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김희경 집사의 ‘안녕! 국제 캠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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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4.09.2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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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국제 패스파인더 캠포리’에 참가한 후...
전세계 각지에서 약 4만7000명의 패스파인더 대원과 지도교사, 관계자 등이 참가한 이번 캠포리에는 한국에서도 117명의 원정대원이 참가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했다.
올해는 특히 대총회의 패스파인더 발족 60주년을 맞는 해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이번 국제 패스파인더 캠포리를 통해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패스파인더와 학생반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광주봉선교회 김희경 집사의 참가수기를 옮긴다.
어느 날부터인가 ‘변화와 도전’이 꿈틀!!
봉선교회 지도자 김희경
“우와!! 드디어 생애 첫 해외여행을 하게 되다니... ... 그것도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기쁘고 감격에 겨워 밤새 잠을 설쳤다. 태어나 처음 타보는 비행기여서 내심 걱정도 되었다. ‘혹시 추락하지는 않을까’ ‘에볼라감염 때문에 시끄러운데 괜찮을까’ ‘뉴스에서나 보던 사건사고가 내 이야기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 설렘과 함께 교차했다.
그렇지만 이런저런 걱정보다는 한 번도 가지 못하고,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는 반가움이 훨씬 더 컸다. 돌이켜 보건데 솔직히 나의 지난 40여년 삶은 참 단조로웠다. 집과 직장, 교회 이 세 바퀴가 하루도 어김없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굴러갔다. 그 외의 것은 들어올 틈도, 즐길 여유도 없었다.
겁도 많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할 용기를 선뜻 내지 못했다. 그런 내가 나를 위해, 또 신앙의 발전을 위해 큰 용기를 내게 되었다. 전세계 재림청소년과 지도자의 축제 ‘2014 국제 패스파인더 캠포리’에 참가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미국으로 말이다.
물론 친구의 권유와 동생의 지원이 한몫했다. 또 감사하게 직장에서도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 해주셔서 가능했다. 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우리 일행은 2013년 11월 첫 모임을 갖고, 그 후로 카카오톡과 밴드, 그리고 READY GO PROJECT를 통해 캠포리에 대한 정보와 준비물 등을 공유했다. 하나하나 소소한 준비물과 짐을 꾸려 부푼 가슴으로 긴~ 긴~ 시간이 걸려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미국 위스콘신주에 있는 오시코시 미국 캠포리 야영지에 도착했다. 야영장은 비행장에 마련돼 있었다. 저녁 늦게 도착했는데, 엄청난 비바람이 우리를 환영해주었다
버스에서 내려 신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큰 짐들을 옮겨 일단 천막에 집결했다. 비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천막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했다. 100명이 넘는 우리 일행은 다들 당황하며 어수선한 상태였다.
‘이상하다. 미리 들었던 미국날씨는 덥다고 했는데... 아침저녁으로 약간 쌀쌀할 수 있으니 바람막이 점퍼 1개 정도만 챙기면 된다고 했는데... 이 추위는 뭐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역시 운영진은 달랐다.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원들을 통솔하고 질서를 유지하면서 등록절차를 진행했다. 그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고, 앞으로의 캠포리가 기대되었다.
통솔에 따라 서너명씩 조를 이뤄 등록 부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캠포리용 아이디카드에 들어갈 사진을 찍고, 단체티셔츠를 지급받았다. 또 식권용 팔찌와 부스이용 팔찌를 받았다. 도착과 함께 앞으로의 캠포리를 위해 예배를 드린 후 배정된 텐트로 이동했다.
오클라호마합회에서 한국 참가자들을 위해 미리 텐트와 개인침낭, 매트, 개인의자 등을 준비해주었다. 텐트에 들어가니 꽤 넓고 쾌적했다. 다음날 보니 새 텐트였다. 오클라호마합회의 세심한 배려에 더 감사하게 되었다. 매서운 바람소리과 몰아치는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캠포리의 첫날 신고식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첫 아침이 밝았다. 아직 날씨는 흐리고 약간의 비도 오지만 한국 참가자와 국제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아침예배를 드렸고, 다음날부터는 오클라호마합회 참가자들과 함께 한곳에 모여 아침예배를 드렸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같은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서로를 대하는 얼굴에 친근함과 다정함이 배어있었다.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아 조금은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아침마다 주시는 귀한 말씀 시간을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위대함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한국 참가자의 식사는 오클라호마합회에서 제공해 주었다.
비건식으로 차려지는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평소 먹는 음식과는 달랐지만 과일과 채소도 풍성하고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해 기쁜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모든 음식이 짰다. 특히 빵종류는 소금을 들이부은 듯 했다. 한국 참가자들을 배려하여 다른 한곳에 밥과 김치 등을 준비해주셨는데 역시! 인기 짱이었다.
점심은 아침식사 후 도시락이 제공되었는데 주로 햄버거, 과일, 과자, 음료 등이었다. 뷔페식으로 내가 직접 햄버거도시락을 싸는 식이었는데 개인 식성에 따라 양 조절을 할 수 있고, 따로 인원이 필요치 않아 참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었다.
저녁은 요일별로 각기 다른 나라의 음식을 준비해주셨다. 단순히 먹이기 위한 음식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음식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고 질서를 지키고 배려하는 것까지도 식사시간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자원봉사자의 해맑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낯선 이방인들에게 이렇게 정성을 들여 대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식사 후에는 각 합회별로 당번을 정해 테이블정리를 했다. 정말 작은 일이었지만, 이렇게나마 음식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다들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이번 캠포리에는 전세계에서 약 4만7000명의 패스파인더 대원과 지도교사, 관계자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공식 일정동안 매일 오전과 오후에는 부스활동을 하고, 저녁식사 후엔 메인무대에서 모든 참가자가 모여 함께 예배를 드렸다.
이 중 한국연합회에 배정된 순서가 있었다. 첫째는 수요일 오전, 한국문화 부스를 운영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저녁예배 때 부채춤공연을 하는 것이었다. 또 세 번째는 퍼레이드행사였다.
한국문화 부스운영은 각 합회별로 역할을 나누어 시간별로 운영했다. 윷놀이, 고전한복체험, 제기차기, 팽이치기, 공기놀이, 사물놀이 공연 등 다양한 순서를 준비했다. 많은 대원들과 지도자들이 와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우며 즐거워했다.
날씨가 덥고, 힘들기도 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의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을 보며 신이 나서 더욱 열심히 했다. 이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고,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 재림교회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5시30분 저녁식사를 마치면 곧바로 메인부대로 향했다. 조금이라도 먼저 가서 감동의 잔치에 참여하고 싶었다. 근데 아무리 일찍 가도 늘 우리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우리 야영지에서 메인무대까지 꽤 먼 거리를 걸어가야 하는데, 그 사이에 모두들 온 건지, 아니면 저녁을 안 먹고 오는 건지... 아무튼 갈 때마다 이미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최대한 앞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예배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동안 정식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각 나라별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이 되어 함께 찬양을 하기도 하고, 핀트레이드를 하며 친구를 사귀기도 하면서 예배시작 전의 기쁨을 만끽했다.
예배가 시작되면 4만7000명이 일제히 일어나 한 목소리로 주제가를 부르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이 많은 사람들과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건 평소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짜릿한 감동이었다.
이번 캠포리의 주제의 주인공은 다니엘이었는데, 매일 저녁마다 다니엘의 생애를 뮤지컬로 보고 마지막에는 말씀으로 마무리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오랜 시간동안 준비해서인지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나도 다니엘과 같이 이번 캠포리의 주제처럼 영~원~히~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Forever Faithful)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수요일 저녁에는 내가 속한 호남합회 여자팀의 부채춤 공연이 있었다. 부채춤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면 밤새도록 할 것 같다. 준비기간이 너무 짧고, 합회 참가자들이 다 다른 지역에 있기에 한국에서도 모여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 밤늦게까지 피곤한 몸을 이끌며 연습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또한 나이 어린 대원들과 함께 하고, 생각이 다른 12명이 한 마음 한 동작으로 준비한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원정대의 대표로 많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보여준다는 생각에 열심을 다해 준비했다. 식사를 할 때마다 저녁 잠자리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여성 지도자들과 어떤 동작과 동선으로 공연할까 의논했다.
그리고 드디어 공연시간이 되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하는 것은 모두가 처음, 아니 평생 이런 시간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많이 긴장하기도 했지만, 다들 집중하여 부채춤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공연 후 터지는 환호성을 들으니 어설픈 점도 많았지만, 잠자는 것도 포기하고 매일 밤마다 연습했던 시간들이 무의미하지는 않았구나 싶었다.
공연 후 목사님과 함께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협력하여 공연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사실 공연 전까지는 부담감과 연습 때문에 부스활동에 집중이 어려웠는데 공연 후에야 비로소 열심히 부스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
금요일에는 부채춤 복장으로 퍼레이드를 하였는데, 많은 외국인이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서로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고 줄을 서기도 했다. 마치 캠포리의 한류를 느낀 것 같아 뿌듯했다. 후일담이지만, 한 재미교포가 우리 야영지에 찾아와 “이렇게 큰 무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음악인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아무런 이유 없이 큰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며 한국인인 게 너무나 자랑스러웠다고, 공연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부스활동을 하면서 눈에 띄는 것은 드럼라인이었다. 제식을 하면서 드럼을 치는 것인데,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모두 한순간에 집중하게 됐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긍심과 소속감을 가지게 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발전시키고, 지원을 많이 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됐다.
캠포리의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핀 교환(핀트레이드)’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조그만 핀을 나누는 걸 왜하지?’ ‘재미있나?’ ‘시간 낭비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번 캠포리를 통해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아주 작은 대원부터 머리가 하얀 백발의 할아버지들이 자신의 핀을 보여 주며 적극적으로 핀을 교환하자고 하는데 나 자신도 모르게 나중에는 핀 트레이드에 푹 빠져 열정적으로 핀을 교환했다.
특별히 한국의 핀은 외국인들에게 큰 인기가 있어서 더 자신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서로의 핀을 설명해주고, 교환인증사진을 찍으며 같은 예수님, 같은 신앙인의 길을 걷는 동지를 만난 기쁨이 표현된 것 같았다. 핀트레이드를 위해 거리를 걸으며 만나는 이 수많은 사람이 모두 내가 믿는 하나님과 그들이 믿는 하나님이 같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차고 감동이었다.
캠포리 활동 중 크게 감동 받은 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역할 분담이 아주 체계적으로 확실히 나누어져 있었고, 맡은 역할이 크든 작든 그 일을 기쁘게 최선을 다하고 시간을 철저하게 지켜서 다음 봉사자에게 확실히 인계한 후 떠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번은 교통정리 봉사를 하는 어린학생이 있었는데 나이 많은 운전자들이 운행하는 차들이 이 한 어린 자원봉사자 학생의 지시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신앙인의 모습을 보게 되어 깊은 감동을 받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안에 ‘변화와 도전’이 꿈틀대고 있었다.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것을 위해 도전을 해야 하는가?란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많이 던지곤 했다. 그런데 이 질문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좋은 계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2014 국제 패스파인더 캠포리’였다.
나의 밋밋했던 신앙을 다시 되돌아보게 시간이었고, 특별히 교회 패스파인더와 학생반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할 수 없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로~ 내가 편하고 좋을 때에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있을 때에도 끝까지 성실히 준비하고 함께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영원히 신실했던 다니엘처럼 말이다.
“Forever!! Faith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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