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합회의 총회는 聖會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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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0.01.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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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 등 성숙한 모습에 훈훈 ... 반복된 구태에는 아쉬움만
이번 합회별 총회에서 대표들은 한 회기동안 펼쳐 온 각 부서의 사업현황을 검토하고, 침체에 빠져 있는 지역 선교의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또 변화의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영적 지도자를 선출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교회연합회 행정조직 개편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의가 이어졌으며, 조직구조 개편에 따른 효과적인 선교전략과 정책을 협의했다.
각 지역의 대표들은 총회 개막에 맞춰 이번 총회가 교회의 현실에 맞는 전도정책을 조정하고, 합회의 당면과제와 선교발전을 위한 키워드를 찾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했다. 또 지도자 선출에 지나치게 무게중심이 쏠려 정작 중요한 선교방향성을 설정하고, 복음사명을 새롭게 인식하는 일이 뒷전으로 밀리지 않기를 희망했다.
호남합회의 김가일 원로목사는 총회에 부쳐 “모두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보다 앞서 가지 말고 주님의 뜻을 헤아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총회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오순절의 경험이 우리의 경험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회별 총회는 지도자 선출과정이나 의사진행 등 매 순서들이 과거에 비해 한층 성숙하게 이루어졌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장시간 발목을 잡았던 헌장 및 정관 개정 절차가 대다수의 합회에서 별다른 잡음 없이 매끄럽게 처리되었으며, 자신의 주장만 관철하려는 일부 대표들의 고집스런 모습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가운데 총회 개회 이전에 미리 대표들이 보고서를 받아 볼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공개해 면밀한 회의 참여를 도운 호남합회의 선진적 운영방식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서도 과거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구태가 재연되어 여전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교회연합회 행정조직 개편 논의를 두고 곳곳에서 씁쓸한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동중한합회에서는 결의를 앞두고 의장과 발언자간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어 ‘성회’라는 기대를 무색케 했으며, 영남합회는 촉박한 일정에 밀려 제대로 토의 한 번 하지 못한 채 “교회연합회는 한마디로 좋은 것”이라는 의장의 설명을 끝으로 속전속결 결의됐다.
충청합회에서는 대표자간 토론에서 “한국연합회를 대총회에서 독립시켜 독자적 선교체제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돌출발언이 터져 나와 일부 참석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호남합회에서는 당초 마지막 날 오전에 예정되어 있던 행정조직 개편 논의가 인선이 끝난 뒤 썰물처럼 빠져나간 대표자들로 인해 하루 앞당겨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장단 선출이 끝나자 대표의 절반이상이 자리를 떠난 것.
급기야 “한국 교회 100년 대계를 논의하는 중요한 문제에 이렇게 무성의할 수 있는가”라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이것이 우리 총회의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결국 총회는 회의 도중 돌아간 광주와 인근 지역 대표들에게 연락해 부랴부랴 재소집하는 광경이 표출됐다.
한 대표는 “우리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라며 “다음 총회에서는 기획 단계부터 모든 대표들이 끝까지 남아 합회 발전을 위한 책임행정을 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충청합회 경영위원회에서는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 “대표 선물을 끝날 때까지 지급하지 말도록 규정화하자”는 제안까지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늘 총회가 시작될 때면 “총회를 성회로 이끄는 것은 대표자들의 마음과 자세”라고 입을 모은다. 교단의 현실을 이해하려는 진지한 노력과 오직 하나님의 말씀 위에 교회를 세우려는 강한 의지, 급변하는 시대에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교회를 만들기 위해 선택해야 할 중장기 정책과 비전을 함께 모색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총회가 지나간 자리에는 여전히 아쉬움과 반성이 반복된다.
총회 대표들에게는 각 교회를 대표하는 권한이 주어져 있다. 때문에 그에 걸 맞는 책임감과 함께 매 과정에 충실하게 참여해야 하는 의무도 당연하게 주어져 있다. 성도들의 소중한 권리와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해 줄 것을 위임받은 것이다.
총회가 폐회할 때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나님께 대한 헌신을 가다듬으며, 교회가 처한 선교적 상황과 현실을 고려하면서 성회의 의미를 회복하길 바라는 것은 정녕 지나친 기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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