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웠던 일은 의명대와의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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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9.02.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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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마을 초대석> 퇴임하는 서광수 삼육대 총장과 함께
서 총장은 지난 9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나눈 재림마을 뉴스센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4년 동안 총장으로 재직하며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와 소회를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재임 기간 중 ‘개교 100주년’ ‘삼육의명대와의 통합’ ‘개교 100주년 기념관 및 제3과학관 신축’ 등 유난히 굵직한 사업들을 풀어헤쳐나간 서 총장은 “개교 100주년에 총장으로 재임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다”며 “특히 통합을 이루고 100주년을 맞게 되어 하나님의 은혜에 정말 감사했다”고 회고했다.
서 총장은 통합계획안이 1차 심사에서 승인보류 되었을 때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심사위원장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귀교에서는 입학시험에 1차로 불합격시키면 2차로 넣어주는 길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서 굉장히 혹독하게 다그쳤다는 것.
서 총장은 “1차 심사에서 보류되었다 2차에 통합이 승인된 것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배우는 교훈이 많았다”며 “그때의 기쁨이나 감사함은 다시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고 미소 지었다. 서광수 총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다.
▲먼저 재림마을 가족 여러분께 인사의 말씀과 함께 퇴임의 소감을 전해주십시오.
- 제가 금년에 침례 받은 지 50년이 되는데, 이렇게 재림마을을 방문하게 된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기축년 새해 여러분 모두 복의 근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가 은퇴한다는 것을 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마지막 졸업식을 하고 나니까 '아, 이제 내가 은퇴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의 총장 임기 4년과 정년 65세가 맞아 떨어져 이렇게 퇴임을 하게 되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은혜와 축복 가운데서 이 지경을 마칠 수 해 주신 하나님과 뒤에서 저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총장님은 ‘개교 100주년’ ‘삼육의명대와의 통합’ ‘개교100주년기념관 및 제3과학관 신축’ 등 재임 기간 중 유난히 굵직한 사업과 이슈가 많았던 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 개교 100주년에 총장을 재임했다는 것과 통합을 한 후 100주년을 맞게 되어 하나님의 은혜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통합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문제들을 여기서 다 얘기한다는 것은 시간도 안 되고, 복잡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는 필요한 때, 필요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두셔서 그들이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린벨트, 군사보호지역 등 여러 가지 규제 때문에 건물 짓기가 너무 어려웠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된 사람을 통해 일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개교 100주년을 맞은 해의 총장이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고 영광스러운 일이었을 것 같은데, 당시를 회고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당시 가장 의미 깊었던 일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 우리 교단 소속 대학의 총장들을 모시고 세미나를 한 것입니다. 아마 우리 교단 역사에서 처음 하는 일이라 그럽디다. 24개국에서 34명의 총장들이 참석해서 세미나를 했습니다. 거의 1/3이 참석한 것입니다.
정말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대단히 좋은 세미나였습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저희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일을 위해 전 세계의 재림교인들이 우리를 주목했고, 많은 분들이 직접 현장에 참석하셨습니다. 그런 훌륭한 행사를 갖게 되어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총장님은 취임 초기부터 ‘의명대와의 통합’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내외에서 반대의견과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인데, 당시 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가셨습니까?
- 이 대학에는 365일 꺼지지 않는 새벽기도회가 있습니다. 저희가 매일 새벽마다 하나님께 여쭈어보고 일을 추진했습니다. 의명대학 총동문회에서 강하게 반발하는데다 안에서도 반대하는 교수들이 있었고, 정부에서는 정부대로 우리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1차 심사에서 건물이 모자라 승인이 보류됐습니다. 당시 심사위원장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 “귀교에서는 입학시험에 1차로 불합격시키면 2차로 넣어주는 길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서 굉장히 혹독하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차 심사에서 조건부로 최종승인을 받았는데, 이제 제3과학관이 지어지면 필요한 모든 조건이 모두 갖춰지게 됩니다.
1차 심사에서 보류되었다 2차에 통합이 승인된 것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배우는 교훈이 많았습니다. 우리 자체 내에서 새롭게 정신을 차리는 자극도 되었고, 잘 모르는 것도 많이 배우는 공부가 되었고, 대외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는 결과적으로 축복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차에서 안된다고 슬프고, 힘들고, 눈물도 흘렸지만 2차에 승인됨으로써 더 좋은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통합계획안이 1차 심사에서 승인보류 되었다가, 2차 심사에서 최종승인을 받았는데, 승인이 보류되었다는 소식을 보고받으셨을 때의 심정은 어떠셨습니까?
- 당시 의명대학은 학생모집을 하지 않고 통합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통합이 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통합이 되지 않으면 학교에 큰 손실을 입히게 되니까 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들이 모두 그만둘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전임 총장은 빠르면 2007년에 될 것이다. 늦으면 2009년까지도 갈 수 있다라고 숙제를 주었습니다. 저는 부임하자마자 통합작업을 추진했습니다. 당시에는 행정자로서 ‘금년에 안 되면 안 되겠다’는 나름의 판단이 섰었습니다.
하지만, 마치 자동차가 속도가 빠르면 저항이 많은 것처럼 통합을 빨리 추진하려니까 저항이 얼마나 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연시키면 반대하는 힘이 확산되고,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일이 더 힘들어질 것을 알았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최종적으로 통합이 승인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정말 그때의 기쁨이나 감사함은 다시 말할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복잡한 규제와 행정적 제재를 풀고 ‘제3과학관’이 한창 건축 중에 있습니다. 이처럼 삼육대가 이제는 외형적으로 교육여건을 잘 갖추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점들이 더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과거 대학을 떠났다가 20년 만에 대학에 돌아와 보니까 전국 대학 교육시장이 아주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학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절반 정도의 대학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그래서 각 대학마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고, 우리 대학도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건물을 지었지만, 앞으로 더 필요한 건물이 많을 것입니다.
동시에 특색 있는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대학은 영어 잘하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제화시대를 맞아 영어특성화교육을 철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우리가 지난 100여 년 동안 해온 보건복지특성화교육과 성경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인성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특성화 교육을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는 교수들이 힘을 모야야 하고, 또 교수들의 연구력과 실력이 더 강화되어야합니다. 교수들의 헌신과 실력향상, 신앙이 확고해지면 우리 대학은 앞으로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앞으로 삼육대가 풀어야 할 당면과제는 급변하는 현대교육시장에서 장.단기 전략과 효과적인 운영방향을 정해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후임 총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 주십시오.
- 후임 총장님은 이 대학에서 30년간 근무한 훌륭한 교수이자 교육감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가 구태여 말을 하지 않아도 잘 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래도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총장님이 중심이 되어 굳게 서서 영적으로, 또 실력으로 굳건히 서있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위에 있는 모든 교수들이 다 모여 하나가되고, 그렇게 해서 합해지면 이 대학은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앞서 짧게 언급해 드렸지만, 총장님께서는 40여 년 간의 교역기간 동안 교육가, 목사, 행정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하셨습니다. 이제 은퇴를 앞두고 총장님께서는 역사에 어떤 분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 저는 (사역기간 동안)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래서 역사가 나를 어떻게 볼 것이냐, 역사에 어떻게 기억되는 사람이 될 것이냐는 정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가끔 후배목사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제가 사역을 시작하고 7번 이사를 했는데, 옮길 때마다 전혀 다른 직종으로 옮겼습니다.
처음 영남삼육중고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그 다음에 삼육대 교수로 왔고, 이후 한국연합회 교육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잠실교회 담임목사로 봉사했고, 곧 부산위생병원장으로, 영남합회장으로 일하다 삼육대 총장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저는 교회의 결정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생각하고 순종했고, 어떤 일을 하던 가는 곳마다 ‘이 일로 내가 은퇴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근무했습니다. 후배들에게 가끔 “내가 목회를 하는 동안 설교를 잘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설교를 소홀하게 준비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소홀하지 않게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도 만약 ‘한 우물’을 팠으면 물이 많이 나오는 깊은 우물을 팠을 텐데, 자꾸 옮게 다니는 바람에 일을 서투르게 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42년 동안 7가지 일을 하면서 한 가지도 깊이 있게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퇴임 후에는 어떻게 지내실 계획입니까?
- 근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우선은 좀 쉬고 싶습니다. 그간 행정을 하면서 대학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나님께 의지함으로 사역을 마치게 된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 대학에 올 때 총장 일만 하겠다고 했었습니다. 이 직임에 ‘올인’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었지만 목한 게 많습니다.
우선 책도 좀 읽고, 서예나 악기를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 혹시 나의 건강과 힘이 남아서 하나님께서 다른 일을 하라 하시면 또 필요한 곳에서 봉사하겠습니다. 하나님이 인도해 주시는 대로 따라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재림마을 가족 여러분에게 인사와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십시오.
- 저는 교육부장 재직 시 학교를 방문하면 교사들에게 디모데전서 1장12절 말씀을 항상 강조했습니다. 이 말씀 중 하나님께서 나를 능하게 하셨다는 것은 나는 무능한데 주께서 나에게 능력을 주셨다는 뜻이고, 충성되게 여긴다는 말씀은 내가 충성되지 않은데, 충성된 사람으로 간주해서 직책을 맡기셨다는 뜻입니다. 저는 사역을 하면서 이 말씀을 가슴에 두고 살아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부족을 채워주셔서 일꾼으로 만들어주십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는 주의 종으로 열심히 일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때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하면, 그분은 ‘결과적으로 축복해 주시는 분’이라고 정의합니다.
로마서 8장28절에 하신 말씀처럼 나는 평생 나에게 손해를 끼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혹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 나에게 손해를 끼쳤다 하더라도, 그 손해가 나에게 손해로 끝나지 않고,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나의 길을 축복으로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비록, 요셉은 형들이 팔아먹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애굽의 총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형들은 요셉에게 원수가 아니라 은인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과 충성되게 여기시는 인정을 통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에게 결과적으로 유익하게 된다는 사실을 믿는 재림가족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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