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지남 공동기획]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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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8.01.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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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자발적으로 나서 섬김과 나눔으로 봉사하는 교문리교회
민지의 동생 영아(가명)도 금요일 오후면 언니 손을 잡고 교회에 간다. 영아는 교회 본당 건너편 별관에서 영어를 배운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영어가 무척 재밌다.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외국여행을 가고 싶다.
엄마는 그런 자매가 기특하다. 무엇보다 교회가 무척이나 고맙다. 빠듯한 살림살이 때문에 남들처럼 학원이나 과외도 제대로 해 줄 수 없는 형편이었는데, 대학생들이 나서 이렇게 무료로 공부를 가르쳐주고, 아이를 돌봐주니 뭐라 고맙다고 말해야 할지 모를 만큼 감사하다. 덕분에 민지와 영아가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뒤처지지 않게 된 거 같아 마음이 놓인다.
엄마는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들에게 “남에게 받은 만큼, 너희도 나중에 누군가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교회의 선생님 얼굴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동중한합회 교문리교회(담임목사 강순기) 벧엘청년회의 ‘무료 공부방’ 이야기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6시30분까지 4명의 대학생이 멘토가 되어 국어, 한국사, 영어, 수학, 과학 등의 과목을 가르친다. 7살 꼬마부터 고등학생 언니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들어 문의전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교문리교회 ‘무료 공부방’의 특징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시작했다는 점. 자신들이 교회의 주인이자 미래라는 의식을 갖고 팔을 걷었다. 공부방에서 멘토로 활동하는 청년은 모두 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이들이다. 직접 선교하고, 지역사회 봉사를 통해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데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청년회 ‘단톡방’에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료 공부방을 해 보는 건 어떻겠냐”는 이태호 군의 제안에 모두들 “좋은 아이디어”라며 동의했다. 마침 교회에서도 흔쾌히 허락을 해 주셔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재림교회에 대한 편견과 일그러진 시선을 고쳐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았죠. ‘무료 공부방’은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교회로 찾아오게 하는 매개가 될 수 있었어요. 거기에 부모님과도 연계가 되어 장기적으로 선교의 접촉점이 되리라 생각했죠. 처음에는 아이들이 많이 안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제는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걱정입니다”
청년들은 단순히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에 관한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닌, 아이들의 멘토가 되기 위해 이 봉사를 계획했다. 그래서 한 명 한 명 고민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해결을 위해 기도해주는 ‘진짜 멘토’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 활동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전도다. 그래서 대상자를 비 재림교인 학생들로 철저하게 한정한다.
“우리는 재림교인으로서 지역사회에 사랑을 전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교회와 이웃이 되어 사는 학생들에게 진짜 멘토가 되어주고,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어 이들이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입니다. 아직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학습뿐 아니라, 구원의 소망을 전하는 멋진 만남이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생각을 하더라도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데, 대단하다’고 칭찬하자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저절로 하게 된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혹, 다른 교회에서도 청년들이 이런 봉사활동을 시도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는지 물었다.
“저희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7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완전히 체계를 잡지는 못했어요. 여전히 실험단계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몇 가지 터득한 ‘지혜’는 있어요”
우선 인원의 제한이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멘토와 학습자가 교과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려면 사전에 그에 맞는 인원을 정해놔야 한다. 교문리교회의 경우 한 반에 가급적 7명을 넘지 않도록 배정하고 있다.
학습기간도 생각해야 한다. 특정 아이들이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보면 또 다른 이웃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정해진 ‘학기’를 설정하면 이런 혼란을 막을 수 있다.
멘토들의 한계도 예측해야 한다. 학기 중 갑자기 사정이 생겨 그만두게 될 경우 이를 대체할 예비인력도 필요하다. 이 교회에는 현재 4명의 대학생이 멘토로 봉사하고 있는데, 대기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더 많은 지도교사가 필요하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뜻을 같이하는 적절한 지원자를 보내주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청년들은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에게 빛을 주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이웃과 지역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는 벧엘 청년회가 되려고 한다”며 “혹시 주변에 멘토를 필요로 하는 학생이 있다면 적극 소개해 주시고, 하나님께서 우리 공부방을 바르게 인도하실 수 있도록 강력한 기도의 지원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졌다.
교문리교회는 청년들의 ‘무료 공부방’ 봉사를 디딤돌 사업과 연계하고 있다. 강순기 담임목사는 “우리 교회는 디딤돌 사업을 미래 세대를 위한 선교적 투자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어린이, 중고생, 청년들을 위한 특별 선교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공부방’으로 접촉한 아이들이 교회에 접목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 내 지역사회 활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선교적 도전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디딤돌 프로젝트’로 더 많은 영혼이 교회와 연결되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문리교회는 이 밖에도 매달 첫째 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교회가 위치한 교문1동 일대를 청소한다. 패스파인더 대원들도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환경정화 봉사를 한다. 특히 4050세대로 구성한 ‘해바라기반’ 성도들은 매 안식일 한 시간씩 담배꽁초 줍기 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어려운 형편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기탁과 소외계층 주민을 돕기 위한 김장나눔 등 다양한 나눔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지역사회의 칭송도 자자하다. 동사무소는 매달 집게 40개와 봉투 10개를 지원해주었고, 백경현 구리시장은 성도들을 격려하며 직접 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지역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활동이 재림교회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불식시키고, 선한 영향력을 증대하는 등 세천사의 기별을 전파하는데 얼마나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을까? 이들이 기대하는 선교적 결실은 무엇일까?
■ <재림마을 뉴스센터>와 <교회지남>은 올해도 [연중기획]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탐방 시리즈를 공동 연재합니다. <재림마을 뉴스센터>는 선교가 실제 이뤄지는 현장을 생생한 스케치 기사로 전달하고, <교회지남>은 이러한 사례를 다른 교회에서 접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섬김의 씨줄과 나눔의 날줄로 봉사하는 동중한합회 교문리교회의 이야기는 <교회지남> 2018년 2월호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14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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