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신문

안식일 준수문제로 구속된 재림군인 박형주 군(삼육대 신학과 3년 휴학)에게 군사법원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림군인이 안식일 준수를 이유로 군사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언도받은 것은 지난 1995년 삼육대 재학 중 입대한 조광래 군과 유광열 군이 각각 징역 2년형과 3년형을 선고받은 이후 11년 만이다.  

특히, 박 군에게 언도된 2년형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민간법정에서 선고받는 형량보다 과중한데다, 지난해 7월부터 군대에서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어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사법원의 이같은 구형에 대해 박 군 가족과 한국연합회 군봉사부 등 관계 부서는 고등법원 항소는 물론, 이를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하는 등 대응하기로 했다.  

“안식일은 타협할 수 없는 신앙의 원칙” 분명히 밝혀
육군 제27사단 보통군사법원 재판부는 20일 박형주 군에 대한 1심 공판에서 “병역의무가 개인의 종교자유보다 우선한다”며 종교적 신념에 의해 금요일 밤과 토요일 주간훈련을 거부한 박 군에게 군형법 44조 ‘항명죄’를 적용해 이같이 구형했다. 지금까지의 구금일수 69일은 산입됐지만, 영창에 구속된 15일은 제외됐다.

재판부는 상소이유에서 “개인의 종교적 신념은 존중하나 군인의 신분으로서 피고는 군법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며 “소수 종교인들의 군내 종교행위를 보장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실형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형주 군은 앞선 최후변론에서 “안식일 준수는 어떠한 불이익을 받더라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신념”이라며 안식일은 타협할 수 없는 신앙의 원칙임을 분명히 밝혔다.

박 군은 이어 “나는 신학생으로서 하나님의 명령에 온전히 충실하고 싶다”고 강조하고 “현행법상 내 신앙이 배려될 수 없다면 형벌을 받겠지만, 그 정신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국가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도 “피고인은 재림교회 모태신자로 안식일 준수에 절대적 신념을 가졌기 때문에 훈련을 거부한 것”이라며 “군내 주5일 근무의 시행으로 안식일 준수에 따른 장애요소가 많이 줄어든 만큼 불침번은 순번을 조정하고, 토요일 훈련은 주중으로 대체해 이수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군이 항소의사를 밝힘에 따라 앞으로 7일 이내 법무부에 항소장이 제출되며, 박 군은 육군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일정에 따라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된다.  

군봉사부 “교단적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방법 찾을 것”
한편, 이날 재판에는 박 군의 부모인 역삼교회 박영희 장로와 조영숙 집사, 연합회 군봉사부장 김낙형 목사, 서중한합회 군봉사부장 이충환 목사, 삼육대 신학과장 한성보 교수 등 교단 관계자들이 참석해 군 당국에 재림교회의 입장을 전달했다.    

또 박 군이 입대 전 학생전도사로 봉사했던 서중한합회 새로남교회의 김용군 장로를 비롯한 30여명의 성도와 청년들이 찾아와 그에게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이들은 재판에 앞서 별도의 장소에서 기도회를 열고 “우리가 뜻을 정했을 때, 하나님께서 가장 선하신 길로 인도하실 것을 확신한다”고 마음을 모았다.  

박 군의 가족들은 “인간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대로 해결되길 기도한다”면서 “아들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견뎌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회 군봉사부장 김낙형 목사는 “재림청년들에게 우리가 무얼 위해 의지를 세워야 할지 보여주었다”며 “교단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투쟁은 계속된다”는 짧은 말로 성도들의 계속적인 기도를 요청했다.

삼육대 신학과장 한성보 교수는 “그가 어리지만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해 법정이 오히려 전도회장처럼 느껴졌다”면서 “한 재림군인의 숭고한 신앙의지에 재판부도 존경을 피력했으며, 그가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낼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박형주 군은 한국삼육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육대학교 신학과에 진학해 목회자의 꿈을 키워왔으며, 지난 3월 21일 춘천 102보충대에 입대해 강원도 화천의 27사단 신병교육대로 배치됐다.

5주간의 군사훈련 과정 중 2주 동안의 안식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단 헌병대에 구속되었으며, 이날 군사법원의 재판에 회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