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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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의 성교육,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라고 질문하면 많은 부모는 그것만큼 어려운 건 없다고들 합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지 몰라서’ ‘부모 자신이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자녀와 성에 대해 말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녀가 성에 대해 말하면 피하거나 부모가 성교육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등 이유도 다양합니다.
사춘기 자녀의 성교육이 특히나 어려운 이유는 성교육을 ‘성행위 교육’에 국한 시키기거나 부모가 일방적으로 ‘안돼’ ‘돼’ 교육을 하려는 태도 때문은 아닌지 살펴봤으면 합니다.
‘성’을 금기시하는 문화에서 자란 부모 세대에게는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운 주제입니다. 사춘기 자녀와 성관계에 관해 대화한다는 것만으로도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그에 반해 요즘은 아이들은 성주제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금기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성교육을 위해 부모나 믿을 만한 어른들과 개방적이고 건전한 ‘성 대화’를 나누길 원합니다. 문제는 자녀 주변에 그런 어른들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사춘기는 몸과 마음의 변화, 환경의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겪는 시기입니다. 성호르몬이 폭발합니다. 그만큼 성에 대한 궁금증도 많아지죠. 아이들의 정상적인 호기심은 또래 집단 안에서 잘못된 성 지식을 학습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권하는 성 표현물, 음란물 등을 접할 수도 있어 왜곡되기도 합니다.
실제 한국 청소년들의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2018년 질병관리본부가 청소년 6만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관계를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만 13.6세로 조사됐습니다. 또 전체의 5.9%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 사춘기 자녀의 성교육,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혹시 자녀가 보이는 성관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돌려주고 있지는 않은지 짚어봐야 합니다.
자녀의 성교육은 ‘성관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넘어 ‘성+관계’ 교육입니다. 사춘기 자녀의 성은 ‘행위’를 넘어 ‘생명’과 연결되어야 하고, ‘욕망’을 넘어 ‘선택과 책임’에 닿아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는 사춘기 자녀의 성행동을 어디까지 ‘허락’해야 할지 고민하기 전에 생물학적으로 부모가 될 수 있는 임신이 가능한 남자와 여자로 성행동의 올바른 선택과 예견된 결과에 책임감을 키우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성교육이란 내 몸과 마음의 참주인이 되는 인성교육입니다. 내가 존중받고 타인을 존중하는 생명 존중 가치관 교육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말, 내가 좋아하는 스킨십, 내가 좋아하는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탐색해가는 과정입니다. 결국 내 자신이 누구를 위한 ‘대상’이 아닌, 있는 그대로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존귀한 탄생으로 초대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인권교육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색깔과 빛깔을 내며 자라고 있습니다. 몸이 자라는 속도도 다르고 마음이 자라는 속도도 모두 다릅니다. 그 과정에서 혼란을 겪거나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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