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아이를 만나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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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1.04.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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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아빠’ 장문호 목사의 입양가족 이야기
우리 가정에서 지성이는 셋째이다. 셋째는 키울 경제적 능력이 되는 사람이나 키우는 부의 상징이라는 말을 들으며 왠지 모를 서운함을 경험한 것이 몇 번이었는지 모른다.
자녀를 위해 기도해 줄 수 있고, 사람이 가진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값진 선물임을 아이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저에게 현실이라는 얄미운 ‘방해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아이와의 만남을 망설이게 하고 몇 번이나 포기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낳지, 웬 아들 입양?
우리에게는 이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되는 사랑스러운 두 딸이 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아들이 좋을까’ ‘딸이 좋을까’ 이야기하다 혹 아이가 딸이면 자신이 자꾸만 다르다고 속상해 할 수 있으니 아들을 입양해서 ‘자신이 아들이라서 누나들과는 다르다고 조금이나마 속 편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자’고 새로 들어올 아이를 위해서만 생각했는데 막상 아들을 입양하려 하니 또 사람들은 ‘아들이 없어서 아들을 입양하려고 하는 구나’라고 자꾸만 측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려면 그냥 낳지, 왜 입양하려고 하냐”는 이야기 또한 참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이야기조차 아이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나는 왜 엄마 아빠가 안 낳았어?“라고 지성이가 물으면 그때 당당하게 이렇게 대답하려고 한다.
“아빠와 엄마는 충분히 건강한 아들을 가질 수 있었는데, 그리고 아빠 엄마에는 그 아들이 꼭 필요했는데 지성이 널 위해서 그 귀한 자리를 비워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자리에 ‘지성이! 너’를 아주 귀한 선물로 보내 주셔서 채워주신 것”이라고 말이다.
왜 고생을 사서 하나?
하루는 아내가 말했다.
“이제 좀 편해졌는데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더 재미있는 내일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아이와 함께 씨름하며 지금까지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 자신이 없어...”
참 조용한 한마디였지만, 생각해보니 정말 힘든 길을 다시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어떻게 그 길을 다시 갈 수 있을까?'
반복해 생각해보아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없는 부담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더 큰 섭리 안에서 마련된 다 이해할 수 없는 길을 걷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슨 큰 이득이 되는 길도 아니고, 어떤 영화가 있는 길도 아니데 생각해보면 한숨 쉴 일들이 웃을 일보다 더 많은 고된 길 같은데...
그런데 막상 입양을 하고 보니 사랑하는 지성이와 보내는 시간들은 한숨 쉴 일보다 웃을 일이 더 많은 참 행복한 길이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만큼 분주하고 정신없는데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 시간이 가는 줄 모를 만큼 쉽게 지나는 따뜻한 일상이 되었다.
오랫 동안 하지 않던 아이 목욕시키기, 우유 먹이기, 기저귀 갈기는 머릿속에서는 분명 힘든 일인데도, 온 가족에게 오히려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되었다.
약하고 빈약한 생각은 절대로 이 길을 다시 가지 말라 하지만 오히려 이 길을 걷기 시작한 나와 우리 가족은 외면당하는 이 길에서 더 강해지고 풍성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지성이와 보낸 지난 한 달의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나에게 지성이는 ‘비움’과 ‘채움’인 것 같아. 아프고 속한 것의 비움. 그 자리를 채워주는 풍성한 채움 말야”
참 근사한 생각이었다. 나의 기분도 덩달아 흐뭇해졌다. 오늘도 우리 가족은 지성이와 이 멋지고 근사한 길을 행복하게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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