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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수 선교사의 ‘아프리카 PMM 보고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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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수 통신원 통신원 kbtlove@kuc.or.kr 입력 2009.03.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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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의 도시’ 콩고 부템보에서의 첫 일주일
정효수 선교사가 담임목사로 배정된 차갈라교회의 공사현장. 한국의 한 독지가가 보내온 헌금으로 건축이 시작된 이 교회는 1,000명이 넘는 교인을 수용할 수 있다. 사진기자 정효수
3월 3일(화)
많은 분들의 기도와 격려, 그리고 하나님의 돌보심 가운데 우리 가족은 무사히 콩고에 도착했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콩고 부템보의 마하 하우스(Maha house)에 들어설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가족이 6년간 살게 될 곳이다.

1년이 넘도록 준비를 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콩고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콩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와서 보니 일순 가슴이 답답해진다.

인구 60만 명이 모여 산다는 이 도시에 포장된 도로가 한 군데도 없을뿐더러, 울퉁불퉁 심하게 파여 자동차가 제대로 다니기 힘들 정도다. 게다가 흙먼지는 얼마나 심한지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기 일쑤다.

전기도 없고, 물도 귀하고, 거기다가 사람들은 가난에 찌들려 고달픈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어쩌면 이들이 우리보다 하늘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만큼 더 하늘을 사모할 테니 말이다.  

따지고 보면 이 사람들이 우리보다 훨씬 하늘과 가깝게 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곳 부템보(Butembo)의 고도가 해발 1800m나 되니 말이다. 말 그대로 부템보는 ‘산 위의 도시’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아프리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덥지도 않고, 공기도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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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수)
이른 아침, 북키부대회 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직접 우리 집을 찾아왔다. 이미 양승천 선교사께서 북키부대회의 많은 일들을 협력해 일 해왔기 때문에, 이곳 관계자들과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오전 동안 우리가 담당해야 할 사역에 대해 협의했다.

오후에는 내가 담임목사로 배정된 차갈라(Chagala)교회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한국의 한 독지가가 보내온 헌금으로 건축이 시작된 이 교회는 1,000명이 넘는 교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마치 원형경기장을 닮은 둥근 형태의 모습이다.

지금은 합회 이전을 위해 합회 부지와 함께 구입했기 때문에 자금문제로 건축이 잠시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완공되면 아마 콩고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가 될 것이다.  

공사현장 바로 옆에는 유칼립투스 나무숲이 울창하게 뻗어 있다. 앞으로 이곳에 기도의 동산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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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목)
무티리 BMW위생병원을 방문하여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 병원은 우리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BMW선교회 전경수 목사가 나체부족 벧엘교회 선교활동을 왔다 딸과 함께 말라리아에 걸려 치료를 받았던 곳이다. 당시 이 병원의 열악한 상황에 마음 아파하던 전경수 목사가 병원 운영에 관심을 갖고, 이후로 BMW선교회에서 적극 후원하고 있다.

병원 이사회는 아예 이름을 무티리 BMW위생병원으로 바꾸었고, 양승천 선교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특히 이 병원을 위해 양승천 선교사의 부인이 헌금을 해 최근 산부인과병동을 새롭게 건축했다.  

그러나 건물만 지어졌지 의료장비나 시설이 전혀 없는 상태. 다행히 얼마 전 서울위생병원에서 X-ray와 초음파기계 등 중고의료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해 주어 현재 컨테이너에 실려서 이곳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오는 5월 1일부터는 일주일간 BMW에서 무료진료와 함께 바로 옆에 있는 무티리교회에서 전도회를 개최하는데 병원의 많은 관계자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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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금)
부템보에서 자동차로 2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루캉가삼육대학을 방문했다. 한국의 삼육대학처럼 이곳에서 콩고의 목회자들이 배출된다. 대학 주위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비롯한  재림교인 촌락이 형성되어 있다.

특히 이곳 신학생들 가운데는 현직 목회자들도 있었다. 교육을 받지 못하고 목회현장에 나가 활동하는 목회자들이 많은 것이다. 이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신학수준은 높지 않은 상황인 것 같았다.

오후에는 이곳에서 약 20분가량 떨어져 있는 북키부대회를 방문했다. 약 50년 전 교회가 핍박을 받던 시기에 깊은 산골로 들어왔다고 한다. 사실상 행정기관으로서의 구실을 하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었다. 오히려 기도원이나 연수원이 있으면 좋을 장소였다.

대회에서 PMM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그동안 우리가 어떤 준비과정을 통해 콩고로 오게 되었는지 파워포인트 자료를 준비하여 함께 나누었다.

콩고의 목회자들은 자동차는커녕, 어쩌다 몇 명이 오토바이를 갖고 있을까 교통수단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회의 지도자들도 한국과 비슷한 비싼 연료비를 감당하면서 목회자들을 방문하기 어렵다. 그래서 마하선교회와의 협력으로 대회사무실을 교회가 가장 많은 부템보에 이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곳 북키부대회는 남한의 1.5배 넓이에 산재해 있는 288개의 교회와 245개의 예배소를 72명의 목회자들이 돌보고 있다. 그 가운데 안수목사는 46명이 있다.

익히 알려져 있듯 오랜 내전으로 북키부지역은 콩고에서도 생활이 가장 힘든 지역이다. 당연히 재정도 부족해 대회가 제 구실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마하선교회의 활동이 대회로서는 큰 힘이 된다. 선교회 역시 대회의 직접적인 행정지원을 받기 때문에 보다 쉽게 일을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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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안식일)
무티리교회에서 안식일 설교를 했다. 부템보 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다. 이곳 사람들의 삶은 정말 힘들고 고달프지만 오히려 신앙에 대한 열성만큼은 어느 곳에 뒤지지 않는 것 같았다. 이곳 신자들의 뜨거운, 그리고 감동적인 찬양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1,000명이 넘는 신자들이 앉을 자리가 없어서 아이들은 땅바닥과 단상 위에서, 일부는 교회 밖에서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듣는 모습은 참 감동적이었다. 우리 한국도 교회들마다 저렇게 신자들로 가득차면 얼마나 좋을까?

이들의 삶이 고달프기 때문에 어쩌면 안식일을 더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예수님께서 더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 이 갈급한 영혼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하늘에 데려갈 수 있도록 매일 제게 주어진 책임을 성실히 감당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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