역 내에 있는 교회 단위들을 위한 일반적인 행정 책임을 대총회의 연례행정위원회의 결의에 의해서 부여 받는다(B 10 20). 이러한 행정 조직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입각한 세부적인 조직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3.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특성
재림교회 조직의 역사와 현 조직 운영 상황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우리는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특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별히 교회 행정조직의 특성에 대한 연구 및 자료들이 몇 분야에서 제공되고 있다. 그 내용들을 토대로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특성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1) 조지 나잇의 입장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역사를 분석하면서 조지 R. 나잇은 몇 가지 중요한 교훈적인 내용들을 정리해 주고 있다. 그것은 재림교회 조직의 기원, 원칙, 정신 및 특성들을 잘 규정해주고 있다.
나잇은 우선 재림교회의 조직이 성경적 구조나 엘렌 화잇의 계시에 나타난 구조에 전적으로 기초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엘렌 화잇은 교회 조직의 모델을 제시하기 보다는 조직 구성의 원칙들을 제공해 주었으며, 변화가 유익할 경우에는 구조를 재조직하는 데 유용한 자세를 견지하였다는 것이다. 1863년과 1901년의 조직 및 재조직의 역사에서 이러한 엘렌 화잇의 태도는 재림교회 조직의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나잇이 주목한 재림교회 조직의 정신은 재림교회 기별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재림교회의 조직은 형식적 교회론 보다는 선교를 위한 실용적인 필요에 기초해서 형성되었는데, 그 이유는 재림교회가 가지고 있던 종말론적 기별의 완성을 위해 조직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신학적인 이유로 인해서 재림교회의 조직은 효과적인 선교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조직의 기능에 대한 주요 물음은 단지 그것의 작동 여부가 아니라 그 조직이 선교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에 있다”고 나잇은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재림교회는 효율적 선교를 통한 재림기별의 완성을 위해 교회를 조직하게 되었다.
종말론적 교회론에 입각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한 효율적 선교를 위해 조직 및 재조직의 역사를 이룩한 재림교회는 그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연합과 다양성을 기초로 해서 조직의 역사를 이끌어왔다.
재림교회는 전 세계적인 선교 사업을 위해 조직을 구축한 만큼 세계교회의 통일성과 더불어서 다양한 세계적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다양성을 아울러 추구해왔다. 그러나 일치성을 강조한 나머지 이러한 다양성이 때때로 활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왔다. 그러나 재림교회의 조직은 다양성 속의 연합(unity in diversity)을 중요한 특성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재림교회는 전 세계교회를 하나로 일치시키기 위한 조직과 아울러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특성이 반영된 유연성(flexibility) 있는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매우 효율적인 조직 형태를 나름대로 발전시켜 왔다. 이미 살펴본 조직의 역사는 그러한 사실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2) ‘구조적 유연성’에 대한 한 연구 자료
재림교회 행정조직 개편을 위한 연구 활동을 전개한 부서와 행정조직 연구위원회 특별 연구팀을 구성하여 지난 2006년 재림교회 조직 조직의 밑그림 속에 포함된 유연성(flexibility)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하나의 보고 자료집을 발표하였다.
이 자료는 재림교회 행정조직이 가지는 유연성의 원칙과 그 가능성 및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로웰 쿠퍼(Lowell C. Cooper)를 위원장으로 한 이 연구위원회에서는 ‘조직적 유연성’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토대로 해서 재림교회 조직이 가지는 중요한 특성들을 요약하고 이 문제에 대한 특별한 권고를 제안하였다.
“재림교회의 압도적인 조직 유형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몇몇 방면에서는 몇 가지 차이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 있는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런 특성들에 대한 탐구를 토대로 행정조직의 유연성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재림교회의 세계적 조직은 총회를 기반으로 하는 4단계의 조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서 규모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성이 많아짐에 따라서 이 4단계의 템플릿을 동일하게 적용하는데 있어서 여러 도전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재림교회는 조직 유형들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토대로 조직의 유연성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재림교회 조직이 가지는 두 가지 중요한 사상을 주목하게 되었다.
첫째는 조직의 설계는 전 세계 모든 환경 속에서 선교에 대한 도전과 기회에 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선교의 완성은 지역적인 환경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전 세계의 지역 환경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조직은 이러한 다양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조직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둘째는 조직적 다양성이 필요한 곳에서도 교회는 세계적 정체성과 일치성, 그리고 상호 관계 등에 대한 의식을 여전히 유지해야 한다.
연구위원회는 교단 조직의 대안적인 설계를 추구할 때 이 두 가지 사상이 잘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 ①유연성이 증가하는 근본적 이유 ②조직설계와 관련해 유연성에 대한 사업 규정, ③고려할만한 조직 옵션들의 범주 ④조직개편의 진행과정 및 조직개편 완수를 위한 가이드라인 ⑤조직 설계 옵션의 모든 범주에 적용할 대표적인 시스템을 발전시킬 원칙 등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요소들은 유연성 있는 조직을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만 하는 요소들임에 틀림없다.
연구위원회는 여러 상황들을 직시하고 그 지역적 상황들에 따라서 선교와 연합이 더 잘 작동할 수 있는 여러 조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조직의 유연성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두 개의 권고안을 제안하였다.
첫째, 대총회 사업규정집과 헌장 및 정관에 해당 내편들을 조정함으로써 대총회 위원회는 조직의 획일성(uniformity, 총회를 기반으로 하는 4단계 모델과 같은 단일 패턴에 의존함)보다는 조직의 유연성(flexibility, 다섯 가지 구조적 모델들과 더불어 복수적 패턴에 의존함)의 개념을 채택하도록 한다.
둘째, 여러 대안 조직 모델들을 승인하고 다양한 구조적 모델들 가운데서도 대표성을 보존할 원칙들에 대한 세부조항들을 마련하도록 한다. 이 연구위원회의 권고안은 여러 형태로 수용되어 대총회 사업규정집에 포함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수정된 2008년도 재림교회 사업규정집에는 행정조직의 두 가지 특성, 즉 일치성과 유연성을 규정하는 내용들이 포함되게 된다. 그 내용들은 아마도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특성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문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3) 대총회 규정집에 나타난 행정조직의 특성
이미 언급한 것처럼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은 두 가지 특성, 즉 일치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 내용은 대총회 규정집에 정식으로 명기되어 있다. 조직의 유연성은 지난 2006년에 대총회의 부서와 행정조직 연구위원회가 제안한 내용이 채택되어 2007년부터 규정집에 삽입되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조직의 일치성: 지역교회, 지방합회/대회/지역, 자양/미자양연합회, 교회연합회 및 기관들은 적합한 총회의 결의와 적절하게 임명된 행정위원회의 결의에 의해 재림교회 세계 조직의 일부가 된다. 각 조직은 세계 교회의 일부로서 교회를 대표하는 특권과 책임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교회의 가르침과 정책, 그리고 세계 교회 총회의 결의에 조화롭게 운영되어야 한다. 각 개별 단위의 교회들은 저들의 역할과 문화에 적합한 방법으로 기능을 수행할 자유가 있는 반면에 교회의 세계적 조직의 일부로서 임의 탈퇴할 권한은 가지지 않는다.
②조직의 유연성: 재림교회 행정조직 구조의 유연성은 대총회에 소속된 한 지회의 영역 내에서 지배적인 영향을 끼치는 환경과 형편 아래서 행정조직을 새로 만들거나 혹은 기존의 조직을 재구성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대안 조직 모형 및 절차상의 원칙들을 응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모형 및 원칙들의 응용은 적합한 승인을 거친 후에 다음과 같은 결정에 이르게 될 것이다.
A. 지방합회/대회, 자양/미자양연합회, 교회연합회 등 역사적 모형과 대조하여 만든 조직설계의 변경
B. 지역교회와 대총회/지회 사이에 존재하는 큰 단위의 행정조직들에 있어서 임직원 모형의 변경(지방합회/대회, 자양/미자양연합회, 교회연합회에서 역사적으로 실행해 온 모형과 대조함)
C.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거나 혹은 새로 조직된 행정조직 사이에서 제공되는 부서 운영의 재조정
D. 이미 존재하는 행정조직 단위들의 통합, 법인의 재분류, 총회를 기초로 하는 행정조직 단위들의 축소 등과 같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광역 조직 설립
행정 조직, 절차, 관계 등에 있어서 유연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교단의 규정과 조화를 이루면서 세계교회 및 자매기관과 역동적이고 질서정연한 연합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그러한 결정들은 더 큰 행정단위로부터 자문과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행정조직의 변경을 신청하는 다양한 승인 절차들이 규정들에 명기된다. 행정조직 구조가 유연성을 가진다는 것은 조직 구조나 임직원에 대한 계획에 자결권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대안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4) 행정조직의 목적 및 특성
지금까지 살펴본 재림교회 행정조직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조직의 목적 및 특성을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은 효율적 선교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재림교회에 맡겨진 전 세계적 선교사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연합과 협력, 원칙과 질서가 필요하다. 재림교회는 바로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교단을 조직하게 되었다. 따라서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목적은 전적으로 선교에 있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둘째,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은 중앙집중화와 지역분산화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왔다. 선교사업의 전체적인 조율 및 협력을 위해서 중앙집중적 조직을 필요로하며, 지역의 특별한 상황에 부응하기 위해서 지역분산 정책을 취해왔다. 이렇게 함으로써 통일된 행정조직을 운영하면서도 권한이 한 사람 혹은 하나의 조직 단위에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셋째,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은 선교적 필요에 따라 재조직을 추구함으로써 유연하게 발전해 왔다. 1901년에 시작된 재조직의 역사와 그 후의 조직의 변천과 발전의 역사를 살펴볼 때 교회는 성경과 예언의 신의 원칙에 조화롭게 발전해왔으며, 지금도 그 조직의 유연성은 계속해서 작용하고 있다.
넷째,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은 유연성을 기초로 해서 일치성 속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재림교회의 조직은 지역의 환경과 조직상의 특별한 필요성, 핵심 전략 등에 따라서 변화가 가능하도록 열어 놓고 있다. 물론 그 변화는 조직의 목적과 세계교회의 연합을 유지하는 일관된 원칙하에서 가능하다.
다섯째, 변화된 상황에 맞춰 조직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다. 버트 핼로비악(Vert Haloviak)은 1901년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의 변화와 조정의 역사를 추적하는 한 논문을 작성하였다. 그는 이 연구논문에서 1993년에 세계교회 조직위원회의 활동을 자세하게 분석하였다. 그 위원회는 1990년대의 현실에 비추어 교단의 조직을 검토하기 위해서 구성되었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대총회 행정위원회 위원 수 조정 등 몇 가지 실제적인 변화를 도출해 내었다. 이 외에도 2006년에는 교회연합회라는 조직을 새로운 대안 조직이 제안되고 2007년에 받아들여짐으로써 행정조직에 대한 발전적 결과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4.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다양성
위에서 설명한 행정조직의 개요는 재림교회의 표준 모델을 설명한 것이다. 이 표준모델은 전 세계 대부분의 조직이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대총회는 2007년 부서와 행정조직 연구위원회의 수정 권고안을 받아들여 이 모델 이외의 대안 조직들을 대총회 규정집에 삽입(B 10 28)하고, “표준모델이 자동적으로 다른 모델들보다 더 나은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기함으로써 대안 모델들 역시 각 지역의 상황에 따라서 선택 가능한 조직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재림교회는 전반적으로 일관성 있는 조직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은 다양성 속에 일치성을 추구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일치된 사명 속에서 행정조직 체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재림교회 행정조직의 모습이다. 재림교회는 행정조직 발달사와 더불어 다양성 속의 일치성을 유지하는 유연한 행정조직을 운영해 오고 있기 때문에 조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제는 이런 재림교회 조직운영의 정신이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한국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의 발전 역사를 정리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제4장 한국 재림교회 조직의 역사
한국 재림교회 행정조직은 시대적, 선교적 상황에 따라 효율적으로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왔다. 선교 전망이 밝고 성장할 때는 그에 맞게 선교지역을 세분화했고, 반대로 선교적 여건이 어렵고 재정적인 부담이 가중될 때는 지역을 통합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지역 선교를 위한 행정조직을 운영해 왔다.
한국 교회가 이처럼 효율적인 행정조직을 운영하게 된 것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재림교회의 행정조직이 가지는 본질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그것은 현장의 선교적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연합회의 경우 1957년에 결정된 지역분할의 틀과 1978년에 결정된 5개 합회의 체제를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당시에 비해서 엄청나게 변화된 사회적 환경을 고려할 때 선교조직에 있어서 변화를 모색하기에 많이 늦은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새로운 방법을 찾는 시도가 절실하다.
지난 2009년 총회에서 교회연합회로 재조직을 시도했던 것은 바로 이런 현장의 필요가 반영된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그 과정이 순탄치 못했고 최종적으로 대총회의 지도에 따라 교회연합회 설립은 무산되었다. 그러나 선교사업에 더 효율적인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지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 재림교회는 여전히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수면 아래에서는 다방면으로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따라서 적당한 시기에 알맞은 계기가 발생하면 또다시 조직개편의 이슈는 수면위로 올라올 것이다. 이 연구 역시 그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조직의 외적인 모습만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을 운영하는 공동체 전체가 함께 이해하고 공유하는 조직의 철학과 운영 방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제5장 재림교회 조직 역사의 교훈
1. 역사에서 얻는 교훈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정리하여 세계 재림교회와 한국 재림교회의 조직운영 역사를 살펴보면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 교회의 조직은 일선의 선교사업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교회는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신 기관이다. 교회는 봉사를 위하여 조직되었으므로, 그 사명은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태초부터 하나님은 당신의 교회를 통하여 당신의 충만과 풍족을 온 세상에 나타내시려고 계획하셨다.
하나님께서 어두움에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 가운데 들어가게 하신 교인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어야 한다”. “누군가 그리스도의 명령을 성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군가 그리스도께서 지상에서 시작하신 사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교회에게 이 특권이 주어졌다. 교회는 이 목적을 위하여 조직된 것이다” ― 6T, 295.
조직은 현장 교회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되었다. 합회는 교회의 상황에 따라 자주 생성되고 소멸되었다. 조직의 필요에 따라 교회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필요에 따라 합회가 영향을 받았다. 이와 같이 재림교회 행정조직은 철저하게 현장의 선교사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2) 조직은 변형될 수 있고, 실제로 변형되어 왔다.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현상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상황을 살펴볼 때 분명히 변화할 필요가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실제로 변화하는 것에는 미온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러나 재림교회 조직의 역사는 항상 필요할 때 필요한 변화를 이루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했다. 우리는 1861-1863년과 1901-1903년의 조직들이 결코 하나님께로부터 계시된 영원 불변한 것이 아니고 오직 선교를 위한 수단이었음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한다. 수단은 목적을 더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하여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3) 효율적인 사명수행(선교사업)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변화했다. 1900년에 있었던 재조직 과정에서 재림교회는 켈록과 배틀크릭을 포기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아픔을 감수하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세계선교 사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 결단의 결과가 1904년의 한국 선교로 연결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 현장의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했다. 세계재림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재림교회의 조직발전 역사를 살펴보면 선교현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통폐합을 단행하고 상황이 좋아지면 즉시로 분리를 단행하여 현장의 필요에 더욱 효과적으로 반응하도록 체제를 정비했다. 각종 제도나 규정을 정리하는 것보다 먼저 조직구조 자체를 과감하게 수정하는 작업을 시의적절하게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대처방안이다.
5) 현장의 창조적 변형을 상부기관이 승인했다. 각부 사업을 독립적으로 하지 않고 합회에 소속하도록 하는 시도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합회들을 모아서 연합회로 조직하는 일은 호주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조직의 중심에서 기획하고 준비한 일이 아니라 현장에서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조직형태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선교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2. 이제 우리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1) 퀵픽스보다 슬로픽스가 필요하다. 현재 눈앞에 발생한 문제의 현상만 보고 단편적인 처방을 내리는 방식이 반복되면 그 문제는 안으로 곪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계속되는 질문과 토론과 연구가 필요하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세계를 구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데 단 5분을 쓰겠소”. 우리는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하여 충분한 연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연구에 바탕을 둔 해결방법에 대하여 연합해서 노력해야 한다.
지난 2004년 미래분과위원회와 2009년의 선교와사회문제연구소에서 만들어낸 한국재림교회에 대한 심도 깊은 진단과 해결책 제시가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힌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전문가집단의 심도 깊은 연구를 행정집단에서 수용해서 실행해야 더 좋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2) 행정의 본질과 철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죠지 나잇이 지적했듯이 재림교회는 그들이 속해있는 조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이 조직의 목적과 역사와 운영방식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재림교회 조직의 속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3) 근본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단순히 조직의 개수나 행정목회자의 인원수를 조절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것을 고민해야 한다. 재림교회는 조직이 강한 공동체라서 교회의 문제에 대하여 고민을 하면 결국은 조직에 관심을 갖게된다. 그런데 그 조직의 문제에 대한 처방이 단순히 조직의 외형을 뜯어고치는 것은 부족하다. 과거에 있었던 수차례의 조직개편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4) 시스템 운영방식을 연구해야 한다. 각 조직단계의 운영방식이 재림교회의 조직의 원래 정신에 맞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냥 사람을 선택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이나 개인적 소신을 가지고 나름대로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운영방식에 대하여 이해하고 보다 효율적인 운영방식을 찾아서 적용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
5) 각 행정 단계에서 집중해야할 업무와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업무분장이 분명해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재림교회는 교회, 합회, 연합회, 지회, 대총회라는 다섯 단계가 있다. 각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와 대상을 규명해야 불필요한 업무 중복이나 회피가 발생하지 않는다.
현장의 교회는 중복이 발생할 경우에는 행정에 대하여 피로감이 쌓이고 회피가 발생할 경우에는 실망감이 쌓인다. 그러므로 각 단계는 각각의 역할분담을 철저하게 하고 각자 맡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6) 그리고 용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1900년대 재조직의 역사에서 알 듯이 변화에는 저항과 희생이 동반된다. 그것을 극복할 때 효과적인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
제6장 21세기 조직 패러다임
1. 핵심목표는 ‘현장 강화’이다.
조직의 존재 목적은 현장의 선교사업을 돕는 것이다. 선교는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선교의 성패는 현장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현장에 있는 일선교회가 강력해야 한다. 교회를 강화시키는 조직 운영을 해야 한다. 현장 교회를 강화시키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현장 교회를 강화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실행해야 한다. 조직이 그 존재 목적을 상실했을 때 그 조직은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다. 조직(행정)은 일선의 종이 되어야 한다. 조직이 일선 위에 군림하는 모습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다 버려야 한다. 모든 성도들과 목회자들로 하여금 행정이 아니라 현장을 가장 명예로운 자리로 인식하도록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른 여러 면에서도 그렇듯이 이 점에 있어서 우리는 성경의 달란트나 은사의 제도보다 기업의 계급 제도를 모방했습니다. 우리는 지역 교회의 일선 목회자에게 가장 높은 명예와 가장 많은 월급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지금의 재정적, 지위적 보상 제도의 정반대를 요구합니다. 현재 목사들은 위로는 합회로부터 아래는 교인들로부터 압력을 받는 스트레스가 심한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목사는 교단의 사업을 교인들에게 강요하고, 그들로부터 최대한의 성과를 짜내야 합니다. 더욱 많은 행정자들이 자신들을 종이요, 편의를 도모하는 자들로 봐야지, ‘상관’이나 ‘전문 관료’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일선목회에서 행정으로 옮겨가는 일을 ‘승진’으로 보는 의식 자체를 뜯어 고쳐야 합니다”
“너무 많은 목사들이 백성을 사랑하는 기쁨과 끊임없이 늘어나는 양들을 먹이는 진정한 고급 목사로 자라가는 기쁨 대신에 더 높은 계급으로 승진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교회의 재정은 전문 경영인들에게 맡기십시오. 집사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집’을 돌보도록 하십시오. 목회야말로 최고의 일이요,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현재 가장 계발되지 못한 일이기도 합니다. 훌륭한 설교와 사랑 넘치는 목회와 확신 있는 전도야말로 오늘날의 재림교회의 가장 큰 부족입니다”.
후방에서 아무리 지도를 잘하더라도 일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일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현장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현장에 가장 유능한 목회자가 배치되고 현장이 가장 높임을 받는 패러다임이 되어야 한다. 현장의 가치를 바르게 인지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교단의 조직을 행정하는 목회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하며, 현장 교회에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목회자의 급여체계(인덱스)도 현장목회자에게 더 많이 지급되도록 변경시킬 필요가 있다.
2. 외적변화(조직 개편)보다 먼저 내적변화(패러다임 전환)가 필요하다.
죠지 나잇은 그의 책 <뚱보아줌마와 천국>에서 조직의 사이클에 대하여 정리했다. 현재 재림교회는 제5단계: 와해의 직전인 제4단계: 기관주의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라고 진단한다. 교회의 행정이 기관주의에 빠져서 선교사명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경우에 있어서 교회와 그 기관들은 그저 ‘직장’이 되어 버렸고, 기관의 생존이 존재의 목적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역기능적 흐름을 꺾기 위해서는 재검토와 개혁을 통해 선교를 다시 중심적인 위치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의 진단이므로 현재는 그보다 더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양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조직개편이 필요하다. 실제적인 변화를 통하여 조직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조직을 개편한다고 다 기대하는 효과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재림교회에는 각종 조직개편의 사례들이 있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조직개편을 했더니 악화되는 상황이 반전되고 선교부흥이 일어났다는 소식은 없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조직개편을 단행했음에도 여전히 어렵다. 가까운 일본은 사실상 합회를 없애는 특단의 조직개편을 실행 했음에도 상황은 반전되지 않고 계속하여 어려워지고 있다. 반대로 기존의 4단계 총회 조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와 남미지역은 선교적 발전이 두드러진다. 그러므로 선교적 상황의 어려움은 교회의 조직을 개편하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조직 개편과 함께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무엇인가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역사에서도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 1998년 2월의 연합회 구조조정은 한국 재림교회 역사에서 최초로 시도된 연합회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단순히 일하는 사람의 숫자를 줄였을 뿐이었다.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이나 철학(패러다임)에 대한 변화는 없었다. 그러니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그 구조조정은 의미를 잃고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상황이 되었다.
같은 모습이 근래에 또 발생했다. 2011년 말에 있었던 개혁총회를 통하여 한국 재림교회는 전체의 합의로 합회와 연합회의 행정 인력을 대폭 축소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연합회와 수도권 합회들이 나름의 이유를 들어서 행정 인원을 다시 확충했고, 2014년에는 나머지 합회들도 모두 인원을 확충해서 개혁총회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와 같은 현상은 왜 일어난 것일까? 조직의 모양은 변화시켰으나 조직을 운영하는 철학과 방식 즉 조직 운영 패러다임은 변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줄었는데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같은 일을 해야 한다면 힘들게 느껴지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역사의 교훈을 통하여 우리는 행정조직 개편을 위하여 선행되어야하는 과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먼저 조직에 대한 바른 이해가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조직 운영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사전 정지작업이 된 후에 조직 개편이 되어야 그 개편이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사명에 맞는 조직 운영을 위하여 현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현장 강화를 위하여 현장을 믿고 존중하고 현장에 권한을 위임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패러다임이 형성되어야 한다. 조직의 모양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 다음에 가능한 일이다.
3. 반드시 외적변화(조직 개편)로 연결되어야 한다.
지난 2011년에 한국연합회는 개혁총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그 개혁총회는 조직개편은 포기하고 일부 내용만 정리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나지 않아서 각 합회는 다시 행정직 목회자를 채웠다. 이전으로 그대로 돌아간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우선 개혁총회가 진정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선결과제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개혁총회의 정신에 맞는 구조개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재림교회는 조직에 의해 움직이는 교단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변화를 추구한다면 필연적으로 구조개편을 단행해야 한다. 합회나 연합회 둘 중 하나를 없애든지, 그대로 두더라도 역할구분을 철저히 하고 그것에 따른 인력조정을 하든지 무엇이 되든지 간에 분명하고 가시적인 조직개편이 있어야 한다.
지난 2009년에 실시한 삼육대학교 선교와 사회문제연구소의 연구에서 제시한 설문의 내용을 보면 한국 재림교회 성도들은 현재의 행정조직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교회의 행정조직 구조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과제와 관련하여 다섯 항목으로 설문을 했는데 이 모든 항목에서 다소 부정적인 의식이 도출되었다. 현재의 조직이 지역교회 선교중심의 행정조직인지에 대한 물음에서 그렇다(24.5%)보다 그렇지 않다(39.9%)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6개의 조직형태(1개 연합회, 5개 합회)의 효율성에 대한 물음에서도 부정적인 응답(36.4%)이 긍정적인 응답(26.6%)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합회와 합회의 역할 및 기능이 지역교회 선교에 요긴하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부정적인 응답(41.1%)이 긍정적인 응답(18.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5개 합회의 독립적 활동으로 지역별 선교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도 부정적인 응답(33.3%)이 긍정적 응답(2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지방 합회들간의 편차에 대한 물음에도 편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응답(49.3%)이 절반에 이르고 있어 이 부분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응답자들은 현재 한국교회의 행정조직이 심각한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의식하고 있다. 특별히 행정조직이 지역교회 선교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지 않으며, 지역 합회들 간의 편차가 심각해 균형진 발전 및 선교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직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교회에 헌신적인 그룹들로서 행정조직의 과제에 대해 이런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행정조직개편 논의의 당위성을 입증해 준다.”
현 상황에서 한국연합회가 선택할 수 있는 행정조직 개편 모델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총회 규정집에서 제시하는 6가지 다양한 행정모델들 중에서 한국 실정에 맞는 것을 선택하거나 한국만이 실행하는 독특한 행정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해도 될 것이다.
4. 좋은 것을 실행하는 것보다 좋지 않은 것을 멈추는 것이 먼저다.
무엇을 하는 용기보다 하지 않는 용기가 더 크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찬사를 받지만 하던 것을 멈추면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질병을 가진 환자는 가장 확실한 수술을 받는 것보다 먼저 그 질병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추진하는 것보다 기존에 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실효성이 없을 경우에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더 절실한 행정조치이다. 더 좋은 무엇을 시도하는 것보다 먼저 현재 잘못하고 있는 문제점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합회와 연합회가 교회를 상대로 어떤 일을 중복되게 시행하는 일은 없애야 한다. 이런 사례들이 자꾸 발생하면서 일선교회는 행정에 대해 피로감이 쌓여간다. 연합회는 어떤 경우에라도 지역교회나 목회자를 직접 상대하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 합회를
특집
-
인공지능 시대, ‘목회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24.10.24
-
인공지능 시대, ‘재림성도’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24.10.24
최신뉴스
-
삼육네이처세븐 사장에 장원신 현 부사장 임명 2024.11.18
-
올 9월말 기준 전국 재림교인 수 ‘26만6582명’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