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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들러리와 신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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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4년 1월호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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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문화는 대체로 평등한 편이지만 서구의 결혼식에서 중심은 신부이다. 신부는 우아한 흰색 드레스를 입는다. 신부는 아버지의 인도를 받아 가장 마지막으로 결혼식장에 등장하며 나머지 사람은 모두 일어서서 그를 맞이한다. 신부는 결혼식의 꽃이다.

서양보다 가부장적 분위기가 강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신부와 신랑이 똑같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둘 다 화려한 의상을 입는다. 문화권에 따라 신랑 신부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화려하게 입장하는 전통이 있다. 어떤 경우는 신랑이 주인공이다.

후자에 더 가까운 신약의 결혼식 이미지에서는 신랑의 들러리와 신부가 사역을 설명하는 예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요한복음 3장 28~30절에 언급된 신랑의 친구들은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고 기뻐한다. 이 들러리의 모습은 침례 요한을 가리킨다. 그는 광야에 살았고 낙타 털옷을 입고 꿀과 메뚜기를 먹었다. 메시아를 맞이하도록 사람들을 준비시켰고 ‘거침없는 직언’으로 회개를 촉구했다. 들러리 요한의 사역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겸손이다(막 1:7). 신랑이 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쇠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요 3:30).

에베소서 5장 23~26절과 요한계시록 19장 7~9절은 그리스도를 신랑으로, 교회를 신부로 묘사한다. 고린도후서 11장 2절과 함께 이 구절들은 신부의 순결과 신부가 그리스도의 순전한 의를 입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예증에는 한계가 있지만 두 사람의 역할은 현시대에도 적용될 수 있다. 자급 사역은 들러리 즉 침례 요한의 사역과 매우 비슷하다. 자급 사역은 신부인 교회의 사역과 협력해 복음을 위해 영광스러운 일을 할 수 있다. 교회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조직적·재정적·법적 실체로 복음 전파를 위해 활약한다. 조직된 교회가 제한받는 곳에서는 자급 사역으로 예수의 사업을 보완하고 심화해야 할 또 다른 영역이 존재한다. 두 사역이 조화를 이루면 혼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신랑 들러리 요한은 결혼식에서 신부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 자기 제자들을 키우려고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신랑에게 자기 제자들을 내보내면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느꼈다. 또 그는 신부를 ‘바벨론의 음녀’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신랑이 신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고 결혼이 성사되도록 최선을 다했다. 오로지 신랑 신부의 결합에만 관심을 쏟았다.

그와 마찬가지로 신부도 신랑 들러리의 사역을 마다하지 않았다. 들러리 사역을 사사건건 통제하지 않았다. 신랑을 독차지하려고 들러리를 결혼식에 못 오게 막지 않았다. 들러리를 모함하지 않았다. 그가 신랑의 친구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성대한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을 중심으로 일했다. 오늘날 들러리와 신부는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신랑이신 예수님께 얼마나 마음을 쏟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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