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7.27’ 김한나 대표가 추천한 ‘이 책’
페이지 정보
권기쁨 명예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9.10.26 16:12
글씨크기
본문
20세기 미국 소설의 정수 <위대한 개츠비>를 만나다
‘이 한 권의 책’ 주인공은 지난 7월 미국 의회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이 통과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멤버 7.27>의 김한나 대표를 초대했다.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김한나 대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대학교에서 학부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조지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입법관계’를 전공하며, 미 평화봉사단 본부와 평화연구소 등에서 봉사하며 세계평화를 위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쟁의 상흔을 어루만지며 하늘의 평화와 사랑을 이웃들에게 전하고 있는 김한나 씨를 만나본다.
▲먼저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청소년 여러분에게 인사의 말씀을 전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리멤버 7.27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한나입니다. 이렇게 방송을 통해 청소년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반갑습니다.
▲그동안은 저희가 게스트를 모시면 책 이야기부터 시작했는데, 오늘은 특별하게 초대손님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앞서 김한나 씨를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다고 소개해 드렸는데, 이 법안이 어떤 내용인지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법안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을 기리기 위해 7월 27일에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하도록 하는 법입니다. 이 법안을 통해 미국의 국기법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개별 전쟁을 기리기 위해 조기를 다는 기념일을 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씀 들었습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으실 것 같은데요?
- 그동안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라 불리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안 통과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게 되고, 다시한번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에게도 많은 참전용사들이 ‘감사하다’는 인사를 개인적으로나 이메일로 연락이 와서 참 뿌듯하고,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한국전쟁이 다른 전쟁과 달리 아직 휴전상태라는 사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 미 하원의원 435명의 사무실을 모두 방문해 지지를 요청하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직접 만나 취지를 설명하는 등 한국전쟁의 의미를 재조명해 주길 요구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언뜻 생각해도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 운동을 추진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그리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내셨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만나서 취지를 설명해야 하는 분들이 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내가 어떤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지 모르니까 그분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전화를 해도 바쁘다고 하고, 만나주지도 않았지만 2년 동안 꾸준히 노력하면서 접촉하니까 상대방도 ‘정말 이 사람은 이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들의 신뢰를 얻은 게 이 법안이 통과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리멤버 7.27>이 앞으로 해야 할, 그리고 하고 싶은 사업들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의 재림청년들과 함께 추진하고 싶은 사업도 있을 텐데, 향후 계획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 제가 이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쟁이 여전히 휴전상태라는 것을 인식하고, 정전 일을 기억하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이 정전 일이 평화협정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한국의 청년들과 이런 문제에 대해 논의하길 원하고, 같이 힘을 기울여 나가길 바랍니다.
특히 내년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많은 참전용사들이 한국을 방한하실 텐데, 그때 저와 같이 그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말씀을 수집해서 한국전쟁을 인식하고, 기억하고, 배우는데 재림교회 청소년들이 많이 동참해주길 바랍니다.
▲네. 모쪼록 그 계획들이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오늘 저희들에게 추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 ‘위대한 개츠비’는 흔히 ‘재즈의 시대’라 불리는 미국의 1920년대를 배경으로 무너져가는 아메리칸드림을 예리한 필치로 그려낸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소설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작품입니다.
지금도 미국의 20세기를 대표하는 우수문학작품을 꼽으라면 항상 ‘톱10’에 들어가는 훌륭한 작품인데요. 미국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이 책은 평단으로부터 “192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가장 잘 반영한 20세기 미국 소설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인데, 이 책을 저희들에게 추천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미국이 가장 번창하던 1922년이에요. 1929년 발생한 대공황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 당시의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참 부유했고, 번창했지만 지금은 대공황시대에 버금갈 정도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통해 옛날 뿐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현대의 미국 사회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우리가 읽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 책은 뛰어난 작품성 덕분에 우리나라 대학에서 영문과 교재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입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읽으면 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까요?
- 모든 책이 그렇듯 그 책을 쓴 작가의 삶을 먼저 이해하고, 책을 읽으면 더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피츠제럴드라는 작가의 삶과 책의 주인공인 개츠비의 삶을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위대한 개츠비’를 쓴 동기도 그렇고, 등장인물에 대한 접근도 더 가깝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여러 요인 중 하나는 책 곳곳에 모티브와 테마들이 아주 많이 담겨져 있어요.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의 지리적인 상징성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예를 들면 동쪽은 옛날 귀족풍의 시대를 그대로 산다거나, 서쪽은 새로운 개척과 창조를 통해 아메리칸드림을 이뤄간다거나 하는 등의 상황을 인식하면 책을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현대 물질문명의 황폐한 이면을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묘사한 이 책은 젊은 날의 야망과 절망, 욕망에 대한 집착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 책에 나오는 아메리칸드림은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끝부분에 가서는 씁쓸할 정도로 해피엔딩은 아니지요. 하지만, 제가 청소년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왜 그 꿈을 성취하고 달성하고자 하는지 목적의식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에요.
제 생각에 개츠비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과정에서 목적 자체를 잃어버렸던 것 같아요. 이 방송을 보시는 청소년 여러분도 앞으로 꿈을 이루려 할 때, 자신이 왜 이 목표를 이루려 하는지 목적의식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 피츠제럴드의 빼어난 문체와 시적이고 예리한 묘사에 감탄했는데요. 평론가들은 내용 전체를 이끌어가는 형식미가 완벽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더군요. 김한나 씨는 이 책의 어떤 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 너무나 인상적인 장면이 많아서 하나만 콕 찍어 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작가 피츠제럴드의 문법과 어휘력은 많은 평론가들이 감탄할 정도로 우수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라기는 먼저 번역본을 읽고, 나중에 원문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개츠비가 죽은 후 장례식에 그 많던 친구들은 아무도 오지 않지만, 멀리 미네소타에서 아버지가 찾아오세요. 아버지는 이전에 전혀 언급도 없고, 등장하지도 않아요.
아무도 없는 쓸쓸한 장례식에서 아버지는 이 책의 화자인 니크에게 개츠비가 어려서부터 마치 시간표를 짜듯 살아왔던 과정과 계획서를 보여주세요. 그가 얼마나 부지런히 살아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죠. 그것이 개츠비라는 인물과 인생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친근감을 생기게 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저는 그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개츠비는 해안 건너편에 있는 데이지의 집에서 비쳐오는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며 자신의 사랑과 희망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하는데요. 그래서 그 초록 불빛을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기 위한 ‘희망의 상징’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개츠비가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사랑이라는 희망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것처럼,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한나 씨에게도 ‘희망’과 ‘믿음’의 대상의 있을 것 같은데요?
- 개츠비는 자신의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때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정도로, 부단히 노력하면서 부지런히 살았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면서 사는 삶. 그것이 개츠비를 위대하게 만든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어요.
저에게 희망과 믿음의 대상은 내가 나중에 어떤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내는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닌, 내게 주어주신 이 값진 시간들에 최선을 다해서 나중에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는 칭찬을 듣고 싶은 것이 저의 ‘초록 불빛’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시면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 법안을 통과됨으로써 제 활동이 끝난 게 아니에요. 아직 7.27의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국전쟁은 여전히 휴전상태이고, 이날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일하고 싶어요.
진정한 화해가 이뤄짐으로써 평화가 정착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동참해 주실 분들은 눈여겨 봐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특집
-
인공지능 시대, ‘목회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24.10.24
-
인공지능 시대, ‘재림성도’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24.10.24
최신뉴스
-
[현장] 한국선교 120주년 기념 금요 특별예배 2024.11.09
-
‘선교 120주년’ ... 오늘, 성회의 막이 오른다 202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