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추락사’ 사고사 가능성 배제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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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1.09.1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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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목격자 진술 확보도 없이 자살 추정
문 군은 지난 10일 오후 5시께 오산역을 지나던 용산발 광주행 새마을호 1115호에서 떨어져 철로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사고 원인을 두고 경찰이 자살로 몰아가고 있어 유가족과 학교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은 문 군이 무임승차를 한 후 승무원에 적발됐고, 식당 칸으로 가도록 조치된 후 다른 칸으로 이동하던 중 비상 레버의 플라스틱 봉인을 깬 뒤 문을 열고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는 (자살 말고는)다른 원인이 특정되는 게 없다. (개폐장치를)본인이 깨고 나간 걸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 같은 발표는 코레일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것이다. 유가족과 학교 측은 사고 발생 초기부터 줄곧 목격자 확보 등 제3의 객관적 진술을 확보해 줄 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증거물품 확보 등 초동 수사에 허점을 드러낸 채 사고 경위를 언론에 알렸다.
유가족과 학교 측은 단지 비상레버 봉인이 깨져 있었다는 것이 자살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인이 표 값 4,300원을 아끼려고 열차에서 뛰어내리는 무모한 행동을 할 리 없으며, 가정과 학교에서도 모범적으로 생활해 자살할 이유가 없다면서 출입문의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기관사들도 비상레버의 플라스틱 봉인이 깨져 있을 때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M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급하다 보면 (봉인이 깨진)이런 것들을 보고도 사실 임의로 넘기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또 연휴 기간 동안 기차를 이용했던 문 군의 친구들이 또 다른 새마을호 열차 편에서 강제개폐장치의 아크릴판이 훼손된 사례를 촬영해 제보하는 등 사고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도 열차 자동문의 잦은 고장을 지적하며 사고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의혹이 커지자 경찰은 해당 열차의 여객전무와 검표자, 기관사, 사고를 목격한 다른 열차의 기관사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며, 승무원의 업무상 과실이나 요금 관련 시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코레일 측도 “새마을호 열차 추락사고는 저희 열차 승무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며, 개인적인 추측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자제를 바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코레일 역시 사고 발생 사실을 알고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열차를 광주까지 운행했고, 사고 원인의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는 강제개폐장치를 도착역에서 수리하거나 파기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유가족과 학교 측은 경찰과 코레일에 사고에 따른 추락 원인을 면밀하게 조사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유가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체 부검과 깨진 아크릴 조각에 대해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14일 오후 12시 천안시 하늘공원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입관예배는 14일 오후 8시, 발인예배는 15일 오전 8시30분, 하관예배는 같은 날 오후 12시30분에 열린다. 장지는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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