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도의 히딩크’...“내 능력 원천은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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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8.07.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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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FC 프로축구단 알툴 감독과 함께②
알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어느 나라 선수들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뚜렷한 목표의식과 강한 체력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 축구는 이미 놀라울 만큼 많이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지금의 파워와 스피드에 새로운 경기철학과 변화를 주입한다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기량이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맡고 있는 제주FC를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경기를 풀어가는 컬러를 지닌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사령탑을 맡은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내가 원하는 축구는 좀 더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펼치는 것”이라며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전술을 구사해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특히 “관중들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할 만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결과를 떠나 팬들이 ‘재미있는 경기를 봤다’고 말할 수 있는,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축구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물론, 우승에 대한 욕심도 빠트리지 않았다.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 6강 진출이지만, 시즌이 끝날 때는 우승컵을 손에 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이다. 알툴 감독은 그간 여러 차례의 인터뷰에서 “어느 팀으로 가든 목표는 우승”이라며 “우승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야심찬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다짐의 중심에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전폭적인 신뢰가 깔려있다. 시편 91편 말씀을 삶의 지표로 삼고 있다는 그는 “내가 원하는 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게 아니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그분의 손에 맡길 뿐”이라고 고백했다.
독특하고 과학적인 훈련방법 등 월드컵 4강 신화 히딩크와 닮은 꼴
알툴 감독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히딩크 감독과 여러 모로 닮은 면이 있다. 반백의 머리색깔이나 뚜렷한 이목구비 등 외모도 얼핏 비슷해 보이고, 유명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아니지만, 명장의 반열에 오른 점도 흡사하다.
히딩크가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독일어 등 5개 국어를 할 줄 아는 것처럼, 알툴 감독도 포르투갈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불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 이 또한 닮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기존 선수들의 경력이나 나이, 스타성이 선수기용에 아무런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점부터 시작되는 경쟁에 선수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으며, 신예 선수들도 주전확보의 희망을 얻고 동기를 부여받는 것이다.
좋은 축구의 비결로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꼽는 점도 그렇다. 피지컬 트레이너로 지도자의 길을 시작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강력한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의 빠른 피로회복을 돕는 심장박동측정기 ‘폴라’를 도입하는 등 독특하고 과학적인 훈련방법을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몇몇 훈련방식은 본인이 직접 고안해 낸 것도 있다.
선수 사이에 존재하는 명령과 복종의 문화를 깬 것이나 그라운드에서의 유기적이고 영리한 두뇌 플레이를 강조하는 점도 히딩크의 그것과 흡사하다. 측면 돌파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에서 중앙과 측면의 조화로운 플레이와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플레이를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세밀한 시스템의 전술도 히딩크를 연상시킨다.
올 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사령탑 ... “어느 도시든 성도들의 응원 기대”
언론도 이런 알툴 감독을 ‘K리그의 신개념 지도자’라고 칭송하며 그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다. 한 축구전문매체는 “알툴 감독은 지금까지 K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감독과는 분명 다르다”며 그의 성공을 예견했다.
대전시티즌의 김호 감독 등 전문가들도 이제는 강팀을 만나도 물러서지 않고 짧은 패스를 이어나가며 조직적으로 짜임새 있는 경기를 펼치는 제주FC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알툴 감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를 올 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사령탑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팬들도 짧은 시간 안에 이처럼 안정된 팀을 조직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자 “리그 시작할 때만 해도 계속 패해 ‘승점쌓기’용 팀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전력이 한층 안정되어 후반기가 기다려진다”고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일부 극성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그를 국가대표 감독으로 추천하는 움직임도 없지 않다.
알툴 감독은 마지막으로 한국의 성도들에게 자신과 제주FC 선수단의 선전을 바라는 응원을 당부했다. “모든 재림교인들이 우리 팀을 응원해 준다면 얼마나 좋겠냐”고 웃어 보인 알툴 감독은 “그러기 위해서는 나와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만큼 재미있는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전국에 많은 교인들이 있으니, 어느 도시를 가든 성도들이 경기장에서 우리 팀을 응원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제주FC가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마치자 십일조 헌금봉투 ‘불쑥’ ... 팀은 상위권 진입의 핵 부상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자, 그가 기자와 동행한 제주영어학원교회의 권수진 목사에게 불쑥 봉투를 내밀었다. “십일조를 드리기 위해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었는데, 여건이 되지 못해 드리지 못했다”며 미리 준비하고 있던 헌금봉투를 건넨 것이다. 녹색 그라운드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지휘하는 명장의 모습도 그 순간만큼은 영락없는 신실한 재림신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제주FC는 1982년 유공 코끼리축구단으로 창단한 우리나라 프로축구 전통의 구단. 1984년 슈퍼리그 전반기 우승과 시리즈 준우승, 1989년 한국프로축구대회 우승, 1994년 아디다스배 우승, 2000년 대한화재컵 우승 등 명문 구단의 화려한 역사도 갖고 있지만, 근래 들어 부진에 빠지는 등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하지만 올해 알툴 감독을 영입한 후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4-4-2 포맷과 4-2-2-2 시스템이 접목된 브라질 축구의 창의적인 패턴플레이와 한 발 앞선 선진적 전술로 상위권 진입의 핵으로 떠올랐다.
제주FC는 이날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 하우젠 K리그 13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6분 터진 호물로의 결승골로 전남드레곤즈를 1 : 0으로 제압, 정규리그 4연승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로써 제주는 5승2무6패(승점 17)를 기록, 경남 FC(5승2무6패)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에서 앞서는 7위로 올라섰다. 6위 인천(5승3무5패, 승점 18)과 승점 1점차에 불과,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충분히 노려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끝-
2008 K-리그 및 컵대회 제주 유나이티드 FC 잔여경기 일정
7월 12일 19:00 인천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인천 유나이티드 FC
7월 20일 19:00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대전 시티즌
8월 23일 19:00 성남 제1종합운동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성남 일화
8월 27일 19:00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FC 서울
8월 31일 19:00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경남 FC
9월 13일 15:30 제주 종합운동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FC 서울
9월 17일 19:30 창원 종합운동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경남 FC
9월 20일 15:30 제주 종합운동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수원 삼성블루윙즈
9월 24일 19:00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인천 유나이티드 FC
9월 28일 15:30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울산 현대호랑이
10월 5일 18:00 전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전북 현대모터스
10월 18일 14:30 제주 종합운동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대구 FC
10월 26일 15:00 광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광주 상무
10월 29일 20:00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부산 아이파크
11월 2일 14:30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포항 스틸러스
11월 9일 15:00 광양전용구장 제주 유나이티드 FC : 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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