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개독교’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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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0.03.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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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 네티즌 500명 설문조사 ... ‘난 이래서 기독교가 싫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안티기독교 세력이 개신교를 비하하는 말로 입에 오르내리던 이 단어는 근래 들어 기독교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비속어가 되었다.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 세상의 댓글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어쩌다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가 이렇게 까지 ‘혐오대상’이 되었을까. 왜 사람들은 기독교(인)를 싫어할까.
기독교 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가 지난달 다음 아고라에 “당신은 왜 기독교를 싫어하십니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 동안 5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설문에 참여해 저마다의 답을 내놓았다.
사람들이 기독교를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사랑은 없고 욕심만 가득’ ‘권력과 결탁’ ‘수준 미달 목사들’ ‘예수 천당 불신 지옥’ ‘헌금 강요와 불투명한 재정 사용’ 등 부정적인 이유와 유형도 여러 가지였다.
‘도상무명’이라는 이름의 한 응답자는 “이웃을 사랑하는 게 아니고 개신교인들끼리만 사랑한다. 회개하기만 하면 죄 사함을 받아서인지 거리낌 없이 죄를 짓는 것 같다.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어 도무지 대화가 안된다”며 말과 행동이 다른 기독교인들을 꼬집었다.
‘송학’이라는 네티즌은 “예수님은 가난한 자와 힘없는 자, 심지어 원수까지 사랑하셨지만 지금의 개신교는 헌금을 많이 내는 부자만 사랑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기독교는)배타적인 정신으로 똘똘 뭉쳐 '악마다, 이교다' 하며 상대를 핍박한다”며 과연 예수님도 그러셨을까? 라고 반문했다.
‘Ramamakaga’라는 ID의 사용자는 “개신교는 이미 스스로 정화할 만한 힘이나 의지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며 “이미 거대한 정치적 기득권의 괴물이 되어 버린 지 오래로 한국 특유의 기복신앙과 자본이라는 달콤한 마약에 무한적으로 진화된 괴물”이라고 지적했다.
‘hello-chan’이라는 인터넷 이용자는 “하나님은 없고, 목회자가 그 자리에 서서 자신에게 헌신을 강요한다”며 “돈과 명예를 쫒는 목회자들의 야망이 절망스러운 현실을 느끼게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초코파이’라는 닉네임의 응답자는 “전도란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행위보다 개신교인들이 스스로 모범을 보여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며 믿음의 공간이 아닌, 인맥 형성의 공간으로 전락한 교회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밖에 “개신교인들은 존중과 전도를 착각하는 거 같다”며 “자신의 종교가 중요하다면 남의 종교도 존중할 줄 알아야한다”며 기독교의 배타성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대부분의 목사와 신자들이 헌금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잘 사는 사람은 그런 사람끼리 어울리고, 가난한 사람은 끼워 주지도 않는다”면서 기독교는 대표적인 집단 이기주의의 실체라는 지적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편, 이처럼 개신교가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비쳐진 까닭에 대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개신교의 모습이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기보다는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하나의 이익 집단과 같이 여겨졌기 때문”이라며 “교회가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등 사회에 기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받는 비난의 원인 중 하나는 그동안 사회와 소통하려 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진리를 선포하고, 상대방을 단순히 전도 대상자로 여기는 태도에 기인한다”며 “교회는 기독교인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기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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