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달인이 되는 그날까지 도전은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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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9.02.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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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쁨 양의 삼육외국어학원 잉글리시바이블캠프 체험기
하지만, 건물들이 죄다 비슷비슷하게 생겨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밥을 먹으러 가야하는데 식당이 어디 있는 건지, 집회에 참석해야 하는데 강당은 대체 어디에 있는지, 강의실은 어디 있는 건지, 숙소는 또 어디에... 온통 낯설고 어리둥절할 뿐이다.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린 SDA삼육외국어학원(학원장 김시영)의 잉글리시바이블캠프 이야기다.
나는 학원에서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 지은이와 함께 캠프에 참가하게 됐다. 이제 겨우 1단계 새내기인 우리는 설레는 마음과 기대감으로 양평 영어마을에 도착했다.
캠프는 ‘Opening Ceremony’로 시작됐다. 외국인 강사들로 구성된 경배와찬양팀의 신나는 율동과 찬양이 가장 먼저 우릴 반겨주었다. 하지만, 아직은 전혀 알지 못하는 노래. 따라 하기 쑥스럽기도 하고, 어색한 율동. 그 속에 그냥 우두커니 서있는 내가 있을 뿐이었다.
곁눈으로 힐끔 바라 본 지은이는 전국 41개 분원에서 모인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수강생들의 모습에 짐짓 놀라는 눈치다. 하지만 원어민들과 함께 노래도 하고, 준비된 연극도 보면서 즐거워한다.
곧 강사 전부권 목사님의 말씀이 시작됐다. 하나님의 사랑. 그가 캠프기간 내내 우리에게 전해주기 원하는 단 한 가지 주제는 그것이었다. 나 같은 기존 재림교인도, 지은이 같은 비교인도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간접적으로나마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설교였다.
목사님의 강의는 살아있었다. 5번의 말씀선포시간 동안 그는 강력하게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했다. 우리의 기도를 응답해 주실 수밖에 없는 다정하고 자상하신 하나님. 그 분이 바로 나의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나에게 속삭이시는 하나님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교회에 다니지 않는 지은이에게는 혹 설교가 딱딱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지은이는 목사님이 군 복무 시절 신앙 때문에 겪었던 고초를 듣고 “그분의 깊은 신앙심이 대단하게 느껴졌다”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순간이었다.
목사님의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이를 영어로 통역해주신 킴 엘리스 선생님도 인상적이었다. 통역을 듣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공부가 된다는 느낌이었다. ‘아! 이런 문장이 저렇게도 표현이 되는 구나’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저렇게 쉽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영어를 너무 어렵게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캠프 기간 동안 캠퍼스에서는 여러 가지 세미나들이 진행되었다. 우린 그중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두 강의를 선택했다. 우선 ‘Konglish Clinic’. 평소 쓰던 잘못된 영어 표현들을 바로잡아주는 수업이다. 다른 참가자들과 조별로 나뉘어 영어로 대화를 하고, 각자의 의견도 공유하며 틀린 문장과 문법을 고쳐나갔다.
다음 세미나는 ‘English in Movie’. 미국, 영국, 스코틀랜드 등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의 영화를 한 장면씩 보여주고 그 차이를 알아보는 시청각 수업이었다. ‘영어’라는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발음이나 억양이 정말 다른 모습을 보고 마치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고 온 것 같았다.
세미나 활동에 참여하면서 우린 영어를 꽤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이 무척 부럽고, 왠지 우리 자신이 작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영어의 달인이 되어야겠다는 욕심과 다짐도 새록새록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린 기필코 6단계까지 ‘패스’하자는 약속을 굳게 결의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생님과 각자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또다른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Family’라는 소그룹 활동 시간이었다.
같은 학원의 수강생과 교사들이 둘러앉아 성경말씀에 대해 문제도 풀고, 노래도 부르고, 기도도 하면서 편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주제는 ‘창조와 진화’. 창세기 1장1절부터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창조와 진화론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풀어놓았다. 교인도, 비교인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화주제여서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덧 영어마을 생활에 익숙해졌다. 길을 물어보지 않고도 목적지를 척척 잘 찾아다니고,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네는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
처음엔 수줍고 어색했던 경배와찬양의 율동도 이젠 제법 익숙하게 따라 부르고, 영어노래도 자연스럽다. 지은이 역시 원어민 선생님들을 따라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며 즐거운 표정이다.
빡빡하다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자못 긴 시간 동안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일이 정말 쉽지만은 않았지만, 매 순서가 유익하고 교훈적이어서 시간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매력적이었다.
이렇듯 잘 준비된 순서들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든 우리는 점점 이곳의 한 일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그때, 또 한 번의 신선한 충격이 우리를 찾아왔다.
바로 침례식이었다. 이 캠프를 통해 모두 119명이 침례를 받았다. 놀라웠다. 평소 학원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전도를 한다고 ‘채플데이’를 만들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 함께 목사님과 선교사들의 영향력이 수강생들에게 어마어마하게 미쳤던 것이다.
침례식 광경을 바라보며 ‘삼육외국어학원은 실로 하나님께서 크게 쓰시는 기관이구나. 역시 살아계신 하나님이시구나. 그분께서 여기에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캠프에 오기 전까지는 전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지은이도 내게 “침례라는 의식이 무척 성대하고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속삭였다.
지은이는 “침례가 구원의 표이며, 침례를 받게 되면 죄의 몸이었던 옛 사람은 죽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고 했다.
어느덧 2박3일간의 캠프가 마쳐지는 시간.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은 나와 지은이에게 새로운 도전과 색다른 추억을 선물하기에 충분했다. 원어민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학원에서는 미처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하게 되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를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더 이상 영어가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큰 소득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의 촬영지인 영어마을의 구석구석을 알게 된 것은 보너스였다. 많은 면에서 유익하고도 유쾌한 시간이었다. 지은이도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육외국어학원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 여름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모습으로 수강생들을 초청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혹 다음 캠프에서는 침례복을 입은 지은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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