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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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대혼란의 시기입니다. 특히 자아중심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 시기의 자아중심성은 자기 스스로에 대해 급격하게 몰두하고, 자신의 사고 과정과 타인의 사고 과정을 구분하지 못하는 독특한 특성을 보입니다. 발달심리학자 데이비드 엘킨트 박사는 사춘기의 자아중심성을 ‘상상적 청중’과 ‘개인적 우화’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상적 청중’이란 자신과 타인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해 다른 사람도 자기만큼 자신의 관심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행동하는 특성을 말합니다. 이는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려 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더 신경 쓴 결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스스로 축소시키는 경향성으로 표출됩니다.
사춘기 아이가 거울 앞에 있는 시간이 왜 극적으로 증가하는지, 또래에 대한 동조 현상이 왜 증가하는지, 주변에서 ‘그건 네 착각’이라는 말을 들으면 왜 분노하는지 바로 이 상상적 청중이라는 자아중심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착각 속에 빠진 자신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변론하면서 방어하는 경험 그 자체가 사춘기의 사고가 질적으로 성장하고 확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타인에게 자기 생각을 설명하고 변론하는 연습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에 대한 경험과 타인의 경험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는 ‘개인적 우화’도 사춘기의 두드러진 특성입니다. 이는 사춘기 아이들의 비합리적이고 허구적인 관념을 말합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이 경험하는 우정과 사랑, 경험과 모험은 특별한 것으로서 다른 사람이
결코 경험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남들이 경험하는 죽음, 위험, 위기 등은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잘못된 믿음도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 우화가 심해지면 불멸의식이 야기됩니다.
불멸의식은 사춘기의 위험한 행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나도 “난 괜찮을 것”이라고 믿기도 하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이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만 생긴 특별한 경험이라고 착각한 나머지 “엄마가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아!”라며 더 깊은 우울감과 절망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춘기의 자아중심성은 다양한 대인관계의 경험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객관적 이해가 확장되면서 점점 사라집니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해가면서 조금씩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게 되고, 점차 상상 속의 청중을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상호작용 속에서 타인과 친밀감을 교류하고 감정적으로 안전하게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이 다른 사람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면서 개인적 우화를 줄여갑니다. 이렇게 사춘기는 시행착오를 극복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성장의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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