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마사지로 사랑 전하는 ‘진도행복발사랑’ 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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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3.07.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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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발 어루만지며 제자 씻겼던 예수님 겸손과 희생 배워
‘행복발사랑’ 봉사단은 진도 지역 마을회관을 순회하며 무료 발마사지로 예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인의 행복을 전하는 순수 봉사모임이다.
지난해 10월 말 진도선교 90주년기념전도회의 일환으로 남선규 장로를 초빙해 열린 발마사지 교육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31명의 지원자 중 10여명이 봉사자로 활동을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40대 젊은 집사 부부부터 일흔을 훌쩍 넘긴 노인, 목회자 사모까지 봉사로 한데 마음을 모았다. 이들은 진도읍교회, 진도남부교회, 소포교회 등 이 일대 교회에서 의기투합했다. 이후 금골교회를 시작으로 단원들은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인근 마을을 찾아다니며 활동을 펼친다.
지금까지 보건소, 요양원 등 30여 곳의 시설을 방문해 500명이 넘는 이웃에게 행복을 전했다. 여기에 매주 안식일 오후에는 단원들이 출석하는 각 교회에서 봉사한다. 지역사회에 입소문이 나면서 벌써 올 연말까지 이들을 초청하는 일정이 꽉 차 있다.
대원들의 열의는 상상을 넘어선다. 가게 문을 닫고 봉사에 참여하는 부부, 점심도 거른 채 한걸음에 달려오는 장로님, 세 살배기 아이를 등에 업고 온 엄마, 새벽에 부랴부랴 일을 마치고 합류하는 노집사까지, 모두 분주한 일상을 잠시 뒤로 미루고 ‘행복발사랑’의 가운을 입는다.
수혜자는 주로 60대에서 80대 노인. 보통 한 마을에서 한 번에 30명가량이 도움을 받는다. 한 명당 대개 30분정도 걸리니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만만찮다.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 태어나 이런 호강은 처음이라며 눈물을 흘리거나 춤을 추는 이가 있을 정도다.
“저희들이 무척 고생을 많이 한다면서 손을 꼭 잡아 주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평소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마사지를 받은 후 푹 잘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하는 분도 계세요. 어떤 할머닌 신발신기도 힘들 만큼 발이 저리고 퉁퉁 부었는데, 마사지를 받고 날아갈 것처럼 가벼워졌다며 눈물을 훔치는 분도 계셨어요”
진도지역에서는 그동안 여러 방편의 선교활동을 시도했지만, 욕심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장기적으로 연계시키기엔 여러 모로 역부족이었다. 솔직히 지치고 힘들 때도 많았다. 하지만 발마사지봉사는 이웃과 접촉하기도 쉽고, 닫힌 마음문을 열기에도 좋아 선교효과가 뛰어나다.
실제로 교회에 다니게 되면 꼭 재림교회에 나오겠다는 주민이 적잖다. 지역사회에서는 “국가나 지자체가 해야 할 서비스를 대신해주니 정말 고맙다”며 감사의 인사가 들려온다. 이런 칭찬과 함께 어느덧 색안경을 끼고 봤던 사람들의 불편한 인식과 어긋난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단원들은 발마사지봉사가 아직은 ‘작은 불’이지만 곧 ‘큰 불’이 되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이런 활동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초반엔 이들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재림교회에 대한 오해와 편견, 강한 거부감으로 적대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봉사자의 수도 적어 손가락과 어깨 등 통증이 계속됐다. 익숙하지 않았던 일이라 무리가 따른 것이다.
단원들은 활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일부 봉사자는 손목에 테이핑을 하고 다닐 정도였다. 그러나 본인이 참여하지 않으면 동료가 더 힘들다는 걸 알기에 쉽게 자리를 비울수도 없었다.
여기에 7개나 되는 매트, 숯패드, 로션세트, 수건, 가운 등 활동에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짐도 많아 불편이 컸다. 특히 매트는 승용차에 실리지도 않아 곤란할 때가 많았다. 이동 중에 바람에 휙 날아가 버리는 일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들을 버티게 한 건 오직 세천사의 기별을 전하겠다는 일체감과 전도정신이었다. 선교 100년을 바라보는 진도지역의 복음화를 위한 열정이 ‘행복발사랑’ 봉사의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되어 주었다. 어느 특정인의 주도가 아닌, ‘푯대’를 바라보는 단원 모두의 합심과 관심이 끌고 당기고 밀어주는 동력이 되었다.
주변의 도움도 컸다. 진도지역선교협의회에서는 단원들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비 보조와 매트를 후원했다. 평신도협의회에서도 로션세트와 수건, 가운 일체를 지원했다. 이런 관심의 손길이 없었더라면 ‘행복발사랑’이 이처럼 짧은 기간 안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진도 행복발사랑’이 주목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자칫 단발행사로 그칠 수 있었던 봉사활동을 지속적인 선교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지역교회에서도 발마사지 봉사를 통해 전도의 접점을 만들려 노력하는 교회가 많은 시점에서, 이들의 활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수혜자가 교회로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땀내 짙게 배인 이웃의 삶과 생활의 현장으로 자신들이 직접 찾아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해 기독교인의 행복과 복음을 전하는 것이 이들의 차별화된 특징이다.
“예수님도 회당에서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으셨죠? 영혼을 찾아 직접 거리와 회중 사이로 나가셨잖아요. 저희도 재림교인의 사랑과 행복의 메시지를 들고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겁니다. 발마사지는 그런 접촉점에 있어 훌륭한 ‘도구’가 되는 거죠”
거기다 타인의 거칠고 냄새나는 발을 어루만지며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겼던 예수님의 겸손과 희생을 생각할 수 있어 신앙적으로도 매번 진한 감동과 깨달음을 얻는다. 이들은 ‘너희를 우리 하나님의 봉사자라 할 것’이라는 이사야 61장6절 말씀처럼 하나님의 부름 받은 봉사자로 순종하며 살 것을 매순간 다짐한다.
자리를 일어서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혹 다른 교회에서도 이런 봉사활동을 계획한다면 어떤 점을 유의하고 진행하는 게 좋겠냐고. 특별한 답이 나올 줄 알았더니, 역시 기본을 강조한다.
“협력이죠. 봉사하는 단원들과 곁에서 지원해주시는 분들의 협력. 같은 목표와 지향점을 향해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여기에 교회와 지역의 관심도 중요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 지선협과 평신도협의회, 지역교회 담임목사 등 여러분들이 격려해주시고, 후원해 주셔서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쪼록 이 기사를 보고 많은 분들이 봉사의 사명을 실천하는 성도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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