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 어메이징’ 그리고 술람미와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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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3.05.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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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세기’에 비춰보는 문화선교 단체의 자화상
이 작품은 아버지 ‘야곱’의 남다른 사랑을 받은 아들 ‘요셉’이 형제들의 질투로 인해 험난한 인생을 살지만,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성공을 이루게 된다는 성서의 내용을 짜임새 있고 위트 있게 담아내 호평 받았다.
표현하기 까다로운 종교적 소재에 가장 접근하기 쉬운 뮤지컬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스토리의 전반이 종교적 내용이었지만, 받아들이는 객석의 거부감은 덜했다.
실제로 공연장 로비에서는 구도자와 함께 관람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기독신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요셉’이 어떤 인물인지, 그의 삶은 어땠는지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또 기독교라는 종교와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놓았다.
좌석에는 교회 학생반이나 청년반에서 단체로 관람 온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 역시 고통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요셉’의 생애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을 이야기했다. 또 어려움을 극복하고, 용서하는 장면에서 스스로 교훈도 얻었다.
종교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은 성경에서 가장 극적인 해피엔딩 스토리를 편하고 즐겁게 감상했다. 성경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족’ ‘꿈’ 그리고 요즘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힐링’으로 압축한 뮤지컬 한 편이 선교와 직간접적으로 매치되는 모습이었다. 다른 공연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물론, 이 작품은 선교를 위해 제작된 뮤지컬이 아니다. 오히려 종교적 색채를 최대한 빼고 철저하게 상업화한 작품이다. 송창의, 김선경, 최정원 등 유명 뮤지컬배우 외에도 조성모, 정동하, 임시완 등 인기가수들을 무대에 올린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 어린이성가대 등 아마추어 어린이들을 앙상블로 세웠고, 신자들은 이를 전도와 연계했다.
작품을 관람하며 문득 한국 재림교회 문화선교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혹 우리의 문화선교 콘텐츠는 우리만의 잔치에 그치고 있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뮤지컬 분야만 놓고 본다면 우리에겐 ‘술람미’와 ‘어울림’이라는 훌륭한 자산이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들은 ‘그들만의 리그’에 처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들 단체는 매년 꾸준히 작품을 올리지만, 제작여건은 열악하다. 관심과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단장이나 몇몇 후원자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근근이 이어간다.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고백하는 단원들의 열정과 변변한 식사도 못한 채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헌신이 이들의 오늘을 있게 하는 순수한 밑거름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작품이 그리 수준 낮은 것도 아니다.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는 상업 뮤지컬의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장치나 특수효과를 빼고, 순수하게 작품 구성만 놓고 본다면 크게 밀리지 않는다. 특히 뮤직넘버는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없다. 그동안 발표된 <이스라엘 - 살아가는 날 동안> <옥합 – 옥합> <사도행전 – 사도행전> 등의 넘버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뜨거운 감동과 진한 울림을 남긴 명곡이다.
주로 공연이 이뤄지는 삼육대 대강당은 웬만한 대극장 규모에 버금간다. 이런 무대를 꽉 채우는 작품은 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배우들의 실력도 아마추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탄탄하다. 이런 인프라는 한국 재림교회의 소중한 재산이자 노하우로 축적될 것이다.
흔히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말한다. 성경 메시지를 일반인에게 친근하게 전할 수 있는 문화선교 콘텐츠는 또다른 전도의 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술람미’와 ‘어울림’ 등의 문화선교 단체가 단순히 특정 학교의 동아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한국 재림교회의 유무형의 가치다.
무엇보다 이들은 그 자체로 직접 선교의 장이 되고 있어 의미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진정한 재림교인이 되었다고 말하는 단원들의 고백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이들에 대한 신앙적 지도와 재림교회의 정서에 맞는 적절한 수위의 표현은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투자와 지원이 매끄럽게 보완되면서 동시에 이뤄져야 할 일이다.
‘저들’은 일반 뮤지컬 작품을 활용해 전도와 연계하는 민첩함을 보인다. 우리는 훌륭한 문화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선교와 짝짓는데 상대적 기민함이 떨어지는 게 솔직한 현실이다. 문화를 통해 선교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싶은가? 아니면, 문화를 통해 전도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들의 공연장에 구도자를 초청하면 된다.
이들의 공연을 계속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들의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양분과 거름을 제공해야한다.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타박과 염려의 시선보다 따뜻한 격려와 칭찬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소중한 자산마저 유지하지 못할 때가 곧 올지 모른다.
술람미는 오는 25일(토)과 26일(일) 양일간 삼육대 대강당에서 신작 <모세>를 공연한다. R석-2만원, S석-1만원(어린이-5천원)이다. 조기예매자는 20% 할인해준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관람객이나 단체는 할인을 적용해준다. 기타 공연과 관련한 사항은 ☎ 010-5850-1994 번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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