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쿠바교회 김범기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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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1.04.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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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피폭 위험에도 복음사명 완수에 최선
김범기 선교사(PMM 4기)의 신학대학 동기가 졸업 당시 그에게 들은 ‘목양의 고백’이라며 얼마 전 기자에게 귀띔했던 말이다.
김범기 선교사는 지금 원자력발전소 원자로가 폭발해 방사능물질이 유출된 후쿠시마에서 불과 150Km 떨어진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혼자 남아 있다.
이번 원전 폭발로 후쿠시마현을 제외한 지역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이 바로 이바라키현이다. 이바라키현의 해안도시는 이미 방사능에 노출된 상태다. 그나마 내륙에 위치한 츠쿠바시는 다소 안전한 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람이 내륙을 타고 남쪽으로 흘러가다보니 방사능 노출에 대한 두려움이 상존한다. 이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의 상당수는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오사카, 교토 등 관서지방으로 이주시켰다. 그만큼 방사능에 대한 걱정이 공포수준이다.
김범기 선교사는 3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진 때문에 교회에 오지 못했던 교인들 방문도 다니고, 전화로 안부도 물으며 잘 지내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미루어왔던 말씀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그나마 전기와 수도시설이 모두 복구되어 다행이라고 했다. 기름도 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얼마 전부터 공급이 시작되어 인근 거리의 성도들은 직접 찾아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식사는 아내가 귀국하기 전 만들어놓은 밑반찬 몇 가지로 해결한다.
무엇보다 가장 염려되는 건 물이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 가도 식수 사기가 밤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현재까지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성인남성에게는 그다지 크게 위험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당국의 발표를 믿고 수돗물을 끓여먹고는 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김 선교사에게 ‘왜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가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라고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속내를 꺼냈다.
“목사가 없을 때 교인들이 겪을 심리적 불안감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제가 만약 귀국하게 되면 교회에 당장 예배 인도할 사람이 없을뿐더러, 엄청난 충격과 공포에 떨고 있는 이들을 위로할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저는 그들의 짐을 나누어 져야 할 사람입니다”
현재 츠쿠바교회에는 20여명의 교인이 남아 있다. 대부분 직장을 떠날 수 없는 남자이거나, 피난을 가지 않은 노인들이다.
김 선교사는 “원자력발전소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기 까지는 아마도 숱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도들의 곁에 있겠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실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한국 성도들의 걱정과 기도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며 “이번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보호와 신앙에 대해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복음사역이 부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기도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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