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균아 기다릴게\" 친구들의 못다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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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9.05.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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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유응원 담긴 일기장 펼쳐보지도 못한 채 빈소 한 켠에
이 노트는 고인의 같은 반 친구들이 희균 군의 완쾌를 바라며 하루하루 돌아가면서 쓴 릴레이 일기장. 장주리 선생님이 정성을 다해 손수 만든 소중한 노트다.
아이들은 이곳에 매일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을 담은 편지를 써내려갔다.
지난 4월 9일부터 시작된 편지에는 '배고프다'는 밉지 않은 푸념부터 날씨 이야기, 중간고사 모의고사 등 시험 이야기, 꼭 완쾌되어 다시 만나자는 약속 등 소소한 일상과 이야깃거리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아이들은 이 노트에 눈부시게 파란 하늘만큼이나 아름다운 그림과 시, 용기를 북돋는 희망의 무지개를 그려 넣었다.
"조금 전에 너를 보고 왔다. 지금쯤 검사를 받고 나왔을까? 잘되면 뭐라도 먹어서 살이 좀 붙었으면 좋겠어. 내가 한 턱 내기로 했던 것 기억나지? 빨리 나아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이젠 돌아올 때도 됐잖아. 어서 학교에서 봤으면 좋겠어. 오늘은 너의 얼굴이 아른 거려 기도의 동산에 올라가 하나님께 기도했다. 내 사랑하는 친구 빨리 낫게 해 달라고..."
"희균아, 이번 일로 우린 많은 것을 배웠단다. 우리에게 정말로 소중한 게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
선생님이 쓴 일기도 눈에 띈다.
"네가 수업에 있었다면 두 눈을 초롱초롱 뜨고 정말 열심히 수업을 들었을 텐데... 얼른 공부하러 와야지? 열심히 공부하고, 멋진 인생 설계해야지..."
희균 군의 생일이었던 지난달 23일 일기엔 축하의 글이 넘친다.
"너를 태초부터 계획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너의 길을 인도하실 거야. 우리 그 사실을 믿어. 내년 생일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하지만 친구들의 일기는 5월 7일을 끝으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아직도 해야 할 많은 이야기와 여백을 남긴 채.
희균 군은 끝내 펼쳐보지도 못한 이 다이어리는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꽃잎이 되어 뿌려졌다. 그러나 친구들의 따스한 사랑의 메시지가 있어 그는 결코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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