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기록성서 ‘사해사본’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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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7.12.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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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 규율집 등 진본 공개 ... 비잔틴시대 유물 800여점 함께 전시
지난 5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전’이 바로 그곳.
이번에 공개되는 사해사본은 기원전 2세기~1세기경에 씌어진 것들로 진본 5점을 포함해 모두 8점이다.
당시 쿰란 신앙공동체의 회중 규율집을 비롯해 전도서 사본, 이사야서 주해서, 출애굽기 사본 등과 함께 기독교 10대 유물인 신약 파피루스, 세계적 고대문화 유산으로 꼽히는 마다바 지도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한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멸망에서부터 비잔틴시대 그리고 중세시대까지 그리스도교의 전파 과정과 흔적을 소개하는 800여점의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당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과 의식 그리고 종교관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구약성서 시대와 초기 그리스도교 사이의 맥을 이어주는 귀중한 문헌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 사해사본이 우리나라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역대 사해사본 전시회 중 가장 큰 규모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기독교 역사 한 눈에 볼 수 있는 5가지 테마 ... 간접 성지체험 감동도
2,968㎡(약 1,000평) 규모의 전시장은 ‘사해사본관’ ‘쿰란 생활관’ ‘그리스도교의 기원’ ‘예수의 발자취’ ‘예수의 탄생, 죽음 그리고 부활’ 등 5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입구에서 출구까지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기독교 역사와 함께 관람객이 고고학자가 된 듯 역사적 체험과 성지순례의 기분을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도입부에는 사해사본과 신약 파피루스, 구리 두루마리 등 진본과 함께 문서가 들어있던 항아리 등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은다. 또 쿰란 동굴과 당시 공동체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전시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돌망치와 청동검 등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로마군대의 무기와 이방신을 섬기며 기독교를 박해하던 당시 로마인들의 화려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과 이방 도시로 전환된 예루살렘의 사진을 접할 수 있다.
아울러 로마의 핍박 아래 유대인의 종교와 문화를 지켰던 유대인의 유물, 각 시대별 종교별로 변화한 등잔의 문양과 기독교가 성장하는 시대, 당시 지배자들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매년 200만 명의 성지순례객이 찾는 베들레헴 예수탄생 교회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던 골고다 언덕의 예루살렘 성묘교회 등 그리스도의 행적이 담긴 교회의 일부가 원형대로 복원되어 성지순례의 감동을 간접적으로 맛볼 수도 있다. 또 당시 종교의식에 사용되었던 향로와 상징물 등 기독교를 나타내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560년쯤 요르단 마다바의 성조지교회 바닥에 2만개 이상의 작은 돌조각 모자이크로 그려진 마다바지도는 가로 16m, 세로 6m 크기의 실물 그대로 정교하게 복원되어 있어 현장감을 더한다.
마다바지도관 옆에는 ‘나도 고고학자’라는 체험관이 있어 고고학 발굴 현장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 흥미를 끈다.
관람 시간은 대략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전시회는 내년 6월 4일까지 6개월 동안 계속된다. 요금은 성인 1만5000원, 중·고생 1만2000원, 어린이 7000원.
‘세기의 발견’ 사해사본이란? ... 성경 정경성 확립 결정적 증거
사해사본은 기원전 250년에서 기원후 68년 사이에 씌어진 고대 성서로서 2000년 동안 사해 근처 동굴에 감춰져 있던 비밀의 문서.
1947년 사해지역 쿰란 동굴에서 두 명의 베두인 목동에 의해 발견된 후 ‘세기의 고고학적 발견’이란 평가와 함께, 그리스도교의 가장 의미 있는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양피지 위에 히브리어와 아람어, 그리스어로 기록된 사해사본 필사본은 에스더서만 제외하고 지금의 구약성서가 모두 들어있다.
특히 이제까지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알려져 왔던 알렙보 사본(925년쯤)이나 레닌그라드 사본(1008년쯤)보다 무려 1000년 이상 앞선 것이어서 ‘중세를 거치면서 성서 내용이 왜곡됐다’고 주장해온 일부 학설을 잠재웠다.
이처럼 그동안 성경이 기원 후 쓰였다는 주장을 뒤엎으며, 성경이 2000년 넘는 시간 동안 원문 그대로 전해 내려왔다는 성경의 정경성 확립에 큰 전환점이자 증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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